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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부동산 그림자 금융,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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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부동산 그림자 금융,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이유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08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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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펀드가 투자한 부동산과 채무보증을 했던 부동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곧바로 금융회사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금융과 관련된 뉴스나 리포트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중에 노출된 리스크를 지칭하는 ‘익스포져’라는 단어가 있다. 금리나 환율, 주가와 같이 가격의 변동에 따라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시장리스크 익스포져’라고 한다. 가격은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와 달리 거래를 하는 주체의 신용도 하락과 채무에 대한 불이행으로 생기는 위험을 ‘신용리스크 익스포져’라고 부른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부동산에도 이러한 익스포져가 증가하고 있다. 여러 가지 자산 중에서 전통적으로 안전하다고만 인식하고 있던 부동산에 ‘리스크’라는 것이 생긴 것이다. 

주거 이외의 여러 부동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은행에 주택을 담보로 하는 개인대출을 넘어 기업과 금융회사들은 펀드나 신탁과 같은 금융 중개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이렇게 시작된 변화는 2019년에는 281조 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비은행권에서 중개되는 부동산금융을 ‘부동산 그림자 금융’이라고 하는데, 특히 부동산 펀드는 약 59조 8천억에서 약 92조 원(53.8%)으로 채무보증은 약 17.2조에서 25.6조(48.8%)로 각각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금액은 크지 않지만, 증권사가 진행하고 있는 부동산 PF대출이 3조3천억에서 5조2천억(57.6%)으로, 부동산신탁도 2조4천억에서 3조8천억(58.3%)으로 2017년 대비 2019년에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이 내외부의 충격으로 손실이 발생하거나 가격변동성이 확대되면 자본시장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020년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세미나’에서 발표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급격하게 상승한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제외하면 인천과 경기 지역은 2017년 대비 상승률이 높지 않았다. 정부에서 아파트 같은 주거시설의 가격상승을 둔화시키는 정책들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시점에서 부동산의 가격상승이 지속적일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공실의 증가는 임대료의 하락과 부동산 가격 자체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펀드가 투자한 부동산과 채무보증을 했던 부동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곧바로 금융회사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이 질병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했듯이 2019년에 있었던 ‘DLF사태’와 ‘라임사태’를 보면서 국민은 금융시스템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의 금융환경에서 증권사들의 건전성 강화와 부동산과 관련된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증권사들 스스로도 위험관리에 노력해야 하겠지만 모니터링을 통한 부동산 시장의 감시와 금융소비자인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금융회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는 금융감독원은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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