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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착한 기업을 원한다”한  철  수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장이런 사례가 있다. 1950년대 미국의 어떤 주식회사가 대학에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 그러자 해당기업 주주들이 기업의 이익창출을 저해하고 자신들의 배당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부행위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답은 이렇다. 해당 법원은 “기업은 좋은 시민성(Citizenship)을 가질 의무를 지니고 있으므로 기부행위가 기업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연결이 안 된다고 할지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것이 사회공헌책임이 미국기업들의 보편화된 경영가치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A.P 스미스사건’이다. 이후 최근에도 글로벌 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어 매순간을 시장점유율 확대와 이윤창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기업들이 오히려 ‘범죄줄이기캠페인’, ‘장애인 및 희귀병환자돕기사업’, ‘친환경경영’, 각종 기부 등 당장 자신들의 이윤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공익활동에 앞 다투어 참여하고 나아가 이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각왜 그럴까? 21세기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기업이 존속하고 활동하는 목적이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생산하고 판매해 주주와 투자자에게만 책임을 지는 경제적 책임영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더불어 공존하고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기 위한 새로운 경영가치가 요구되는 시대이고 그러한 새로운 가치의 중심에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① 법률 및 규범준수책임 → ② 경제적 책임 → ③ 사회공헌책임의 순으로 고양되어 발현되는데, A.P 스미스 판결 이후 이제는 법률 및 규범준수책임을 다하는 기업 중에서 경제적 책임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책임까지도 자신의 역할로 여기는 착한 기업이야말로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영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반대로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는 비도덕적이고 인간미 없는 기업, 즉 가장 기초적인 법률 및 규범준수책임도 다하지 않는 나쁜 기업은 이제 막대한 유·무형적 비용을 지불해야하고 나아가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1990년대 미국 나이키社의 아동노동착취에 분개한 전세계적인 불매운동, 2000년대 미국 엔론과 월드컴의 회계부정으로 인한 파산 등은 기업이 환경적·사회적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변칙상속과 탈세를 일삼는 기업, 특혜를 받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하는 기업, 분식회계를 자행하는 기업 등 사회1면을 장식하는 나쁜 기업이 꽤나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고 이런 기업들은 소비자의 선택으로부터 이미 배제되고 있다.UN, 회원국에 인권 등 10대 원칙 이행 촉구국제사회에서는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인식하고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우선 UN은 지난 2000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10대원칙(UN Global Compact-Ten principles)를 제정하고, ①인권, ②노동규칙, ③환경, ④반부패 4대 영역에 있어서 10가지 원칙을 회원국에 배포해 그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08년 현재 120여개국 5,216개 기업 및 단체가 가입되어 있고 우리나라도 119개 기업 및 단체가 가입했다.특히 비정부민간기구인 국제표준기구(ISO)는 지배구조개선, 인권, 환경, 소비자이슈, 공동체 발전 등 7개 핵심이슈영역에 있어서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표준(ISO 26000)을 제정해 2010년 11월 중 회원국에 배포할 예정이다. ISO 26000은 향후 국가간 무역에 있어서 새로운 무역장벽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기업과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부분이다.