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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국내기업 액면분할...저점 매수 기회로만 여기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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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국내기업 액면분할...저점 매수 기회로만 여기지 말아야
  • 이은동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9.06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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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 호황, 액면분할 실시 기업 증가 추세
기업 사전 분석을 통한 투자 판단 필요

[소비라이프/이은동 소비자기자] 최근 액면분할 이슈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카카오는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는 분할을 실시했고 국민주로 등극했다.

올해 3월 말까지 삼일제약, 현대중공업지주, 한국석유공업 등 코스닥·코스피 상장 기업 14곳이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이는 전년 3월 말 기준보다 2배가 넘는 규모다. 하반기에 들어서는 SKT와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기업 몇 곳이 액면분할을 실시할 예정이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비율로 나눠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주식가격은 낮아지고 발행유통량은 늘어나게 된다. 주식 액면가는 어떤 회사가 주식을 발행할 때 정하는 것으로 1주당 100원부터 5000원까지 설정 할 수 있다.

이 액면가에 기업 성장성과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시장가치가 더해져 주식시장에서 접하는 시장가(주식가격)가 형성된다. 한때 250만원을 넘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황제주로 불렸으나, 작년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가격이 5만원으로 형성돼 많은 투자를 이끌어 냈다.

액면분할은 주식가격을 낮추고 장내 유통물량을 증가시킨다. 저렴해진 가격으로 투자 욕심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한발물러서 기업 성장성, 사업모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사진 : 픽사베이
액면분할은 주식가격을 낮추고 장내 유통물량을 증가시킨다. 저렴해진 가격으로 투자 욕심이 생길 수 있지만 한 발 물러서 기업 성장성, 사업모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사진 : 픽사베이

액면분할 순 기능은 투자자 측면에서는 저렴한 매수 기회이고, 기업 측면에서는 유동성 확보다. 올해 코스피는 3000을 돌파했고 코스닥은 한때 1000을 넘기며 주식시장이 호황인 상황이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조달 대책으로 액면분할을 할 유인이 있다. 카카오는 코스피 시총 7위에서 액면분할에 힘입어 9월 4일 기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우량주식 액면분할 이슈는 증권계에서 보통 호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실제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 성과는 어땠는지 조사한 결과, 대체로 액면분할 이후 형성된 최초 주가가 점차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한국거래소 카인드에 따르면 18년 이후 3년 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액면분할 한 기업 71개 가운데 한달 간 46곳이 주가하락을 기록했고, 상승한 곳은 24곳이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더 많은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액면분할을 단순히 저점 매수 기회로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액면분할은 기업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기업에 대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충분히 분석하고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액면분할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회성 이벤트로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황세운 연구위원 또한 “액면분할은 주가 상승의 기회보다 우량주에 투자할 기회(접근성)가 많아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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