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특수고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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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특수고용직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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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범,
특수고용직 현실에도 눈을 돌려야 제대로 된 법 시행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라임사태’의 이슈는 어마어마한 파장을 낳았다. 일반적인 금융사건을 넘어서 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쳤다. 올해 발생한 ‘옵티머스 사태’는 라임이 피운 불에 옵티머스라는 기름이 부어졌다고 표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17일 의결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2월 6일까지 입법예고된 금소법은 내년 3월 25일부터 대한민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금융상품에 적용될 전망이다. 금소법은 그동안 버려졌던 소비자들의 권리를 강화시켰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대해 100% 전액 배상 결정을 내렸다. 불시에 당한 기습에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금소법 입법예고기간 동안 방어책과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 말이다.

현재 사모펀드는 사기꾼들이나 하는 짓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2015년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을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국내 사모펀드 전반의 규제를 풀어주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며, 사모펀드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뛰어다녔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 주가 3천 포인트를 달성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가면 경기 활성화와 주가 부양이 이어지리라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법안 통과 이후 반짝했던 효과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2015년 하반기 국내 주가는 하락했다. 2016년 탄핵정국으로 인해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쳤다. 법안의 취지와는 다르게 사모펀드로 모인 돈이 우리 경제에 주는 효과도 미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모펀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금융제도와 기법을 활용한 상품을 만들어 금융소비자에게 판매하며 얻을 수수료만 생각했다. 규제가 풀리자 사모펀드 운영사들은 판매사의 주문대로 상품을 만들었다. 짧은 만기로 구성된 펀드는 ‘안전한 상품’으로 포장되어 팔렸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에서 금소법을 시행하는 것이지만 이는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바로 법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직들이다. 일은 하지만 근로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은 판매사들이 활용하기에 아주 좋은 대안이다. 특수고용직은 각 금융회사에 소속된 ‘투자권유인’을 말하는 것이다.

보험회사에 보험설계사가 있다면 증권회사에는 투자권유인(이하 투권인)이 있다. 창구에 앉아 있는 직원들이 판매하거나 권유한 상품은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지만 투권인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회사가 책임질 필요가 없다. 따라서 회사가 금융상품에 가입한 소비자에게 배상한 다음 투권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문제가 되는 ‘투자권유인제도’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하면 투권인들은 자신이 모집했던 금융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못한다. 그 수수료는 고스란히 금융회사의 이익이 되고 그들이 모집한 소비자 명단도 회사의 몫이 되어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영업용 DB로 활용될 뿐이다. 지금 보험회사들이 하는 천박한 모습과 별다를 것이 없다.

2021년 3월 이후 금융회사들의 ‘몸 사리기’가 예상된다. 상품을 팔아야 유지되는 금융회사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투권인을 총알받이로 세울 것이다. 회사 대신 죽게 될 투권인들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다. 당국이 특수고용직들에게 제공할 혜택은 고용보험이 아니다. 금융회사의 구조를 근본부터 바꿔야 하지만 어차피 금융당국도 ‘금피아’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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