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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탈퇴합니다 ” 뿔난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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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탈퇴합니다 ” 뿔난 소비자들
  • 이현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6.23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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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불거진 쿠팡 노동 환경 문제
안일한 태도, 늦장 대응, 책임 회피까지... 소비자 분노 키웠다

[소비라이프/이현정 소비자기자] 경기도 이천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쿠팡 탈퇴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발생한 이천시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건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쿠팡 탈퇴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 때 SNS에는 ‘쿠팡탈퇴’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17만건 이상 올라와 해당 검색어가 국내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아무리 싸고 편리해도 죄책감을 유발하는 소비는 하고싶지 않다”, “사람이 먼저다”, “꼭 돌려받길 바랍니다”,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 등의 글과 함께 쿠팡 탈퇴를 인증하는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3월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물류센터 내 노동환경 등 쿠팡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면서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덕평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화재 사건 발생 당일 근무 중이었으며,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더 빨리 화재를 발견한 노동자임을 밝혔다. 청원인은 “물류센터의 화재 경보 오작동이 잦았다. 화재 당일엔 ‘원래 오작동이 잦아서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 된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오작동이 많다며 꺼둔 스프링클러는 화재 당일에도 대피 방송이 아닌 노동자들 스스로 모두 빠져나올 때까지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쿠팡의 안일한 태도와 대응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쿠팡의 늦은 사과도 소비자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나서야 강한승 대표이사의 공식적인 사과가 나왔다. 게다가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국내 법인 의장 및 등기이사 사임을 발표했다. 기자회견 형식이 아닌 보도자료 배포로 국민에겐 그 어떤 직접적인 사과도 없었다. 대형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대응을 하려는 노력도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습에 소비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쿠팡 측은 김범석 의장의 사임발표는 예정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사임발표를 미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김범석 의장 사임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의식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쿠팡의 노동 환경 문제도 늘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쿠팡 물류센터와 외주업체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9명이다. 이번 물류센터 화재 역시 열악한 노동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CCTV 영상엔 화재 당일 물류센터 지하 2층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의 멀티탭에서 불꽃이 튀며 연기가 난 장면이 찍혔다. 해당 멀티탭은 에어컨이 없는 지하 2층 근무자들이 선풍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그동안 쿠팡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이번 화재 사건과 함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탈퇴 및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는 “소비자들의 탈퇴 운동은 이번 사건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대응에 큰 배신감과 불신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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