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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이벤트, 진정 환경을 생각한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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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이벤트, 진정 환경을 생각한 일인가요?
  • 천재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9.1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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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만 사용 가능한 다회용 컵?
시즌별 텀블러와 ‘리바운드 효과’
친환경 제품 구매가 환경엔 더 안 좋아
사진 = pixabay
스타벅스는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지난 3월에는 ‘#가치위해같이버려요’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8월에도 다회용 컵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사진=픽사베이

[소비라이프/천재정 소비자기자] 산업계 안팎으로 ESG 경영이 화두다. ESG 경영이란 기업의 환경에 대한 책임, 사회적 책임, 건전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강조하는 비재무적 요소를 일컫는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비재무적인 요소가 투자를 결정하는 주요 잣대로 자리 잡고, 또 환경에 관심을 갖는 대중이 늘면서 많은 기업이 앞다퉈 ESG 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그중 스타벅스는 커피 업계의 대표 주자이자 ESG 경영 선언 기업이다. 커피 업계는 테이크 아웃이 많은 만큼 일회용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 스타벅스는 현재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까진 일회용 컵을 완전 제로화하겠닫고 선언했다.  

가치위해 같이버려요 이벤트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한 후 수거함에 버리면 리유저블 컵을 제공한다. 사진 = 천재정 소비자기자
스타벅스가 진행한 ‘#가치위해같이버려요’ 이벤트에 참여하는 모습.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한 후 수거함에 버리면 다회용 컵을 제공한다./사진=천재정 소비자기자

스타벅스는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지난 3월에는 ‘#가치위해같이버려요’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이벤트는 대중에게 폐플라스틱을 올바르게 버리는 법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였다.

8월에는 ‘MINI 콜라보 리유저블 컵’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타벅스와 MINI의 콜라보 이벤트 음료를 구매하면 다회용 컵을 제공하는 것이 이벤트의 주된 내용이었다. 두 이벤트 모두 대중에게 올바른 환경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됐지만 이런 이벤트가 오히려 환경을 해롭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0회 미만 사용을 권장하는 항목이 적힌 영수증이다.
스타벅스에서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을 20회 미만 사용하라고 권장하는 내용의 항목이 눈에 띈다./사진=천재정 소비자기자

20회 미만 사용을 권장하는 리유저블 컵
스타벅스는 리유저블 컵을 제공하면서 리유저블 컵과 관련된 안내 사항이 적힌 영수증을 준다. 이 영수증에서 눈에 띄는 항목은 ‘20회 미만 사용 권장’이라는 항목이다.

이 항목이 SNS에서 쟁점이 되자, 스타벅스는 이후에 제공되는 리유저블컵 영수증에서 그 항목을 제거했다. 소비자들은 과연 20회만 사용 가능한 컵이 얼마나 환경에 유익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양산되는 MD 텀블러와 리바운드 효과
매 시즌마다 선보이는 스타벅스 텀블러 MD도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마니아 층이 두껍다. 스타벅스의 음료는 물론 브랜드 자체를 소비하는 대중이 많다. 스타벅스에서는 시즌마다 다양한 MD를 제작해 판매하는데 그 중 빠지지 않는 굿즈가 텀블러다.

텀블러의 잦은 출시가 오히려 일회용 커피 용기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마니아층에서는 수집을 위한 구매가 많이 발생한다. 때문에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되는 ‘리바운드 효과’를 지적하는 것이다. 텀블러는 다회용품이라는 점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한 개의 텀블러를 오래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KBS와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함께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2년 이상 꾸준히 쓰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33.5배 줄어든다. 하지만 적어도 한 달 이상 꾸준히 쓰지 않으면, 오히려 텀블러를 만드는 데에서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된다. 이 연구 결과는 텀블러를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텀블러 하나를 오래 쓰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려준다.

기업이 먼저 나서서 환경보호를 말하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큰 의미를 줄 수 있다. 앞선 스타벅스의 환경 관련 이벤트는 대중에게 라벨을 제거하고 버리는 분리수거에 대한 방법을 알릴 수 있었고, 리유저블 컵을 제공함으로써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일 방법을 제공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친환경 제품을 오래, 자주 사용하는 것이며, 나아가 기업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환경문제를 다루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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