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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으면 혈전 생긴다고?” AZ 백신의 안전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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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으면 혈전 생긴다고?” AZ 백신의 안전성 논란
  • 이은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18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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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국에서 AZ 백신 접종 중단 이어 국내에서도 혈전 사례 발생
“혈전과 백신 사이 인과성 부족” 발표에도 불신 높아져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혈전증 발생을 이유로 유럽 및 일부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60대 환자에게서 혈전이 발견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8일 기준 영국과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1,700만 명 중 37명에게서 혈전증 관련 이상 반응이 신고됐다. 이에 유럽 19개국을 포함한 23개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증의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이들 국가가 접종을 중단한 이유는 예방 차원의 조치라는 입장이다.

혈전증이란 혈액의 일부가 혈관 내에서 굳어져 생긴 덩어리인 혈전에 의해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100명 이상이 혈전증 발생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고, 고령인 80대는 10만 명당 500명 이상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혈전은 백신 때문에 나타나는 아주 특수한 질환이 아니라 비만, 고혈압, 당뇨, 고령 등의 요인으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970만 명 중 사망자는 275명, 화이자 백신 접종자 1,070만 명 중 사망자는 227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혈전증 사례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3건, 화이자 백신은 15건이 신고됐다. MHRA는 “혈전이 백신 때문이라는 근거는 현재 없으며 백신 접종 후 보고된 혈전 관련 사례는 자연 발생 비율보다 낮다”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TO)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혈전증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인과를 입증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WTO는 “생명을 구하고 심각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백신 캠페인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백신 접종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EMA는 18일 해당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환자에게서 혈전이 발견돼 또다시 논란이 커졌다.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있던 60대 요양병원 입원 환자로, 지난달 26일 백신을 접종한 뒤 이달 6일 숨졌다. 다만 보건당국은 접종과 이상 반응 간 시간적 개연성이 낮고, 사망자가 장기간 기저질환이 있어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크다는 소견이다. 조사 결과 흡인성 폐렴과 심근경색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하고 공식적인 결과 확인을 위해 부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이사항이 있다면 재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는 두 차례 임상시험을 중단한 바 있으며, 측정 오류로 임상시험 중 용량의 절반을 투약하는 등 반복된 실수를 보였다. 55세 이상 고령층에는 저용량 투여 방식을 시험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이 같은 문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불발됐고 별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소견에도 불구하고 백신에 대한 불신 여론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방역당국은 사망과 백신의 인과관계가 없고, 현재 안전성에 대해 보고된 문제가 없으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계획대로 접종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질병관리청 직원들도 모두 접종하고 있다”면서 “안전성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만큼,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백신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상 반응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인 태도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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