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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알고 나면 반할 수밖에, 와알못들을 위한 와인 입덕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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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알고 나면 반할 수밖에, 와알못들을 위한 와인 입덕 가이드
  • 장예헌 객원기자
  • 승인 2022.03.0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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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분위기를 함께 음미할 수 있다는 게 와인의 장점이지만 그간 와인을 즐기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이름도, 맛도 생소하기만 할 터. 내가 선호하는 와인은 어느 브랜드인지, 어떤 맛인지를 찾고 싶은 와인 입문자들을 위해 약식 가이드를 준비했다.


 

ⓒ박지연 기자

그래서 와인이 뭔데? 
포도즙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포도의 즙 외에도 과실, 꽃, 약초를 발표시킨 알코올성 음료까지 모두 와인이라고 부른다. 이름도 생소한 데다 맛이나 향은 또 왜 그렇게나 많은지. 심지어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와인을 마시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친숙한 맛을 담은 와인도 있고,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와인을 구매할 수도 있으니 와인의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어떻게 골라야 돼?

크게 레드나 화이트로 나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떤 맛인지 몰라 와인을 고르기 난감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붉은 색은 떫은 맛이 강하고, 노란색은 상큼하고 달달하다. 

와인의 세계에 이제 막 발을 담그는 사람들은 단맛이 나는 화이트와인부터 맛보는 것이 좋다. 적당히 달달한 와인을 마시고 싶을 땐 로제와인을 골라보고, 정 레드와인부터 맛보고 싶다면 부드러운 진판델 품종을 골라서 마셔보자.

①탄산 유무
스파클링 와인을 흔히 샴페인이라고도 부른다만, 원래 샴페인은 프랑스 동부의 샹파뉴 지방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을 칭하는 말이다. 엄밀히 따져보자면 이 지역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만을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다른 발포성 와인들은 모두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해야 한다.

②당도
당도를 디테일하게 확인할 수 있으면 내 취향에 완벽하게 적중하는 와인을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달지 않으면 드라이한 맛, 달다면 스위트한 맛이라고 한다. 당도에 따라 드라이, 세미(미디엄) 드라이, 세미(미디엄) 스위트, 스위트로 나눈다.

③산도 
산도에 따라 와인의 상큼함과 시큼한 맛이 좌우된다. 그뿐만 아니라 산도는 단맛을 깔끔하게 처리해주고 맛의 균형을 형성해주는 역할도 한다. 산도가 부패를 막아 장기숙성도 가능하게 한다. 반면 와인이 오랜 시간 공기와 접촉해 있으면 산도가 왕성해져 식초처럼 신맛이 강해지기도 한다.

④바디감
바디감이란 와인을 머금었을 때 입 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의 정도를 말한다. 입문 단계라면 무게감이 가벼운 것부터 도전해서 점점 무거운 바디감의 와인으로 옮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 와인을 맛보고 싶을 때도 라이트한 와인부터 마셔야 다양한 와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⑤저장 기간

위 내용을 숙지한다 해도 입문자 단계에선 와인 맛을 가늠하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와인 오퍼(Wine Offer)’라는 앱을 받아 와인을 추천받아보자. 레스토랑에 방문했을 때 온통 다른 나라의 언어로 이루어진 메뉴판이 당황스럽다면 전문 소믈리에에게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와인 고르는 순서 – 뭘 따져서 사야 돼?
가격대 설정 → 타입 (레드/화이트/로제) → 당도 (드라이/스위트) → 국가 (프랑스/이탈리아/미국 등) → 포도의 품종 → 진열 상태 (태양열이나 조명기구 아래에 진열되지는 않았는지) → 병 겉면 (흘러넘치지 않았는지) → 병목 (끓어오른 흔적이 있는지) → 레이블 (변색되지 않았는지) → 코르크 (윗면이나 옆면이 젖어있거나 물들어있거나 물렁거리지는 않는지)

와인 브랜드 구별법 – 뭐가 뭔지 모르겠던데?
기후가 고른 미국은 빈티지나 지역을 나눠 부르는 의미가 크게 없어서 포도의 품종 위주로 부르고, 유럽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재배, 생산 지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생산자: 대개 와인 이름 중 제일 앞에 위치한다. 유명한 와이너리로는 프랑스의 보르도, 브루고뉴·론, 이탈리아 피에몬테, 베네토, 풀리아 등이 있다.

포도 품종: 보통 와인 이름 중 마지막에 위치한다. 레드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누아, 시라(시라즈), 그르나슈(가르나차), 산지오베제, 네비올로가 있고,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은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리슬링 등이 있다.

와인 매너 – 어떻게 마셔야 돼?
꼭 와인잔의 어느 부분을 받치거나 잡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편한 대로 잔을 들고 즐겨주면 된다. 다만 건배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와인잔은 다른 글라스잔에 비해 두께가 얇아서 윗부분을 맞부딪히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잔 가운데의 볼록한 부분으로 가볍게 건배해보자. 상대방과 눈을 마주한 채 눈높이만큼 잔을 들어주는 것으로 건배를 대신할 수도 있다.

취하려고 마시기보단 향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술이기 때문에 원샷을 하기보다는 여러 차례에 나눠서 조금씩 마셔주는 게 좋다. 도수가 낮다고 양껏 마시다가 다음 날 심한 숙취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만 마시고 싶을 땐 와인잔을 엎어놓지 말고 소량의 와인을 남겨뒀다가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이 와인을 더 따라주려 할 때 잔 입구에 손가락을 가져다는 것으로 사양의 뜻을 전할 수 있다.

