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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을 불리는 일보다 중요한 건 빚 줄이기다. 빚이 있는 사람은 빚을 진 이유를 냉정하게 분석해봐야 한다. 빚이 모자라는 생활비를 충당키 위한 것이라면 생활비를 아끼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그 빚이 집 담보대출을 받은 것이라면 상환계획에 문제는 없는지,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지는 않은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집값이나 월급이 장기적으로 올랐던 때와는 달리 대출 원리금 갚기에 어려움을 당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일본 젊은 층 내 집 마련 집착 안 해1980년대 일본에서 근무했던 필자는 아파트를 월세로 빌려 살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은행송금이 그다지 보편화돼 있지 않아 나이 많은 일본인 집주인은 매달 한 번씩 들러서 세를 받아가곤 했다. 그런데 올 때마다 집주인은 과자를 한 봉지씩 사들고 와서 무릎을 꿇고 집세를 받아가는 것이었다.서울에서 셋방살이하는 사람들로부터 ‘집주인의 횡포(?)랄까 거드름을 피우는 것 때문에 못 살겠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온 필자로선 그 일본인 집주인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집주인이 저런 식으로만 대해준다면 꼭 내 집을 가지려 애쓸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그때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자기 집을 갖는 문제에 그리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자기 돈이 몇천만원 있다면 그 돈에다 은행에서 돈을 더 빌려 자기 집을 살 것인가, 아니면 임대주택에 살면서 그 돈을 다른데 투자해 굴릴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분석해본 뒤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특히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살 때의 위험을 따져보고 있었다.일본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선 젊은 세대들에게 ‘무리하게 돈을 빌려 내 집을 갖는 위험’을 계몽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멀쩡한 화이트칼라가 무리하게 돈을 빌려 내 집을 마련했다가 불황을 당해 직장을 잃고 매달 갚아야 할 월부금을 갚지 못해 홈리스로 길거리에 내몰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지금 이 시점에도 무주택자가 어느 정도의 자기 돈만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모자라는 자금은 은행에서 빌려서라도 내 집을 가지려 할 것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집착 또는 신앙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물론 지금까지의 경험상으로 보면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는 게 대부분의 경우 유리했다. 집값 상승률이 어떤 투자대상보다도 높았던 까닭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겠는가.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다. 많은 건설업체들이 임대주택건설을 핵심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질 좋은 임대주택은 꾸준히 공급될 것이다.게다가 주택수요를 내다보는 가장 대표적 지표라 할 수 있는 출산율은 계속 낮아져 2005년의 경우 1.08명이었다. 이들이 결혼할 땐 외동아들과 외동딸이 결혼하게 돼 신랑, 신부 모두가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장기주택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 이런 통계가 나타나면 값은 그보다 미리 반영돼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세월 가면 집 낡고 환경 달라져지금까지 높은 집값 상승률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주택보유 리스크’도 앞으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월이 가면 집은 낡아진다. 주위환경도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자산 가치 하락의 위험인 것이다. 여기에 은행차입금의 금리리스크, 직장을 잃게 됐을 때 나타날지도 모르는 은행 돈 갚기 리스크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가 주택은 대부분의 경우 안전성, 수익성, 유동성 면에서 임대주택보다 불리하다고 봐야 한다. 이른바 ‘셋방살이 서러움’도 예전 같진 않을 것이다. 집을 빌려 사는 사람의 권리가 점점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어느 나라도 빌려 사는 사람의 권리가 우리만큼 약한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주택공급량이 꾸준히 늘면 집주인 또한 예전처럼 위세(?)를 부릴 수 없을 것이다. 위세를 부렸다가는 세놓기가 어렵게 될 수 있다.이제 우리나라도 무리하게 돈을 빌려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집을 빌려 살면서 여윳돈을 운용하는 게 좋을지를 합리적으로 따져봐야 할 때에 들어섰다고 본다. 강 창 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 미래에셋자산운용(주) 부회장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11-27 00:00