최근 국내에서 윤리·공정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사회적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재화와 용역에 대해 국내 소비자의 관심과 구매선택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기본적인 법과 규범을 지키고 나아가 지역사회발전과 국가적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야말로 보다 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미래산업의 새로운 주역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나쁜 기업’ 퇴출하고 ‘착한 기업’ 지원해야이러한 소비환경변화에 적응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기업-정부간 상호 파트너십에 기초한 협력이 필요하다. 즉 기업은 환경, 인권, 공정거래, 소비자보건 및 안전 등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자각하고 이를 만족시키는 장기적 관점의 경영가치를 확립해 이를 철저히 실행야 한다. 또한 정부는 최소한의 법과 윤리도 무시하는 나쁜 기업에 대해서는 소비자 선택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반대로 사회공헌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지원 등으로 적극 육성하는 등 사회적 책임경영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법과 윤리 준수를 기초로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공익에도 기여하는 ‘강하면서도 착한기업’이 대세인 시대이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11-01-05 00:00

국내 소비자운동 99점 …잦은 소비자분쟁, 식품안전사고 해결 '숙제'“우리나라 소비자운동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보다 조금 더 전문화·세분화된 시민단체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그래야 보다 전문적인 소비자문제를 다룰 수 있을 테니까요.”김재옥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우리나라 소비자운동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다는 시각이다. 국내 소비자운동이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오고 있음에도 소비자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끊임없이 일어나는 식품안전사고가 단적이 예라고 했다. 소비자문제는 경제가 발전하고 세계화되면서 더 복잡해지고 건수도 느는 추세란다.   25여년을 소비자운동에 이바지하고 있는 김재옥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을 만나 국내 소비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국내 소비자운동을 평가해 주신다면.“다양한 형태로 소비자운동이 펼쳐지면서 소비자운동 수준이 꽤 높아졌습니다. 소비자들 스스로가 해결하기 어려운 법적 문제와 대처방안 등을 쉽게 상담 받을 수 있어 소비자 의식 수준도 높아졌고요. 특히 방송매체에서 소비자문제를 다루면서 소비자권익이 높아졌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정상적 생산활동을 하도록 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선진국과 비교할 때 국내 소비자운동 수준은.“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국내 소비자단체가 국제소비자기구 이사단체로 활동하고 있는 게 증거입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112개국 260여개 단체가 모인 국제소비자기구의 이사단체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구에서 세계 소비자정책을 만들고 유엔 경제이사회에 참석, 다양한 소비자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또 금융, 세금, 식품 등 전문화된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소비자운동이 는 것도 국내 소비자운동수준이 높아진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요. 가장 큰 부분이 재정입니다. 선진국보다 재정적 뒷받침이 부족해 다양한 품질검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건 아쉽습니다. 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소비자운동 참여가 늘었다고 하나 피해를 당한 사람들 얘기입니다. 그렇잖은 사람들은 여전히 무관심해요. 이 점은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저질분유 등 식품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수입업체들의 관리부실이 큽니다. 정부의 식품안전관리에도 책임이 있고요. 식품의 경우 다른 어떤 상품들보다 안전성이 확보돼야 합니다. 수입업체와 정부에서 그것을 소홀히 해 생긴 문제입니다. 수입식품안전을 위해 기업담당자가 직접 현장에 나가 생산과정에 참여하고 감시하는 등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고요. 이번 멜라민파동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정책이나 제도를 바꾸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기업들은 원가절감보다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자세도 요구됩니다.”