가성비 와인 – 저렴하고 맛있는 와인 없어?
와인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입문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였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도 와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레드와인

칸티, 피에몬테 브라케토 (Canti, Pieminte Brachetto) 
이탈리아 / 디저트와인 / 도수 6% / 음용온도 7~9℃  / 당도 높음 / 산도 낮음 / 바디감 중간
1만원대로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도수가 낮아서 입문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체리와 붉은 자두의 풍미를 머금고 있어 더욱 부담스럽지 않고, 장미꽃향기가 로맨틱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텁텁함 없는 깔끔한 단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마리에따, 올드 바인 레드 (Marietta, Old Vine Red)
미국 / 테이블와인 / 도수 13.5% / 음용온도 16~18℃ / 당도 낮음 / 산도 조금 높음 / 바디감 조금 무거움
할인 행사 진행 시 1만원대로 가까운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적당한 바디감과 단맛을 자랑하면서 씁쓸한 맛과 신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깊이감 있는 포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구매해보는 것이 좋다.

산 페드로, 가또 네그로 까르미네르 (San Pedro, Gato Negro Carmenere)
칠레 / 테이블와인 / 도수 13~14% / 음용온도 17~19℃ / 당도 조금 낮음 / 산도 조금 높음 / 바디감 중간 
일부 편의점에서는 6천원대에 구매가 가능한, 가성비로는 더없이 최고인 와인이다. 과일향이 풍부한 데다 바디감이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워서 편하게 마시기 좋다. 2009년 8월에는 미국의 델타 항공과 노스 웨스트 에어라인의 기내와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이트와인

프릭쇼 샤도네이 (Freakshow Chardonnay)
미국 / 아프레티프와인(식전주), 테이블와인 / 도수 13.5% / 음용온도 6~8℃ / 당도 조금 낮음 / 산도 중간 / 바디감 중간
1만원 후반~2만원대에 화이트와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살구와 복숭아 향을 풍기며,  바디감과 산미가 모두 적당하다. 많이 달지 않은 깨끗한 맛을 찾는 사람에게 좋다. 코르크 마개가 아닌 일반 스크류캡이라 여닫는 것이 편하다.

트라피체, 브로켈 토론테스 (Trapiche, Broquel Torrontes)
아르헨티나 / 아페리티프와인(식전주), 테이블와인 / 도수 13~14% / 음용온도 10~12℃ / 당도 낮음 / 산도 중간 / 바디감 중간 
1만원 후반의 가격으로 데려올 수 있는 와인. 복숭아, 배, 청사과 향이 상큼한 조화를 이룬다. 비교적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포도 종류인 토론테스를 발효하여 만들었다. 밝은 황금색을 띠고 있어 누군가를 축하하는 자리에 잘 어울릴 것이다.

리유니트, 모벤도 모스카토 (Riunite, Movendo Moscato)
이탈리아 / 디저트와인 / 도수 8% / 음용온도 9~11℃ / 당도 조금 높음 / 산도 조금 낮음 / 바디감 조금 가벼움
1만원 중반의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 배와 살구향을 물씬 풍기는 신선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설탕이 첨가되지 않아 칼로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역시 손으로 돌려 따도 되는 스크류캡이라 여닫는 것이 편하다. 2015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로제와인

보니 둔, 뱅 그리 드 시거 (Bonny Doon, Vin Gris de Cigare)
미국 / 아페리티프와인(식전주), 테이블와인 / 도수 13.5% / 음용온도 8~10℃ / 당도 낮음 / 산도 조금 높음 / 바디감 조금 가벼움
1만원 중반대의 깔끔한 로제와인. 미국 프리미엄 홀푸드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한 스테디 와인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바디감은 물론 당도가 높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돌려 따는 스크류캡이라 오프너가 없어도 마실 수 있다.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 (Beringer, White Zinfandel)
미국 / 테이블와인 / 도수 9.5~10.5% / 음용온도 9~11℃ / 당도 중간 / 산도 조금 낮음 / 바디감 조금 가벼움
1만원대. 레드베리와 딸기향과 더불어 멜론의 풍미도 느낄 수 있다. 달짝지근하고 무겁지 않은 와인을 원하는 입문자들에게 추천한다. 상큼하고 시원해 기분 전환용으로 좋다.

프레시넷, 아이스 까바 로제 (Freixenet, ICE Cava Rose) 
스페인 / 아페리티프와인(식전주) / 도수 12~13% / 음용온도 6~8℃ / 당도 조금 낮음 / 산도 조금 낮음 바디감 중간
1만원대의 로제 스파클링 와인. 라즈베리와 딸기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데다 시트러스한 풍미까지 추가되어 있어, 얼음을 넣어 칵테일처럼 마셔도 좋다.

이외에도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분류법이 존재한다. 이 글을 보고, 와인을 사러 나갈 용기가 생겼다면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부터 가보자. 마시다 남았다면 마개를 닫은 다음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면서 빛이 들지 않은 어두운 곳에 보관하면 된다. 한 병을 다 마시는 게 부담스럽다면 하프 보틀이나 미니사이즈, 또는 팩와인으로 구매해보자. (참고: 이기태, 『와인 상식 사전』, 2017, 길벗)

장예헌 객원기자 specialik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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