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10% 내고, 10년 거주, 확정금액 분양
실수요자 선호 높은 대형 건설사 참여 저조
10년 후 집값이 분양가 이하면 리스크 부담
[소비라이프/송채원 인턴기자] 집값의 10%만 내고 10년간 거주한 뒤 사전에 확정된 가격으로 해당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누구나 집’ 프로젝트의 구체적 계획이 지난 6일 공개됐다. 사업자가 10년 후 모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민간사업자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우려한 바와 같이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누구나 집’ 사업은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된 정책으로 주 고객층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비롯한 무주택자다. 집값의 10% 수준의 보증금만 내면 10년 동안 저렴한 임대료로 실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는 일반공급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95% 낮은 수준에서 책정되며 특별공급은 85% 이하로 책정된다. 시범사업지는 인천검단, 화성능동, 의왕초평으로 정해졌다.
기존 10년 공공임대는 10년의 거주 기간이 지난 후 분양가를 감정평가액으로 평가하지만 ‘누구나 집’은 10년 뒤 분양가를 미리 정해놓고 분양 전환 시 무주택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한다. 따라서 임차인은 집값이 분양가 이상으로 오를 경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혹여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하락할 경우 분양을 포기하면 된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10년 후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게 돼 임차인들이 모두 떠나게 되면 이에 따른 리스크는 온전히 민간사업자가 감당해야 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사업자가 모든 구조적 문제를 떠안아야 하는 것과 고분양가 논란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누구나 집’ 사업 진행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예상을 했다. 지난 1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IH)에 따르면 누구나 집 민간사업자 참가의향서 공모 접수에 총 138개사가 참여했다. 138개사 중 대형건설사는 롯데건설이 유일했다. 그 외에는 호반건설, 금호건설, 계룡건설 등이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138개 업체도 아직까지 ‘누구나 집’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15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 본 사업신청에 먼저 나설 건설사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