-식품안전사고의 대처 요령은.“현재로선 원산지나 성분 등을 꼼꼼히 살피는 길 밖에 없어요. 다만 한 가지 말씀 드린다면 소비자단체 같은 공익단체에서 주는 정보를 챙겨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소비자단체에선 상품을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중심으로 평가하므로 좋은 상품을 고르는데 참고자료로 좋습니다. 소비자시민모임도 매달 30여 국제소비자단체들과 공동으로 상품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습니다.”-건전한 소비문화정책을 위해 필요한 노력은.“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소비자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많은 정책들이 소비자보다 기업중심입니다. 기업이 상품생산이나 판매에서 정책에 따라 부담이 되면 정책을 느슨하게 푸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 기업정책이 다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소비자보호를 위해선 정책변화가 필요합니다.기업들은 값싼 원료보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원료를 써야 합니다. 얼마 전 중국에 가서 국내 기업들이 수입하는 원료를 조사했습니다. 납품업자에 따르면 국내 일부업체들이 값싼 원료만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이런 기업의 상품을 외면합니다. 결국 원가절감으로 얻은 이익보다 소비자외면으로 입은 손실이 더 크게 되죠. 소비자를 만족시켜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는 상품을 살 때 꼼꼼히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소극적인 소비에서 적극적인 소비문화로 바꿔갈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좋지 못한 상품을 내놓으면 불매운동이나 민원을 내는 등 적극적인 대처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계획은.“국내 소비자정책이나 제도가 국제수준에 올라설 수 있게 소비자문제연구에 더 힘을 쏟을 겁니다. 이를 위해 현재 ISO(국제표준화기구)총회에서 1년 6개월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하고 있는 상품평가에 더 심혈을 기울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도록 힘쓸 겁니다.”   <소비자시민모임>25년동안 ‘소비자 지킴이’역할 모유권장·화학조미료 안먹기 운동 등 펼쳐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자발적인 소비자 운동을 통해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고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1983년 세워졌다. 소시모는 25여 년 동안 국내 대표적 소비자 단체로 모유권장운동, 화학조미료안먹기운동, 분유제품대중광고금지, 에너지효율화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또 안전성, 공정한 거래,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사 연구 사업을 펼치고 있다. 허위과대 광고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감시하는가 하면 식품, 의약품 등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관련된 상품에서 소비자보호를 위해 다양한 조사,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위한 세미나와 교육을 하고 있다.이밖에 소비자들이 겪는 소비자문제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 피해와 법률문제 등을 상담해 주고 있다. 또 세계 기준(Global Standard)에 맞는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사 및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 환경호르몬의 실태 등이 대표적이다.한편 소시모는 국제소비자기구(Consumers International), 국제유아식품행동망(IBFAN), 국제농약행동망(PAN) 등 국제민간단체와 유엔 지속가능발전위원회(UN CSD), UNEP, UNESCAP 등 UN 기구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공동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1-03 00:00