올 들어 중국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SE Composite Index(종합주가지수)기준으로 올7월말 현재 87% 올랐다. 중국시장은 이 지수를 기준으로 2006년도 130%, 2007년도 96% 올랐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 중국의 폭발적 상승은 끝났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말을 무색케 하는 오름세다. 중국시장 상승이 올 들어서도 세계 주요시장 중 가장 높게 뛴 배경과 내용은 뭘까. 중국관련 펀드를 갖고 있거나 구매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중국시장 올들어 상승세 지속  2007년 10월말 서브프라임사태 여파로 미국․유럽시장은 크게 떨어졌다. 많은 금융기관 파산, 이로 인한 대량 실업사태, 기업도산 등이 줄을 이어면서 글로벌시장엔 디플레이션 공포와 1930년대 대공황우려까지 나왔다.   각 나라 정부는 금융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유례없는 재정정책을 폈다.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4%대인 3500조원의 돈을 풀면서 시장안정화를 꾀했다. 미국은 신뉴딜정책을 내걸고 Infrastructure(기간시설)에 집중 투자했다. 일본정부는 생활안정자금지원을 통해 민심동요를 막았다. 중국과 우리는 내수 진작을 위한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투자를 했다. 중국은 GDP의 16%에 이르는 4조 위안 이상을 내수 진작과 저소득층 생활안정자금으로 풀었다. 미국, 유럽 등 전통적 수출국의 소비부진에 따른 수출부진을 이겨내면서 GDP의 70%쯤인 민간소비를 자극, 경제위기를 이겨내고자 했다.  결과 올 1분기 6.1%의 GDP성장률에 이어 2분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성장을 보여줬다. 이는 중국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수출감소분을 만회하려한 경기부양책에 맞는 것이다.  이에 BOA-메릴린치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경제성장률이 3분기엔 9%, 4분기엔 10%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 많은 금융연구소들은 중국경제전망에  V자 반등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일부에선 올 2분기 후 중국은행의 대출급증과 이에 따른 거주용 부동산값 급등(올 1~5월  40% 이상 오름), 예상이상의 내수회복 속도(5월은 소매매출이 15% 오름)를 이유로 중국정부가 4분기나 내년 1분기 뒤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불과 2년 전엔 지구촌시장의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때에서 이젠 실물자산 값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게 돼 격세지감이 든다.  주가상승을 이용한 IPO(기업공개 매수제도)건수가 빨리 늘어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에 무게감이 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국정부의 정책기조는 바뀌지 않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경제와 무역활동은 V자 반등과는 거리가 멀리 움직이고 있다. 때문에 중국정부는 긴축기조로 돌아서기보다 거시경제정책 수정이 아닌 점진적 micro(미시)정책 수정을 통해 이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로 떠오른 게 비유통주의 물량폭탄이다. 이는 중국정부의 주식유통구조 개혁정책에 따라 진행되는 제도로 내년이면 끝난다. 정부가 갖고 있는 국영기업 민영화를 통해 증시로 쏟아질 수 있는 유통주식수 급증으로 중국주식시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다.  지금까지 전체 상장주식 중유통량은 50%쯤으로 추정된다. 풀릴 물량의 대부분은 대주주 보유주식이므로 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본토 투자하는 A시장 경계목소리  본토에 투자하는 A시장에 대해선 경계목소리도 높다. A시장, H시장에 동시 상장돼 있는 기업 수는 57개다. 중국 본토는 외국인투자자에 대해 여전히 폐쇄적이다.    유동성에서도 문제가 있어 같은 기업 주식임에도 본토에 상장된 주식은 상대적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10월부터는 중국인들이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홍콩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비싼 본토보다 값싼 H주식으로의 유동성이동이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  이밖에 중국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흘러나오는 미국 상업용부동산의 부도확산 가능성, 동유럽, 발트3국을 중심으로 한 동유럽국가 부도 및 이에 따른 서유럽금융기관의 부도가능성 등은 위험요소다.  따라서 최근 급등으로 관련 상품을 가진 사람은 시장흐름을 보면서 강력한 매도신호가 올 때까지 갖고 있어야 한다. 새로 사려는 사람은 한 템포 물러서서 시장을 지켜보면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08-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