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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평가] 안줏발 세우게 되는 선술집, 꼬치구이가 맛있는 천호 ‘아키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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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평가] 안줏발 세우게 되는 선술집, 꼬치구이가 맛있는 천호 ‘아키노유키’
  • 이은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26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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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 가지의 꼬치 메뉴에 “술이 들어간다”
분위기 좋은 선술집에서 친구와 도란도란
와규 꼬치, 은행 꼬치, 아스파라거스 삼겹 꼬치
와규 꼬치, 은행 꼬치, 아스파라거스 삼겹 꼬치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2006년부터 지금까지 강동구에서 가장 오래된 이자카야'라는 자부심을 가진 곳. 다양한 메뉴와 변함없는 맛으로 많은 손님의 발길을 끄는 이곳. 술 한잔 기울이러 왔다가 안주를 더 많이 먹게 되는 안주 맛집 ‘아키노유키’다.

언제나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천호 로데오거리, 골목 안쪽으로 꺾어 들어서면 비로소 보이는 간판에 ‘아키노유키’라고 적혀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에도 오래도록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은 다시 찾고 싶은 맛에 있다.

메뉴판을 펼치면 선술집에서 흔히 떠올리는 스시 메뉴보다도 더 많은 종류의 꼬치 메뉴가 눈에 들어온다. 고기, 해산물, 다양한 야채 꼬치가 결정을 어렵게 한다. 이럴 땐 ‘모듬꼬치 6종’을 주문하면 그 날의 재료에 따라 다채로운 구성의 꼬치를 맛볼 수 있다.

‘오코노미야끼’, ‘명란 크림 우동’과 같은 볶음 메뉴도 인기 있다. 꼬치만 시킨다면 양이 부족하니 볶음 메뉴 혹은 ‘모츠나베’, ‘나가사키 짬뽕’과 같은 탕 메뉴도 함께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맥주와 함께 음식을 주문한 후 가장 먼저 맛본 ‘모찌리도후’는 언뜻 보면 순두부를 잘라놓은 듯이 생겼다. 하지만 그 맛은 순두부와는 다르다. 찹쌀떡과 두부의 합성어로 해석되는 모찌리도후는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달콤한 맛이 푸딩과 같지만, 치즈처럼 쫀득하면서 두부와도 유사하다. 간장 소스와 고추냉이를 곁들여 먹는 모찌리도후는 에피타이저로도, 디저트로도 딱 맞다.

꼬치 메뉴 중 단연 인상 깊은 메뉴는 ‘표고버섯 쯔꾸네’이다. 검게 익은 표고버섯을 한입 베어 물면 그 안은 뽀얗다. 촉촉하고 쫄깃한 표고버섯의 식감과 향이 가득 퍼진다. 버섯의 속은 다진 고기로 채워져 있고, 위에 살짝 얹은 치즈 소스까지 그 맛을 더한다.

‘삼겹 꼬치’도 적극 추천한다. 모듬 꼬치 구성중에 없다면 추가로 주문하길 권한다. 삼겹 꼬치는 양송이, 계란,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3가지 종류 중 선택할 수 있다. 필자가 추천하는 메뉴는 ‘아스파라거스 삽겹 꼬치’이다. 삼겹살보다는 아스파라거스가 메인이다. 꼬치에 꽂힌 아주 굵은 아스파라거스 표면을 얇게 저민 삼겹살이 감싸고 있다. 굵은 아스파라거스의 아삭함과 삽겹살의 식감이 최고다.

‘키조개 관자’ 꼬치는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메뉴는 ‘은행 꼬치’이다. 입안에서 톡 하고 퍼지는 묘한 떫은 향이 매력적이다. ‘명란 꼬치’, ‘닭 다리 살 꼬치’, ‘와규 꼬치’도 많은 사람이 찾는 대표 메뉴다.

꼬치 메뉴는 양이 많지 않다. 요리 메뉴를 추가로 주문하는 것을 권한다. 볶음 메뉴인 ‘야끼소바’는 소바 면과 양배추, 해물의 조화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짭짤하고 달큰한 일본식 볶음면의 맛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호불호 없는 메뉴다. 마요네즈는 직원이 손님 앞에서 직접 뿌려준다.

꼬치 메뉴는 2개씩 나뉘어 나오는데, 한 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이 빨리 식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감질이 난다는 것이다. 새로운 맛의 꼬치를 맛볼 때마다 매번 감탄하며 음식과 술을 추가로 주문하다 보면 안줏발을 세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마무리는 ‘오차즈케’로 했다. 한식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숭늉처럼, 깔끔하고 구수한 맛으로 식사를 마무리하기 좋다. ‘오차즈케’란 녹차에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다. 담백하고 따뜻한 국물이 속을 달랜다. 큼직한 명란과 김 가루, 버터가 더해져 간간한 맛이 중독성 있다.

지인과 함께 맛있는 꼬치구이를 먹으며 술 한잔 기울이고 싶다면, 단란한 분위기의 선술집 ‘아키노유키’를 꼭 한번 방문해보자. 한 번 맛보면 다시 떠오르는 맛이다. 다만, 웨이팅을 피하고 싶다면 살짝 이른 저녁에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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