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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맥주 업계 1호 IPO ‘제주 맥주’, 극심한 변동성 주의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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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맥주 업계 1호 IPO ‘제주 맥주’, 극심한 변동성 주의 요망
  • 임강우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5.31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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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23.27% 상승... 오후 폭락해 오전 상승분 모조리 반납
공모주 시장가 추격매수 등 무턱 댄 투자는 지양해야

[소비라이프/임강우 소비자기자] 최근 부상하고 있는 수제 맥주 업계에서 1호 시장공개(IPO)로 주목을 받았던 ‘제주맥주’의 주가 변동성이 영 심상치 않다. 상장 첫날 오전 시초가 대비 23.27% 상승했으나 오후 들어 그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고, 익영업일에도 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주가는 하락 추세를 보였다. 공모주는 무조건 ‘따상’이라고 예상했던 투자자들에게 주의가 요구된다.

출처: 제주맥주 홈페이지
출처: 제주맥주 홈페이지

제주맥주는 ‘테슬라 상장 요건’으로 상장한 기업 중 최고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테슬라 상장은 현재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일지라도 기업에 내재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았을 경우 코스닥에 상장할 기회를 주는 일종의 특례제도다. 이 제도를 활용한 제주맥주는 지금까지 흑자를 기록한 적이 전무함에도 지난 5월 중순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 ‘1748.25 : 1’이라는 경쟁률을 보였고, 약 6조 원에 육박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제주맥주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을 형성하는 일명 ‘따’는 실패했지만, 공모가 3,200원을 훨씬 웃도는 4,780원에서 시초가를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제주맥주는 시장의 매수세에 힘입어 시초가의 23.27%인 6,04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 동력을 상실하고 강한 매도세에 4,900원 선에서 마무리됐다.

첫날 제주맥주에 투자한 투자자 A 씨는 “주가가 6천 원을 돌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조금 눌리는가 싶더니 장 마감 1시간 전 가격이 폭락했다”라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손실 최소화는커녕 팔고 나오기 급급했다”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의 상장 첫날 개인은 약 1,000만 주를 순매수(누적)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그만큼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청약 신기록을 세웠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따상에 실패하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면서 “신규 상장주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과다하다는 의구심이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가운데 공모주 투자자들은 해당 회사의 밸류 측정 방식 및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제주맥주는 공모로 조달한 자금으로 새로운 판로 개척과 수익성 향상에 집중할 것임을 발표했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베트남 진출을 위해 현지 파트너사를 발굴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조은영 제주맥주 상무는 “그동안 시장 수요에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했는데 지난달 생산시설을 2,000만 리터로 증설했다”라며 “올 하반기에는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맥주는 5년간 영업손실액이 약 390억 원 정도로 집계되고 차입금의존도도 53.4%에 달한다. 제주맥주는 이러한 지표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장에 성공하며 상장 첫날 최고 23.27%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투자자들의 단기 차익 실현 심리가 첫날 폭등 후 폭락장을 야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일에도 증명되었듯, ‘따상’은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투자자가 투자하려는 회사의 기업가치, 재무제표, 미래 성장동력 등을 충분하게 분석하고 투자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IPO 한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상’을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도 지양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 태도를 등한시하고 무조건적인 ‘공모주 추격 매수’를 진행한다면, 그로 인해 야기되는 투자손실은 오롯이 투자자의 몫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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