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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쿠팡이 쏘아올린 배송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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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쿠팡이 쏘아올린 배송 전쟁!
  • 전지원 기자
  • 승인 2021.06.04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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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과 물류 시스템을 갖춘 쿠팡의 공격적 경영이 유통가에 일대 변혁을 초래한 결과로 보고 있다."

[소비라이프/전지원 기자] 뉴욕증시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한 쿠팡이 무료배송 카드를 꺼내면서 배송 전쟁에 불을 붙였고 이마트와 마켓컬리가 ‘최저가 보상제’로 맞불을 놨다. 여기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최저가 경쟁에 나서기로 하면서 전투 양상이 거세지고 있다. 실로 14년 만의 일이다.

배송 전쟁 재현되나?
쿠팡이 시작한 ‘배송 전쟁’이 가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쿠팡의 무료 배송 서비스 확대 정책에 이마트가 최저가 보상제를 내놓자 다른 유통업체들도 속속 출혈 경쟁에 가담하는 것이다.

쿠팡은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상품에 대해 조건 없는 무료배송 카드를 내세웠다. 무료 배송은 원래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월 2,900원)만 이용하는 혜택이었다. 그런데 이를 로켓배송 상품 구매 전체 고객으로 확대한 것이다. 2만 9,800원 이상 사야 무료 배송이 가능했던 해외 직구 서비스인 ‘로켓 직구’ 상품도 무료 배송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에 이마트는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그 차액을 포인트로 돌려주는 최저가 보상제를 도입했다. 이마트는 최저가격 비교 대상 업체로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을 적시했지만 사실상 쿠팡을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쿠팡과 마찬가지로 미국 상장을 준비하는 마켓컬리 역시 칼을 빼 들었다. 신선식품 중심으로 약 60개 상품을 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시작한 것이다. 마켓컬리는 신규회원에 한해 마켓컬리 인기제품을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100원 딜’의 품목을 기존 6개에서 10개로 늘렸다. 품목으로는 바비큐 백립(1만 5,000원), 초콜릿 아이스크림(1만 2,800원), 컬리 데일리 물티슈(1만 3,900원) 등이다. 또 첫 구매 금액을 시간으로 환산해 무료로 배송해주는 혜택도 내세웠다. 구매금액이 5만 원이면 구매일부터 5만 분(34일 17시간 20분)의 무료 배송 혜택을 주는 식이다. 물론 15만 명 분까지라는 제한을 두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존에 꾸준하게 진행한 행사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지만 경쟁사의 공격적인 행보를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롯데마트는 최저가 보상과 비슷한 전략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는 이런 현상을 유통과 물류 시스템을 갖춘 쿠팡의 공격적 경영이 유통가에 일대 변혁을 초래한 결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생존을 건 싸움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치열한 유통 혁신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유통 혁신은 가격 부문에서만 이뤄지다 보니 가면 갈수록 출혈 경쟁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뿐만 아니라 배송, 판매자 서비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다.

소비자들은 더욱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깐깐해졌다. 배송경쟁력을 갖춘 온라인과 경쟁하기 위해 가공식품은 최저가가 필요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상품 품질에 대한 신뢰와 체험을 통한 만족을 동시에 줘야 한다.

한 관계자는 “경쟁을 벌이는 업체 입장에선 피곤한 일”이라면서도 “업계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이 업그레이드돼 소비자에게 그 혜택이 충분히 돌아갈 수 있게 된다는 점은 모두에게 긍정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가격 경쟁 시스템도 업체가 다 알아서 해주는 과거보다 진일보한 방식이다. 이마트는 앱 내 영수증 탭을 통해 ‘가격보상 신청’만 누르면 간단하게 차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는 가격비교에 대한 고객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일자별·실시간이 아닌, 대형마트의 행사 단위인 주 단위로 가격대응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의 강도가 세지고 있는데 최저가 전쟁이 과열되면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목을 끌기에는 좋지만 대형마트 중심이던 10여년 전 유통구조와도 달라 효과 면에서도 과거와 차이가 있어 성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너도나도 나선 배송 서비스 경쟁은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유통업체는 기존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고, 이커머스 업체 역시 고객 수를 계속 늘려 일정 규모 이상의 경제를 실현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절대적인 경쟁 상황에 놓여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대형마트 3사가 펼친 10원 싸움이 재현되고 있다”라며 “한번 고객을 놓치면 회복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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