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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호]라면 국내 도입 50년, 2014년은 라면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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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호]라면 국내 도입 50년, 2014년은 라면 '춘추전국시대'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4.10.30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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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농심> 우리나라 가장 경쟁력 있는 브랜드 ‘1위’ 뽑혀

농심은 65년 9월 롯데라면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한국 라면의 역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960년대 말에 이르러 10%에 불과한 시장점유율과 판매부진으로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 회사가 위기 상황까지 몰렸지만 구사일생으로 당시 공전의 대히트 상품인 인스턴트 짜장면을 출시해 고비를 넘겼다.

식품회사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신제품으로 승부를 건 것이 통한 것. 이후 농심과 삼양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농심은 삼양(삼양쇠고기면 덕용)과 동일하게 소고기 맛이 나는 라면을 내놓았는데, 이 라면의 출시가 농심의 두 번째 성장기를 이끌어 연간 매출이 20억원에서 37억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또한 새로운 라면 맛을 만들기 위해 1982년 경기 안성시에 수프 전문 생산시설인 ‘안성공장’을 설립한 후 지금의 상품인 ‘너구리’를 시작으로 ‘육개장사발면’과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신라면’(1986년) 등 히트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라면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특히 신라면은 ‘깊은 맛과 매운 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컨셉 하에 만들어진 농심의 걸작이다. 당시 농심은 1985년 라면 시장 1위를 쟁취한 후 확고한 독주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신라면을 개발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장국의 매운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한 결과 출시되자마자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30억 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87년에는 무려 18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뛰어 올랐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올해 59개 산업 부분 206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를 조사한 결과 78점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브랜드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신라면·짜파게티 등 ‘장수 라면’ 전면 리뉴얼

농심은 신라면에 이어 짜파게티와 너구리 등 대표 장수 라면의 맛과 포장을 전면 리뉴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내 라면 시장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다소 정체된 1위 라면’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느낀 이유에서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라면 라인업을 전면 재정비해 후발업체에 밀려 다소 떨어진 라면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가격은 기존 제품과 같으며 면과 스프, 포장지 등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물·비빔냉면의 매콤·시원한 만남 ‘태풍라면’

기존 제품의 리뉴얼뿐 아니라 신제품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3월 농심은 국내 최초로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장점을 모은 ‘태풍냉면’을 출시했다. 태풍냉면은 신세대 입맛을 공략할 퓨전냉면으로 물냉면의 시원함과 비빔냉면의 매콤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이다.

특히 국내산 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에 고춧가루와 국내산 사과, 배 등을 발효 숙성시킨 건강한 제품이라는 점이 특징. 면발은 메밀과 감자전분을 반죽해 길게 뽑아 바람에 말린 건면 타입으로 더욱 차지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한편 ‘태풍’이라는 브랜드는 시원한 동치미 맛과 매콤한 양념 맛이 입 안에서 태평처럼 휘몰아친다는 의미와 함께 전통 냉면의 한계를 뛰어넘는 냉면의 새바람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

<삼양라면> 60년대 초, 국내 식량문제 해결 위해 라면 최초 도입

삼양라면은 삼양식품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60년대 초에 우연히 남대문 시장에서 한 그릇에 5원하는 ‘꿀꿀이 죽’을 사먹기 위해 장사진을 친 시민들을 목격한데서 비롯됐다.

이후 국내 식량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전회장은 과거 일본을 방문시 라면을 시식했던 것을 기억해 내고, 정부 관련 부처를 설득, 어렵게 5만불을 배당 받아 일본 명성식품으로부터 기계와 기술을 도입한다. 이로써 1963년 9월 15일 국내 최초의 라면이 탄생한다.

초기 제품이 나왔을 당시 삼양라면은 따스하고 안전한 느낌의 주황색 포장지에 중량 100g, 10원의 가격에 출시됐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라면은 초반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유는 일본 명성식품으로부터 기계를 그대로 도입해 제조했기 때문에 맛이 한국인의 입맛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 그러나 삼양식품은 끊임없는 연구와 품질개선으로 1965년 후속타자로 ‘곡면’을 비롯 ‘미니라면’(1967년), ‘칼국수’(1969년)를 연달아 출시하며 종합식품업체로 발돋움한다.

 
1970년대 소비자들의 라면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며 70년도에만 무려 5개의 신제품을 연속 개발한다. 70년 3월에는 ‘삼양짜장면’, 5월에는 최초 인스턴트 냉면인 ‘삼양냉면’에 이어 ‘삼양쇠고기면’과 ‘삼양울면’(10월), ‘삼양쇠고기면 덕용’(11월)을 출시한다.

특히 ‘삼양쇠고기면 덕용’은 최초의 5입 멀티 봉지라면으로 나와 단체급식의 조리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고 요리를 더 간편하게 만들었다.

한편 1972년 3월 삼양식품에서는 또 다른 획기적인 제품인 ‘컵라면’을 탄생시켰다.

지난 50년 동안 생산한 면발, 지구-달 왕복 125번 길이

삼양라면은 작년 50주년을 맞이했다. 이는 국내라면 탄생 50주년이라는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 50년 동안 변함없이 국민의 곁을 지킨 삼양라면은 매년 2억 5천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라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생산한 라면이 약 100억 개인데, 이 100억개의 라면 면발을 일자로 쫙 피면 지구와 달을(거리 약 40만km) 약 125번 정도 왕복하고도 남는 길이다.