최근 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는데다 청년실업문제 마저 여전히 완화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원자재 값 상승, 유가급등 등 여러 가지 힘든 경제 변수들이 생겨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권익을 강하게 주장하면 경제 불황 타개, 기업경제 활성화 등에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부 극소수의 소비자가 악성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라면에서 애벌레가 나왔으므로 평생 먹을 라면을 제공하라, 과자를 먹고 비만이 됐으니 위로금을 달라, 약 포장까지 먹어서 환경호르몬 문제가 생겼으므로 3억원을 배상하라는 등 억지주장을 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뉴스의 계속된 보도는 일부 극소수의 잘못된 소비자들의 행동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면이 많다. 마치 많은 소비자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처럼 소비자권익추구행동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심어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손해배상요구, 이물질혼입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항의와 불매운동 등은 일부 잘못된 기업,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사고에 일침을 가할 수 있는 꼭 필요한 행동이라 여겨진다. 과시적 소비, 무분별한 소비, 지나치게 자신의 경제적 이익만을 꾀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비윤리적 소비자, 몰염치한 소비자, 기업의 허점을 이용해 한탕 벌어보겠다는 소비자는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합리적 선택을 위해 정보탐색을 열심히 하는 소비자, 사서 써본 제품이나 이용해 본 서비스에 대해 자신의 경험이나 평가를 다른 소비자들에게 알려 주고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려는 소비자,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찾고자 노력하는 소비자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훨씬 더 많이 있다. ‘경쟁력 있는 소비자’가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 나아가 우리 경제를 살리는 밑거름이란 의식전환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본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일수록 소비자가 현명한 선택을 하고 소비자권익을 추구함으로써 기업경쟁력이 강화되는 게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 시스템이고 바람직한 소비문화정착이라 주장하고 싶다. 까다로운 소비자, 자신의 불만이나 피해를 고발할 수 있는 소비자, 자신의 의견을 기업에게 전할 수 있는 소비자는 환영받아야 한다. 소비자의 참여, 소비자의 노력, 소비자의 협조 없이는 고물가·불황·실업 등 각종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소비자의 권익추구는 기업에 해가 되는 게 아니다.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것이 아님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소비자는 경쟁력 있는 기업, 환경 친화적인 기업, 공정무역 추구 기업, 노사가 화합하는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살 권리가 있다. 이것이 하나의 소비문화로 뿌리내릴 때 소비자, 기업, 국가가 다 함께 잘 사는 길임에 틀림없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0-24 00:00

소비자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일본이 또 한번 ‘망언’을 했기 때문이다. 독도를 자기나라 땅이라고 우긴다. 우리가 강하게 대응하면 쑥 들어갔다가 심심하면 한 번씩 생떼를 쓰는 모습이 웃긴다. 특히 일본 후쿠다야스오 총리가 중등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당연한 주장’이라고 말한 7월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가 다시한번 마음을 적신다.   그런 분위기여서 그런지 8월이면 <독도는 우리 땅> 노래가 자주 방송전파를 탄다. 4대 국경일인 광복절(8월 15일)엔 단골노래로 불린다. 이 곡은 일본의 억지주장이 불거지면서 인기곡으로 떠오른 대표적인 대중가요다.   방송PD출신인 박문영 작곡·작사, 개그맨 출신 정광태 노래인 <독도는 우리 땅>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1983년 초. 전두환 대통령시절로 5공 중반기에 탄생한 셈이다.  노래는 아주 우습게 만들어졌다. 사랑, 이별 등 통속적 소재로 만들어진 일반 대중가요와 달리 노랫말부터가 재미있다. 우리나라 역사와 지리 상식들이 노래 중간 중간에 나오고 4분의 4박자의 빠른 템포에다 멜로디까지 경쾌해 다함께 부르면 더욱 흥겹다.KBS 코미디프로그램서 탄생  <독도는 우리 땅>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까진 세 번에 걸쳐 사라질 뻔했던 우여곡절이 있었다. 노래는 방송 개그프로그램에서 비롯됐다. 작사가 손을 거친 노랫말에 곡을 붙여 가수에게 취입토록 하는 보통의 가요와 달리 노래태생부터가 이색적이다.  1982년 말 어느 날 KBS-TV 방송프로그램 ‘유머 1번지’ 개그작가였던 박문영 씨가 서울 여의도동 방송사사무실에서 열심히 원고를 쓰고 있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했던 ‘유머 1번지’ 프로그램담당 김웅래 PD가 박 씨에게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노래가 없느냐?”고 물었다.   박 씨는 그 순간 머리에 번쩍 떠오르는 게 있었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가 어떻겠느냐?”고 답했다. 김PD는 즉석에서 ‘좋다’고 했다. 