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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단골이에요. 건강에 좋아서 의사들도 많이 오더라고요.” (변우섭, 아산시 음봉면)“국물이 고소하고 먹고 나면 든든해서 몸보신한 것 같아요.” (황미순, 천안시 두정동)‘천안’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호두과자 하나였지만 여기 천안의 명물로 떠오르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부추칼국수’다. 11시 30분. 취재를 하기 위해 ‘강경숙 부추칼국수’ 집에 닿았다. 아직 점심시간 전인데도 손님이 꽤 많았다. 고소하고 속 든든한 칼국수일단 맛부터 봤다. 이 집에서 80% 이상은 들깨굴전골칼국수를 먹는다고 해서 그것으로 주문했다. 면이 먼저 나오는데 색이 화려하다. 게다가 양면의 색이 다르다. 한 면은 부추로 색을 내 녹색 빛을, 다른 한 면은 백년초로 색을 내 붉은 빛을 띤다. 그 위로 백년초로 색을 낸 떡이 올려진다. 소시지와 비슷한 색이어서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고소한 향을 내뿜으며 들깨가 가득 든 육수가 나온다. 안엔 굴, 버섯, 호박, 감자 등 여러 재료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제 면을 넣고 익기를 기다리면서 먼저 익은 굴, 버섯, 떡 등 재료를 준비된 소스에 찍어 맛본다. 바닥에 가득 깔린 굴이 재료를 아끼지 않는 주인의 서비스를 보여준다. 고소하고 걸쭉한 국물과 향긋하게 부추향이 나는 면발이 잘 어우러진다. 밑반찬은 겉절이 뿐이지만 조금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면 요리는 먹고 나면 헛헛한 느낌이 들기도 하나 이 칼국수 한 그릇이면 아주 든든하다. 모자라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그 국물에 밥을 볶아먹을 수도 있다. 즐겁게 맛을 보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가게 안이 사람들로 북적대고 가게 앞엔 차들이 빼곡했다. 조금 지나면 한가해질 것으로 보고 기다리다보니 3시쯤이 돼서야 여유가 생겼다. 열정으로 뽑아낸 면발드디어 이 가게의 주인인 김준경(50), 강경숙(49) 부부를 만나봤다. 들어보니 평일 점심에만 300여 손님이 다녀간다고 한다. 주말엔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을 만큼 손님이 많아 ‘행복한 비명’이다. 서울에서 다양한 나라를 누비며 무역업을 하던 남편 김준경 씨는 외환위기 시절 쓴잔을 마시고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왔다. 본인 표현으로 ‘낙향했다’는 그는 부인의 음식솜씨 하나만 믿고 칼국수가게를 차려줬다. 그게 계기가 돼 지금까지 꿋꿋이 아내를 밀어주고 있다. 1998년 천안 쌍용동에서 테이블 18개를 놓고 시작해 두 차례 넓혀 옮기며 승승장구하가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다. 무턱대고 가게를 열었을 때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음식점을 하는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혼자 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강 씨의 음식솜씨로 가게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러다 다른 가게와 차별을 두기 위해 면 개발에 나섰다. 깻잎으로도 해보고, 섞어도 보고, 여러 가지로 만들어 본 결과 지금의 부추·백년초 면이 태어났다. 영양과 맛은 물론 보기에도 좋다. 특허출원까지 할 만 했다.일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이런 면이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김 씨는 “수업료를 많이 냈다”면서 “음식점도 경영마인드를 갖고 해야 하므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3년간 명절을 빼고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아플 여유도 없지만 언제까지고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이젠 여기저기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천안에선 관공서, 대학, 여러 사업장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몰려든다. 또 체인점을 내고 싶다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부부는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며 “좀 더 내공을 쌓은 뒤 내년쯤 열정과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에 들른다면 맛 좋고, 영양 많고, 보기도 좋은 ‘강경숙 부추칼국수’에서 식사를 즐겨보자. 추운 겨울날 뜨끈한 칼국수가 몸을 녹여주고 배도 든든하게 채워준다. <미니인터뷰>- 부부가 같이 일하니 좋아 보인다. ▲ 24시간 내내 붙어있다. 워낙에 싸워본 적이 없어서 큰 소리 날 일도 없다. 서로 도우면서 열심히 할 뿐이다. - 바깥 분은 주차관리에 서빙에 계산까지 도맡아하면 바쁘지 않나.▲ 예전에 사업할 때 경험들이 많이 도움 된다. 