 

이렇듯 삼양식품이 과거 그리고 현재에도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해진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유탕면과 건면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은 극대화해 건강에 맛을 더한 신개념 라면 ‘구운면’을 선보였다.

‘구운면’은 국내 라면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건강식 라면에 대한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고자 개발됐다.
특히 기름에 튀기지 않는 독특한 제면 방법인 컨벡션 오븐에 구운 독자적인 기술로 새로운 제조법을 개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라면을 먹으며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변화를 캐치, 칼로리와 지방함량은 낮췄지만 면발의 식감과 국물의 어울림도 뒤떨어지지 않도록 개발했다. 이뿐만 아니라 구운면으로 출시되는 모든 제품에 국내산 순수 한우사골을 우려내 최고의 품질력을 높였다.

한편 새로 출시되는 제품 2종은 구운면에 특화된 깊고 구수한 하우사골육수와 매생이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조화를 이룬 ‘한우사골 매생이탕면’과 한우사골에 버섯, 콩나물, 고사리, 토란대 등을 첨가한 진한 육개장 맛의 ‘한우사골 얼큰 육개장’ 이다.

칼륨·라이코펜 함유로 노화방지 효과

그리고 올해 3월에는 지난해 50주년 기념 행사로 개최된 ‘제2회 면요리왕 경연대회’의 대상 수상작을 모티브로 ‘토마토 비비올레’를 출시했다. ‘토마토 비비올레’는 토마토의 상큼한 맛과 고추냉이의 알싸한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는 비빔면이다.

특히 ‘토마토 비비올레’는 액상스프에 토마토베이스가 31% 함유돼 있어 차별화된 상큼한 맛을 자랑한다. 또한 체내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칼륨,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라이코펜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건강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토마토의 상큼함, 고추냉이의 알싸함이 ‘올레!’

여기에 라면업계 최초로 파슬리를 별첨해 맛과 보임성을 강조했다.
한편 ‘토마토 비비올레’의 제품명은 제품의 주원료인 토마토와 ‘비비다’의 비비 그리고 좋다는 감탄사 ‘올레’를 조합한 합성어로 ‘토마토로 비벼서 더욱 좋다’라는 의미를 지녔다.

<진라면> 전 국민 1인당 평균 54개 소비

오뚜기는 1969년 창립했지만 라면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87년이다. 이후 1988년 ‘진라면’ ‘참라면’ ‘라면박사’를 출시해 라면업계의 후발주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다.

오뚜기 라면으로 유명한 라면은 ‘진라면’(1988년), ‘스낵면’(1991년), ‘참깨라면’(1994년), ‘열라면’(1996년), ‘컵누들’(2004년)을 들 수 있다.

특히 오뚜기라면의 대표 제품인 진라면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맞아 처음 선보인 이래 그동안 꾸준한 인기와 판매를 보이며 대한민국 대표라면 반열에 올라섰다. 2012년 기준 진라면의 누적판매 개수는 약 27억 개이며, 지금까지 누적 판매금액은 약 7,000억 원이다. 이는 전 국민이 1인당(5,000만 명 기준) 54개씩 소비한 셈이 된다.

야구선수 류현진 ‘먹방 광고’ 연일 화제

최근에 진라면 모델로 류현진 선수가 발탁되며 진라면의 위용은 더욱 거세졌다. 광고에서는 그라운드의 진지한 류현진의 모습을 시작으로 ‘나를 채우는 건 진한 응원 그리고’ 라는 멘트 뒤에 류현진이 진라면을 ‘폭풍 흡입’하는 ‘먹방 광고’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 등록한 지 40여 일 만에 조회수 4,4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연일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소비자 성원에 보답하고자 오뚜기는 작년 류현진과 함께하는 진라면 야구캠프를 마련하기도 했다.

치매예방에 좋은 ‘카레라면’ 출시

또한 올해에는 라면업계에 고정관념을 깨는 이색 ‘믹스매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을 캐치, 카레와 라면을 결합한 ‘카레라면’을 선보였다.

 
‘카레라면’은 강황을 넣어 만든 부드럽고 쫄깃한 면발에 쇠고기, 양파, 감자 등의 풍부한 재료가 잘 어우러져 향긋하고 깊은 카레맛을 느낄 수 있다.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에는 커큐민을 비롯해 여러 향신료가 들어있다. 이는 항암, 항산화 작용뿐만 아니라 식욕증진과 함께 치매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존 라면과 달리 굵고 납작한 면발을 채택해 카레향이 잘 배이면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소비자 입맛이 다변화 되면서 라면의 종류뿐만 아니라 ‘웰빙’ 이라는 키워드도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라면을 만들고자 나트륨 저감화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진라면(110g 기준)의 나트륨 함량을 1,970mg에서 1,540mg 으로 과감하게 낮췄다. 반면 매운맛은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더욱 강화하면서도 전체적인 국물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프의 소재를 다양화하고 밀단백을 추가해 식감을 더욱 좋게 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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