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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옥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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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옥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08.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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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운동 99점 …잦은 소비자분쟁, 식품안전사고 해결 '숙제'

“우리나라 소비자운동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보다 조금 더 전문화·세분화된 시민단체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그래야 보다 전문적인 소비자문제를 다룰 수 있을 테니까요.”

김재옥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우리나라 소비자운동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다는 시각이다. 국내 소비자운동이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오고 있음에도 소비자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끊임없이 일어나는 식품안전사고가 단적이 예라고 했다. 소비자문제는 경제가 발전하고 세계화되면서 더 복잡해지고 건수도 느는 추세란다.  

25여년을 소비자운동에 이바지하고 있는 김재옥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을 만나 국내 소비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국내 소비자운동을 평가해 주신다면.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운동이 펼쳐지면서 소비자운동 수준이 꽤 높아졌습니다. 소비자들 스스로가 해결하기 어려운 법적 문제와 대처방안 등을 쉽게 상담 받을 수 있어 소비자 의식 수준도 높아졌고요. 특히 방송매체에서 소비자문제를 다루면서 소비자권익이 높아졌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정상적 생산활동을 하도록 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국내 소비자운동 수준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국내 소비자단체가 국제소비자기구 이사단체로 활동하고 있는 게 증거입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112개국 260여개 단체가 모인 국제소비자기구의 이사단체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구에서 세계 소비자정책을 만들고 유엔 경제이사회에 참석, 다양한 소비자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또 금융, 세금, 식품 등 전문화된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소비자운동이 는 것도 국내 소비자운동수준이 높아진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요. 가장 큰 부분이 재정입니다. 선진국보다 재정적 뒷받침이 부족해 다양한 품질검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건 아쉽습니다. 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소비자운동 참여가 늘었다고 하나 피해를 당한 사람들 얘기입니다. 그렇잖은 사람들은 여전히 무관심해요. 이 점은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저질분유 등 식품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수입업체들의 관리부실이 큽니다. 정부의 식품안전관리에도 책임이 있고요. 식품의 경우 다른 어떤 상품들보다 안전성이 확보돼야 합니다. 수입업체와 정부에서 그것을 소홀히 해 생긴 문제입니다.

수입식품안전을 위해 기업담당자가 직접 현장에 나가 생산과정에 참여하고 감시하는 등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고요. 이번 멜라민파동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정책이나 제도를 바꾸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기업들은 원가절감보다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자세도 요구됩니다.”

-식품안전사고의 대처 요령은.

“현재로선 원산지나 성분 등을 꼼꼼히 살피는 길 밖에 없어요. 다만 한 가지 말씀 드린다면 소비자단체 같은 공익단체에서 주는 정보를 챙겨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소비자단체에선 상품을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중심으로 평가하므로 좋은 상품을 고르는데 참고자료로 좋습니다. 소비자시민모임도 매달 30여 국제소비자단체들과 공동으로 상품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건전한 소비문화정책을 위해 필요한 노력은.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소비자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많은 정책들이 소비자보다 기업중심입니다. 기업이 상품생산이나 판매에서 정책에 따라 부담이 되면 정책을 느슨하게 푸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 기업정책이 다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소비자보호를 위해선 정책변화가 필요합니다.

기업들은 값싼 원료보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원료를 써야 합니다. 얼마 전 중국에 가서 국내 기업들이 수입하는 원료를 조사했습니다. 납품업자에 따르면 국내 일부업체들이 값싼 원료만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이런 기업의 상품을 외면합니다. 결국 원가절감으로 얻은 이익보다 소비자외면으로 입은 손실이 더 크게 되죠. 소비자를 만족시켜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는 상품을 살 때 꼼꼼히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소극적인 소비에서 적극적인 소비문화로 바꿔갈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좋지 못한 상품을 내놓으면 불매운동이나 민원을 내는 등 적극적인 대처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국내 소비자정책이나 제도가 국제수준에 올라설 수 있게 소비자문제연구에 더 힘을 쏟을 겁니다. 이를 위해 현재 ISO(국제표준화기구)총회에서 1년 6개월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하고 있는 상품평가에 더 심혈을 기울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도록 힘쓸 겁니다.”

 

 

 

<소비자시민모임>

25년동안 ‘소비자 지킴이’역할

모유권장·화학조미료 안먹기 운동 등 펼쳐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자발적인 소비자 운동을 통해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고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1983년 세워졌다. 소시모는 25여 년 동안 국내 대표적 소비자 단체로 모유권장운동, 화학조미료안먹기운동, 분유제품대중광고금지, 에너지효율화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또 안전성, 공정한 거래,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사 연구 사업을 펼치고 있다. 허위과대 광고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감시하는가 하면 식품, 의약품 등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관련된 상품에서 소비자보호를 위해 다양한 조사,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위한 세미나와 교육을 하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들이 겪는 소비자문제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 피해와 법률문제 등을 상담해 주고 있다. 또 세계 기준(Global Standard)에 맞는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사 및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 환경호르몬의 실태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소시모는 국제소비자기구(Consumers International), 국제유아식품행동망(IBFAN), 국제농약행동망(PAN) 등 국제민간단체와 유엔 지속가능발전위원회(UN CSD), UNEP, UNESCAP 등 UN 기구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공동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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