서비스는 손님이 식당에 들어오면서부터 완전히 떠날 때까지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음식이 고급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므로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그만큼 정성을 다한다. -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 ▲ 말보다 맛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기본적으로 재료를 좋은 것으로 골라 쓰고 손맛과 정성은 필수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손님들 반응은. ▲ 아주 좋다. 역시 맛이 제일 중요하다. 얼마 전 식당을 넓혀 옮겼을 때도 그저 현수막만 걸어뒀는데 단골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오니 감사할 따름이다. 대학교수들도 자주 오는데 그냥 ‘칼국수’라고 부르기엔 아깝다고 이름을 붙여준다고 한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11-27 00:00

제철음식을 먹는 일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일이다. 자연은 절기에 따라 환경에 맞추어 순환한다. 우리 몸도 자연의 일부라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자신의 몸을 맞추는 일이다. 옛날 사람들은 특별히 제철음식을 찾아먹지 않아도 되었지만 요즘은 수입식품과 하우스 재배 등으로 제철음식을 맛보는 일은 별미로 여겨진다. 제철음식 맛보기는 제철여행과 함께할 때 더욱 풍요로워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먹고 노는 일이 어우러져야 우리들은 좀 더 여유 있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단풍이 한창인 가을, 기력을 보하고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주는 보약보다 더 좋은 제철 보양음식을 찾아 떠나보자.      Best 하나조용한 서해의 낙조와 함께 즐기는 박속밀국낙지와 전어구이○ 맛과 기운을 살리는 가을전어와 낙지신두리에서 가까운 서산의 전어구이와 태안의 박속밀국낙지는 토속 음식으로 한 번쯤 먹어볼 만한 제철음식이다. 박속은 말 그대로 박의 속을 말하고 밀국은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나 수제비를 말한다. 박속밀국낙지탕이란 무 대신 박속을 넣어 시원한 맛을 내고 밀국을 넣어 구수함을 더한 뒤, 낙지를 넣어 원기를 살리는 음식인 셈이다. 박속밀국낙지로 유명한 집은 원북면의 원풍식당(041-672-5057)으로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원조 맛집이다.서천 전어는 미량항이나 홍원항의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큰 바닷가에서 잡아 올렸기 때문에 그 맛이 일품이다. 전어가 제 맛을 내는 시기는 8월 하순부터 11월 말까지이고 특히 9~10월이 최적기이다. 서천해양박물관 주차장 앞의 해양회센터(041-952-3904)에서는 전어를 세꼬시로 떠 매콤새콤한 초고추장에 야채와 함께 버무린 전어무침을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어구이까지 맛보면 그해의 전어 기행은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 주변여행지:태안의 비밀, 신두리 해수욕장서해 여행의 절정은 충남 태안을 중심으로 한 안면도일 것이다. 그러나 며칠 동안 그 누구와도 연락을 끊고 조용히 잠수를 탄 채 오로지 자기 자신과 만나고 싶다면 태안의 끝자락에 위치한 신두리 해수욕장에 머물러보자. 신두리 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깨끗하며 고운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은 피서철에도 붐비지 않을 만큼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Best 둘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도 걷고 선홍빛 송어회도 먹고      ○ 얼음낚시의 별미, 송어회색으로 한번, 맛으로 두번 입맛을 돋우는 송어회를 먹어보자. 송어는 깨끗하고 맑은 1급수에서만 산다고 한다. 평창에는 큰 규모의 송어양식장이 많아 겨울철이 아니라도 송어회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송어회를 먹는 맛은 무엇보다 차디찬 얼음낚시의 손맛일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검은색과 붉은색 음식은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더러운 피가 뭉쳐 있는 어혈을 풀어주어 피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 송어회의 붉은 살은 미각을 돋우고 두뇌활동을 좋게 해준다는 DHA가 많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평창과 봉평의 갈림길인 소사 IC에서 앵무새학교 방면으로 올라가는 길 쪽으로 송어횟집이 죽 있다. 서울에서 송어회를 사시사철 맛보고 싶다면 ‘우리송어회맛집’(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836-20/02-2643-6108)에서 송어회를 즐길 수 있다.  ○ 주변여행지: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전나무 숲길강원도 평창의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걷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하늘과 나무와 바람과 햇빛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간혹 길과 나무를 쪼르르 뛰어다니는 다람쥐가 눈길을 잡아끌고 몇 백 년을 자라다 못해 쓰러져 길게 뻗은 나무를 보는 것만으로 자연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직접 마시면서 일상의 피로도 풀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Best 셋 바다가 보고 싶을 때면 쉬이 갈 수 있는 을왕리 해변과 영양해물밥○ 카사노바가 즐겼다는 굴이 듬뿍 들어간 영양해물밥가을에는 모든 것이 풍성하지만 특히 10~11월에 잡아 올린 굴은 아연이 풍부해 기력을 보강해주는 식품으로 손꼽는다. 카사노바가 굴을 즐겨 먹었다는 뒷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늦가을에는 굴과 전복이 들어간 영양밥으로 체력을 보강해주는 것도 좋다. 을왕리에서 바다를 본 후 덕교동 방향으로 가면 영양밥과 해물파전으로 유명한 ‘은행나무집’(032-746-3021)이 있다. 은행나무집의 해물파전은 굴과 오징어 등 여러 가지 해물이 듬뿍 들어가 바삭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영양밥을 다 먹은 뒤에는 구수한 누룽지로 속을 풀어준다. ○ 주변여행지:당일 주말코스로 딱 좋은 을왕리 해변 문득 바다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수평선을 보면서 잔잔한 파도의 철썩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을 때, 가까운 을왕리 해변을 찾아보자. 을왕리는 서울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연휴나 성수기만 피하면 한적함을 즐길 수 있다. 개펄도 넓고 파도가 잔잔해서 아이들과 함께 개펄체험도 할 수 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개펄을 걷다 보면 어느새 갈매기가 옆에서 따라 걷는다. 바닷물이 발가락 사이사이에 잠기고 발목까지 찰랑거리는 바닷가를 걷는 여행은 휴가철이 아닌 때에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Best 넷추어탕아 저리 가라, 강원도 강릉 꾹저구탕      ○ 저구새가 꾹 하고 찍어먹는 꾹저구꾹저구는 망둥어과의 민물고기로 양양에서는 뚜구리, 고성에서는 뚝저구, 삼척에서는 뿌구리로 불린다. 강원도에서 동해로 흘러드는 강릉의 연곡천, 양양의 남대천, 삼척의 오십천에 추어처럼 작은 물고기인 뚝저구가 잘 잡힌다. 먹는 방법도 추어탕과 비슷하다. 꾹저구를 잘 손질한 다음 갈아서 체에 걸러 걸쭉하게 끓여낸다. 취향에 따라 산초나 후추를 뿌려 먹는다. 입소문으로 잘 알려진 연곡꾹저구탕(연곡면, 033-661-1494)은 20년 전통의 꾹저구탕 전문 맛집이다. 얼큰한 꾹저구탕은 숙취 해소에 그만이며, 기력을 보할 뿐만 아니라 무틴(mutin)이란 점액소가 있어 소화가 잘 된다. 땀을 뻘뻘 흘리며 먹고 난 다음엔 은어튀김과 함께 먹어도 좋다.   ○ 주변여행지:대관령 휴양림과 강릉 선교장대관령 휴양림 안에는 30분 정도 걸리는 소나무 숲길 걷기 코스가 있다. 숲길 걷기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보약 먹는 것만큼이나 몸에 좋다고 한다. 독일의 뵈리스호펜 숲길 걷기(삼림욕)는 나라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줄 만큼, 이제는 대안치료의 한 방법이 되고 있다. 강릉의 선교장은 300년 역사의 고택으로 색다른 한옥체험을 할 수 있다. 열화당에서는 독서와 관련한 문화 행사도 열고 있다.Best 다섯기차의 낭만과 함께하는 정선 곤드레나물밥      ○ 정선5일장에서 만난 곤드레나물밥곤드레는 태백산의 고지에서 자생하는 산채로서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향이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곤드레는 강원도 정선과 평창의 특산물로 매년 5월에 채취했다가 잎을 말려 두었다가 사용한다. 곤드레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A 등이 많아 성인병 예방에 좋고, 뿌리는 말려서 달여 먹으면 신경통에 좋다. 곤드레는 민간에서는 부인병 치료약으로도 이용한다. 곤드레나물의 쌉사름한 기운은 입맛을 돋워줄 뿐 아니라 다이어트에 매우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다. 정선의 제철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맛보려면 정선 5일장에 가보는 것이 좋다. 정선산 황기와 더덕, 오미자, 머루 등 철따라 나온 토속 특산물을 구경할 수 있다. 정선 5일장은 정선군청 근처에 있다. 곤드레나물밥은 정선 읍내와 아우라지, 사북읍, 동면 화암동굴, 약수 부근 등에서 맛볼 수 있다. ○ 주변여행지:정선 기차펜션과 레일바이크한 번 넘은 고개를 다시 넘기가 힘들다 해서 아리랑 고개라고 할 만큼 정선을 향하는 길은 구불구불 고갯길을 여럿 넘어야 한다. 정선 여행은 고속도로보다는 국도 여행을 해야 제대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기차펜션에서 묵고 다음 날 레일바이크를 즐기면서 정선의 콧등치기와 곤드레나물밥을 먹어야 정선의 제철 토속음식을 제대로 맛보는 셈이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10-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