담당PD의 OK사인을 받은 박 씨는 곧바로 방송사 도서실로 달려가 독도와 관련된 책과 자료들을 뒤졌다. 수집내용들을 바탕으로 그 자리에서 가사를 만들고 멜로디를 붙였다.  그 다음 주 TV방송 녹화장. 포졸 옷을 입은 임하룡, 정광태 등 4명의 개그맨들이 커다란 종이에 써 준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불러 무사히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작가(박 씨)가 코미디담당PD 요청으로 개그용의 재미난 노래를 즉흥으로 만들어 시청자들을 웃게 만든 것이다.  박 씨는 방송프로그램의 코너를 마친 안도감에 가사를 적은 종이를 구겨 사무실 쓰레기통에 버렸다. 얼마 뒤 4명의 개그맨 중 뭔가 느낌을 가진 정광태 씨가 쓰레기통을 뒤져서 수첩에 가사를 적어 호주머니에 넣고 나갔다.   개그용 노랫말로 쓰레기통에…정 씨는 이튿날부터 레코드회사를 찾아다니며 노래취입을 부탁했다. 정 씨는 “음반의 맨 끝 곡에라도 좋으니 음반으로 내어달라”며 레코드사 사람들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반응은 싸늘했다. 개그맨이 노래를 부르겠다는 것도 그렇지만 가사가 장난스럽게 받아들여져 ‘안 된다’는 시각이었다. 정 씨 얘기를 들은 레코드사 직원들은 한결같이 “그게 노래냐!”며 손사래를 쳤다.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정 씨의 끈질긴 집념이 갸륵해(?) ‘대성음반’이란 조그만 레코드사에서 맨 끝 곡으로 <독도는 우리 땅>을 실어 두 달 뒤 음반을 냈다. 대성음반은 노래의 상품성보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음반수록을 부탁한 젊은 개그맨을 차마 뿌리치지 못해 끼어 넣어준 것이다. 히트가 예감되는 곡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기가수가 부른 노래도 아닌 까닭이다.  음반 끄트머리에 끼어 든 <독도는 우리 땅>은 음반이 나오자 장난기 있는 일부 라디오PD들이 이 노래를 심심풀이로 방송에 띄웠다. 하지만 반응은 거의 없었다. 영향력 있는 공중파 TV방송사의 가요PD들에겐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며칠 후 어느 날 이었다. KBS의 한 간부가 우연히 그 노래를 듣고 “어떤 PD가 그런 괴상한 노래를 트느냐”며 불호령을 내렸다. PD가 불려가 꾸중을 들은 뒤 사무실엔 “<독도는 우리 땅>노래를 방송에 일절 내보내지 말라!”는 경고문이 나붙었다.  그렇게 해서 <독도는 우리 땅>노래는 더 이상 전파를 타지 못하게 됐을 무렵 때마침 “일본국회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긴다”는 보도가 터져 나왔다. 독도문제가 매스컴의 초점을 받자 대통령 주재 청와대회의에 거론되기까지 했다. 그 때 전두환 대통령은 그 노래를 들었는지 별 문제가 아니라는 듯 “우리는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가 있잖아!” 하며 일본 쪽 주장을 일축했다.  대통령 말에 놀란 당시 허문도 문화공보부 차관은 급히 가수(정광태)와 작곡가(박문영)를 불러 차를 대접하며 <독도는 우리 땅>을 만들어 취입한 것을 칭찬했다. 허 차관은 두 사람에게 “애로가 없느냐?”고 묻자 정 씨가 “KBS에서 노래를 방송금지곡으로 묶어놓고 있어 억울하다”며 사정을 자초지종 얘기했다. 허 차관은 그 자리에서 KBS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방송금지 시키지 말라” 당부했다. 그 무렵엔 말이 당부이지 거의 지시나 마찬가지로 말발이 먹혔다.  두 사람은 문공부를 나와 택시를 타고 여의도로 가던 중 차안에서 <독도는 우리 땅>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뒤 이 노래는 각 방송 가요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고 광복절을 전후해선 인기곡으로 가요차트에 오르곤 했다. 1983년 개그맨 정광태 씨 취입정 씨는 졸지에 유명연예인이 됐다. 노래가 본격 선보인 1983년 KBS가요대상에서 신인가수상까지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몇 차례 일본이 독도문제로 시비를 걸어왔을 때도 방송무대에서 노래를 불렀을 만큼 개그맨보다 인기가수로 더 유명세를 탔다.   정 씨는 2000년 여름 ‘윤독도’라는 별명의 한나라당 윤한도 전 의원(경남 함안·의령)을 중심으로 한 여야 국회의원들과 독도를 찾았다. 2002년엔 뗏목탐사, 2004년엔 울릉도 도동항~독도 수영종단으로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코미디용 방송프로그램녹화 후 쓰레기통에 들어갔던 악보를 개그맨이 음반으로 되살렸지만 방송사가 틀어주지 않아 사라질 뻔했던 <독도는 우리 땅>은 흔히들 방송금지곡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아니다.   정광태 씨는 2005년 3월 28일 밤 한때 자신이 일했던 KBS-1TV의 심야 보도프로그램 ‘뉴스라인’에 출연, 노래와 독도지키기 내용들을 들려줬다.                                  <'독도' 명칭은 전라도 남해안 발음 '독섬'서 유래>독도는 신라 지증왕때 우산도(于山島)라 불리기 시작해 조선시대에는 삼봉도(三峰島), 가지도(可支島), 석도(石島)라고 불렸다. 1900년 고종황제의 칙령 41조에 의해 독도를 울릉군의 한 부속 섬으로서 공식적으로 강원도에 들어갔다.행정지명으로서 ‘독도’란 이름은 1906년 울릉군수 심흥택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경상북도에 편입됐다. 현재 ‘獨島’로 표기되는 독도는 ‘외로운 섬’,’홀로섬’이 아니다. ‘돌섬’이 초기 이주민인 전라도 남해안 출신 사람들에 의해 ‘독섬’으로 발음되면서 ‘獨島’로 표기 됐다. 