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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모주 투자 뛰어드는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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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모주 투자 뛰어드는 20대
  • 임강우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7.19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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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시작하는 20대 역대 최대
‘따상’ 의 꿈 안고 공모주에도 적극적
고위험, 고수익 투자 전략으로 참여

“얘들아 스크바사(SK바이오사이언스의 속칭) 청약 접수일 오늘까지래. 아직 접수 안 한 사람 오늘 4시까지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잊지 말고 해!”

대학 친구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 아침부터 알림이 울린다.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그제부터 은행에 방문해 은행연계 증권사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청약 증거금도 이체 했다.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SK증권의 신규계좌는 만드는 데 실패했지만 다른 증권사 계좌로 공모주 청약을 완료했으니 이제는 운에 맡길 차례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기업공개(IPO) 시장에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다. 재테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의 참여도 늘었다. 그중에서도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으로 구성된 20대 연령층에서 그 열기가 뜨겁다.

기업공개(IPO)란 주식시장에 한 기업의 주식을 상장 시켜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회사채 발행 등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의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으나 기업공개의 방식을 택해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한다. 국내의 경우 기업의 규모에 따라 코스피(KOSPI)와 코스닥(KOSDAQ) 등에 주식을 상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와 기관투자자로부터 청약을 받아 주식을 배정하는 것을 ‘공모주 청약’이라고 한다.

공모주 투자가 재테크 방법으로 주목 받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작년 7월 초 상장한 SK바이오팜이 역사적인 ‘3 연상’을 기록한 후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SK바이오팜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SD바이오센서 등 굵직한 종목에 일반 투자자들이 이른바 ‘따상’의 꿈을 안고 너도나도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다.

지난해 주식투자를 시작한 30대 이하 신규 투자자는 총 161만명으로 집계됐다. 20대 이하는 3명 중 2명(64%)이 지난해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내놓은 ‘2020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개인소유자 보유금액 현황’에 따르면 상장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20대는 2019년 38만명에서 2020년 107만명으로 1년 사이 약 181%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대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대 사이에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19.3%로 역대 공모주 청약 역사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16.3%, 카카오게임즈 7.8%, SK바이오팜 6.6%, 빅히트엔터테인먼트 5.3%를 기록해 20대 사이의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제공=한국투자증권
공모주 일반청약에 참여한 투자자 연령을 비교한 자료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에 접수한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19.3%로 역대 공모주 청약 역사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16.3%, 카카오게임즈 7.8%, SK바이오팜 6.6%, 빅히트엔터테인먼트 5.3%를 기록해 20대의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세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제공=한국투자증권

본지는 20대의 공모주 투자 실태에 대해 분석하고자 20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공모주 청약을 알거나 들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85.9%(92명)가 그렇다고 대답해 대부분 공모주 청약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공=임강우 소비자기자
자료=임강우 소비자기자

공모주 청약을 알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20대 92명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적이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그 결과 실제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수는 전체 92명 중 59명에 달했다. 응답자 중 64.1%가 공모주 청약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가 참여한 공모주 종목은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주부터 시작해 엔시스 등 비교적 소형주까지 다양했다.

제공=임강우 소비자기자
자료=임강우 소비자기자

이어 공모주 청약 경험이 있는 응답자 59명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74.6%(44명)에 달하는 응답자는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 달성이 가능해서’라고 말해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뒤이어 ‘주위의 권유 때문’이 18.6%(11명), ‘장기투자를 위해’ 5%(3명), ‘기타’ 1%(1명)의 순이었다. 

출처=임강우 소비자기자
제공=임강우 소비자기자

다음으로 “공모주 청약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67.8%(40명)가 ‘따상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이어서 15.3%(9명)가 ‘필요 증거금 규모’, 8.5%(5명) ‘산업 전망’, 8.5%(5명) ‘기타’라고 응답했다. ‘기타’ 항목으로는 배당률과 기관 의무보유 비율, 의무보유기간 등이 속한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20대 응답자들이 대부분이 안정적인 투자보다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전략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제공=임강우 소비자기자
자료=임강우 소비자기자

위의 설문조사에도 나타나듯 20대의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높다. 하지만 20대 공모주 투자자 대부분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고자 공모주 투자에 참여한다는 점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모주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20대 대학생 투자자 A 씨는 “최대한 빠르게 치고 빠지는 것이 전략”이라면서 “대부분 상장 당일 오전 9시 ‘따상’을 치면 바로 빼는 전략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라고 답했다.

가장 최근 공모주 대어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따상’은 절대 보장된 것이 아니다. 엄청난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 가도를 달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였지만, 상장 직후 계속된 외인 매도세에 밀려 따상은커녕 ‘따하’를 겨우 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공모주 투자 시에는 기관투자자 의무보유율을 확인해 상장 직후의 매도세를 가늠하고  해당 기업의 가치가 부풀려지지 않았는지 증권신고서를 통해 파악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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