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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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기억하십니까. 낚시를 통해 인생을 배워가는 아버지와 두 아들의 이야기와 함께, 플라잉 낚시를 즐기는 주인공들의 낚싯줄이 허공을 날아다니는 영상미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영화입니다.미국 서부 몬타나주 강가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1990년에 사망한 전설적인 장로교 목사인 노먼 맥클린의 자전적 이야기인 이 영화는 개봉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주인공들이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을 잔잔하게 깨달아 가는 역정이 오래도록 기억 속에 머물러 있을 겁니다.영화 속에서 친구처럼 친근하게 지내는 두 형제는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방황도 하고 사랑도 하면서 젊은 시절을 보내죠. 그러던 어느 날 형이 실연을 하게 되고 두 형제는 동네술집을 찾습니다. 술집주인은 맥주가 가득 든 컵 속에 위스키 잔을 풍덩 집어넣어 형에게 건넵니다. 이쯤 되면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맞습니다. 영화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폭탄주를 말하는 겁니다. 보일러 메이커서 외국 폭탄주 유래외국의 폭탄주 유래는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라 하여, 주머니가 가벼운 노동자(보일러 기술자)들이 적은 돈으로 빨리 취할 수 있도록 만든 술이라고 합니다. 맥주 폭약과 위스키 뇌관이 만나 터지는 우리식 폭탄주와 유사하게, 맥주를 마신 뒤 양주를 이어 마시는 방법입니다.우리나라는 언제부터 폭탄주를 마셨을까요. 한 언론인은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한 국회의원 박희태가 1983년 춘천지검장으로 있을 때 당시 기관장회의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구한말 막걸리 한 사발에 소주를 섞은 일명 자중홍(自中紅)이라든가, 해방이후 미군에 의해 보일러 메이커가 전해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폭탄주가 언론계나 법조계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된 것은 국산양주가 본격 시판된 1980년대 중반부터가 분명해 보입니다. 인터넷에 폭탄주를 검색해 보면 수십 종류가 나옵니다. 쌍끌이주, 금태주, 물래방아주, 소백산맥주 등 명칭도 다양합니다. 폭탄주의 종류가 이쯤 되면, 폭탄주 전문연구소라도 있을 법 합니다. 아니면 어떻게 ‘제조’해야 ‘홍콩’ 갈 수 있을까에 골몰하는 술꾼들이 있거나. 대부분 맥주를 기본으로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레드와인에 양주를 섞기도 하고,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수십 가지의 안주가 공짜로 나오는 전주시 삼천동 막걸리 골목에서는 막걸리에 소주를 섞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맥주를 마시든, 소주를 마시든, 값나가는 위스키를 마시든, 이것저것 섞어 이름도 괴상한 폭탄주를 마시든 술이라는 게 취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요.폭탄주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12월이라 술자리가 많으시죠. 더군다나 연말 술자리는 ‘월요일이니 원래 한잔하고, 화요일에는 홧김에 한잔하고.’식이 아니라 뭔가 거창하게 갖다 붙이는 게 많습니다. 동창회 모임부터 하다못해 계모임까지, 한해를 정리하면서 얼굴 한번 보자는 식의 술자리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다들 경험하셨겠지만, 술자리 타이틀이 거창할수록 조용히 마시는 법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몇 놈’은 골로 가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술자리입니다. 이렇게 진창 마셔대야 기억이 오래간다고 좋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간혹 술자리에 지각한 이들에게는 석잔을 연거푸 마시게 하는 ‘후래자 삼배’나, 맥주잔에 소주를 따르고, 소주잔에 맥주를 넣어 섞은 ‘거꾸로 폭탄주’를 벌주로 내놓기도 합니다.문제는 과음입니다. 기분이 좋을 정도의 자기조절 능력이 필요하지만, 어찌 연말 술자리가 어디 제 맘대로 됩니까.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폭탄주는 몇 잔 마시면 더 이상 마시지 않아도 양해되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초장부터 몇 잔 마셔보세요. 그 후 술대신 물을 마시든, 노래를 부르든, 주정을 하든, 시비를 걸든, 휴대폰과 대화를 하든 그 누구도 관심이 없을 겁니다.술자리 분위기를 깨기 싫다면, 피해갈 수도 없다면 차라리 즐기십시오. 폭탄주 몇 잔 마셨다고 뭐 인생이 달라질 게 있습니까. 내일이 되어도 오늘 같은 하루가 될 텐데요. 각설하고, 오늘 저녁 뭐하십니까. 별 약속 없다고요. 그렇다면 괜한 사람 불러내 2차, 3차 가시지 말고, 이 참에 당신만의 송년회를 즐겨보세요. 회사근처 구멍가게에 들러 떨어지는 낙엽 바라보며 맥주에 소주를 섞어 두어 잔 마시고 퇴근하시죠. 30분내에 끝나고 돈만원도 안나옵니다. 이런 폭탄주 들어보셨나요?보통 폭탄주라 하면 양주와 맥주를 섞은 것을 말한다. 그 조차도 양주와 맥주를 섞는 방법에 따라 회오리주, 도미노주, 태권도주 등 천차만별이다. 술의 종류로 보자면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백세주와 소주를 섞은 오십세주, 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를 섞은 소백산맥 등이 있다. 여기까진 어디서 한번쯤은 들어보고 맛도 봤다. 그렇다면 계속 해서 생겨난 새로운 폭탄주들을 소개한다. 고진감래주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사자성어를 빗댄 이 술은 쓴 술을 다 마시고 나면 달콤한 콜라를 마실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주잔 1개에 콜라를 50% 정도 넣고 다른 소주잔을 위에 포개 양주를 채워 넣는다. 겹쳐진 2개의 잔을 맥주잔에 투하시켜도 되고 맥주잔 안에 미리 넣어두고 나중에 맥주를 부어도 된다. 삼색주 세 가지 색이 아름다운 삼색주다. 맥주잔에 뇌관으로 양주를 담은 잔을 넣은 뒤 맥주를 80% 정도 채운다. 여기에 붉은 포도주를 따른다. 포도주 대신 복분자주가 쓰이기도 한다. 흡혈귀주 마시고 나면 입가에 붉은 포도주가 흐르는 모습이 흡혈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붉은 포도주를 맥주잔에 부은 뒤 양주를 넣어 만든 폭탄주. 천국의 눈물여성과의 술자리에서 인기가 있다는 이 술은 천국과 참이슬을 5대 5로 섞은 것이다. 황제주 위스키에 몸에 좋은 자양강장제를 섞었다고 해서 황제주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건강엔 좋지 않다고 한다.벤처폭탄주전통주에 양주를 섞은 것을 말한다. 소콜달이주맥주잔에 소주와 콜라, 달걀노른자를 놓고 휘저어 마신다. 배가 고플 때 먹는 폭탄주.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11-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