석도를 훈독 하면 ‘독섬’ 또는 ‘돌섬’이 된다. 지금도 울릉도 주민들은 독도를 ‘독섬’ 혹은 ‘돌섬’으로 부르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명치시대 전에는 독도를 마쓰시마(松島)라 부르다가 1905년 영토편입 뒤 부터 다케시마(竹島)라 부르고 있다. 서양에서는 이섬을 발견한 선박의 명칭을 따라 이름을 붙였다. 1849년 프랑스의 포경선 리앙꾸르호가 독도를 발견, ‘리앙꾸르 암(Liancourt Rock)’ 으로 명명했다. 1885년 영국함선 호네트호 또한 ‘호네트 암(Hornet Rock)’으로 이름을 지어 자기들 해도에 등록했다. 하지만 이는 섬을 바위로 표시한 것으로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할 사항이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0-08 00:00

소비자단체 ‘사이버 여론’ 변화에 민감해야…  내년 춘계학술대회 등 20주년 행사 추진 여느 때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비자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2002 월드컵 때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던 붉은악마는 소비주권 쟁취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메이저 신문에 대한 광고 게재 거부운동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계기로 소비자운동에 대한 진단과 모색이 요구되는 때다. 최근 한국소비자학회장으로 취임한 이은희 인하대 교수를 만나 국내 소비문화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Q. 소비자학회장 취임 소감은?A. 우리 일상생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안전·건강·만족 등 소비자권익에 관심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또 소비자운동의 형태도 다양해졌습니다. 지금 시기가 소비자운동이 변화하는 시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때 소비자학계를 대변하는 학회의 수장을 맡아 부담이 큽니다. 특히 최근 미국산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소비자단체 및 소비자학계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어 부담이 더 큽니다. 소비자학회가 사회에서 제기되는 쟁점들에 대해 소비자학계를 대표해 바람직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Q. 소비자학회장으로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게 되나요?A. 소비자학회가 내년이면 20돌을 맞습니다. 이에 따라 기념행사준비와 매년 두 차례 있는 학술대회를 준비하게 됩니다. 내년 춘계학술대회는 20주년기념행사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2년마다 열리는 닥터럴 컨소시엄(Doctoral Consortium)이 내년 초에 있어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밖에도 학회지 발간도 주관하게 됩니다.Q. 예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국내 소비문화는?A. 생활수준을 고려하지 않는 과시소비가 늘어 났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분기 가계수지동향’을 보면 그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이 하위 20% 가구의 8.1배로 관련통계가 작성된 뒤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의 양극화를 가져옵니다. 더 큰 문제는 부유계층의 소비를 따라 하고자 하는 심리가 크다는 겁니다. 잘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부(富)를 소비로 보여줍니다. 소비로 부의 우월감을 과시하는 거죠. 그런데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도 부를 가진 사람들처럼 소비하고자 하지요. 이게 가능하지 않을 땐 흉내라도 내려고 합니다. ‘짝퉁’이라 불리는 가짜브랜드상품이 넘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Q. 왜 그런 현상이 생겨난다고 보십니까?A. 주체적으로 소비하는 가치관이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죠. 옷차림이나 겉보기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한 간섭이 심한 민족성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볼 때 긍정적인 변화도 있어요. 현재 생활에 가치를 두는 비중이 커졌다는 건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특히 기성세대는 미래에 대한 준비에, 젊은 세대는 현재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이런 의식변화로 소유보다 사용의 개념이 강해졌습니다. Q. 최근 조·중·동 광고게재 반대운동을어떻게 보시는지?A. 조심스러운 부분인데요…. 저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광고주를 협박, 광고를 못하게 하는 것보다 신문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합니다. 구독률을 떨어뜨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광고를 싣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광고주 불매운동은 노동조합들이 쓰던 방법으로 사용주와 거래관계에 있는 제3자의 상품구매를 거부토록 호소하는 행위죠. 1차 불매운동보다 훨씬 더 강력한 압박수단입니다. 그러나 1차 불매운동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해서 광고주 불매운동을 하는 건 바람직한 소비자운동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이 광고게재 반대운동자들을 출국금지시키는 것도 지나친 처사라 봅니다. Q. 외국의 소비자운동과 국내 소비자운동을 비교해 주신다면?A. 선진국들의 경우 공익에의 헌신, 자발적 참여 등을 시민들이 갖춰야할 덕목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직접 이득이 없더라도 공익을 위해 헌신했다는 만족감이 개개인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자신에게 직접 이득이 없을 경우 잘 참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회원확보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자원봉사자를 구하기 어려워 활동에도 어려움이 많지요. 선진국처럼 우리도 소비생활을 하는 시장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작은 힘을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Q. 눈여겨 볼만한 선진국소비자운동 사례를 소개 재 주신다면?A. 두 가지를 들고 싶은데요. 하나는 가격인하운동입니다. 지난 7월 1일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세제, 밀가루, 설탕, 휘발유 값이 아시아 주요국은 물론 선진 7개국(G7)보다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도 국산제품인데 우리나라 값이 외국보다 비싼 제품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영국은 자국에서 팔리는 자동차가 서유럽 다른 나라들보다 15~60% 쯤 비싼데 대해 소비자단체들이 불매운동을 벌였습니다. 소비자들 호응이 대단해 결국 자동차 값을 내리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바가지 쓰지 않기 운동’ ‘내 주머니 지키기 운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운동’이에요. 이를 통해 우리의 소비를 뒤돌아보는 좋은 계기를 얻게 되지요.            Q.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소비자단체들의 소비운동을 평가해주신다면? A. 소비자운동이 기존방식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운동으로 바뀌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소비자단체들은 기존방식의 소비자운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존방식의 소비자운동은 소비자단체가 사회문제를 쟁점으로 삼아 언론을 통해 공론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이버소비자운동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죠. 이런 변화에 소비자단체들이 민감하게 반응,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Q. 소비자단체들이 나아가야할 방법은?A. 소비자단체의 강점은 일반소비자들보다 전문화됐다는 겁니다. 특히 상담능력에 있어선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그러나 상담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스스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소비자교육을 더 강화했으면 합니다. 또 새로 달라지는 시장환경에 전문적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죠. 따라서 보다 전문화된 소비자단체 출현을 기대합니다. Q. 학회 운영계획은?A. 저희가 매해 4번 학회지를 발간합니다. 학회지는 국내에서 최고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회지로 키우고자 합니다. 짧은 기간에 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2~3년 뒤엔 결실을 맺을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한국소비자학회는…한국소비자학계 대표 모임으로 1989년 출범한국소비자학회는 1989년에 세워졌으며 한국소비자학계를 대표하는 모임이다. 내년에 20돌을 맞는다. 해마다 2차례의 학술대회를 통해 다양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를 함께 나누는 장도 만들고 있다. 한국소비자학회엔 소비자관련학과 외에 소비심리학, 마케팅, 의류, 법학, 관광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박사과정 학생들이 참여하는 닥터럴 컨소시엄(Doctoral Consortium)을 이뤄 젊은 인재들이 공동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또 매년 4차례 학회지 <소비자학 연구>를 발간하고 있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0-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