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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 파산 위기... 제2의 ‘리먼’ 사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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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 파산 위기... 제2의 ‘리먼’ 사태 오나
  • 김채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9.23 09: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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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식 사업확장 이어오다 정부 규제에 직격탄
미 신용평가사, 헝다그룹 채권 투자등급 일제히 ‘CC’ 로 하향조정
전세계 금융시장에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나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파산 시 금융리스크가 전세계로 확산되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파산 시 금융리스크가 전 세계로 확산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사진=로이터

[소비라이프/김채원 소비자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미국명 Evergrande)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그룹이 파산할 경우 금융리스크가 전 세계로 확산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월가는 중국 정부의 대응이 신속하고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만큼 디폴트 리스크(default risk)는 제한적이지만, 거대한 크레딧 위험이 나타날 테일 리스크(tail risk)가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1997년 설립된 헝다그룹은 중국 선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건설사다. 2020년 기준으로 중국 건설사 기준 자산규모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2021년 포춘의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 중 122위에 올랐다.

헝다그룹의 창업자 쉬자인은 부동산 사업 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놀이동산, 양로시설 등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왔다. 현재 약 20만명의 직원이 그룹 소속으로 일하고 있으며, 매년 직·간접적으로 창출해내는 일자리는 38만개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부동산 관련 회수에 나서자 헝다그룹은 급속히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자산부채비율 70% 이상, 순부채비율 100% 이상, 현금대비 단기차입금 비율 1 이하를 2023년 상반기까지 만족하지 못할 경우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제와 5개 그룹 상업은행에 대한 부동산 대출 총량을 규제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헝다그룹은 아파트 건설 및 판매를 통해 얻은 이익에 채권 발행을 통한 추가적 자금 조달로 사업 확장을 시도해왔기 때문에 높은 부채 비율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규제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지난 17일 외신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오는 23일과 29일 각각 8350만 달러와 4750만 달러 규모의 채권 만기를 맞는다. 그러나 헝다그룹의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보유한 현금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증시도 어려운 상황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 주가는 올해에만 80% 넘게 하락했으며, 지난 일주일간 약 30%의 주가하락을 기록했다.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엔푸어스(S&P)와 피치(Pitch)는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고려해 채권 투자등급을 CC레벨로 하향 조정했다. 올 6월 100위 안에 육박하던 채권 가격은 20위안 수준까지 급락했으며, 16일에는 1일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한편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이 현실화할 경우 주식 투자자, 채권사, 협력사, 협력사 등에 대한 재무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미국계 블랙록, 스위스계 UBS, 프랑스계 아문디 등 세계 대형 투자사들이 헝다의 달러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헝다 그룹 구조조정이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며 헝다 채권 처리가 최소 –75% 손실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HSBC, 스탠다드차타드, 항셍은행 등 일부 은행은 헝다그룹 선분양 아파트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파산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은 연일 헝다그룹 본사 앞에서 금융상품에 대한 대출 상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중국 정부의 대응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관측한다. 유동성 위기가 외부적 충격이 아닌 중국 정부의 정책에 의해 발생한 것이며, 중국 정부가 시장에 의한 무질서한 파산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정부가 내년 2월 동계올림픽 개최와 가을 최고 지도부의 교체를 앞두고 경기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혼란이 극심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그룹 해체와 자산 매각에 방점을 찍고, 본격적인 부실채권 처리를 연말 이후로 이전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8일 저녁 헝다그룹은 금융상품 상환을 위한 실물자산 상환을 긴급 공지했다. 이에 따라 판매가 기준 절반 이상 할인된 가격에 부동산 처분이 진행될 예정이다. 헝다그룹의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은 최근 판매가 기준 아파트를 28%, 오피스텔을 46%, 상가를 52% 할인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다. 헝다그룹은 또한 전국 28개 성에 관련 업무를 담당할 서비스센터를 설치하고 투자자들에게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다그룹이 금번 조치를 통해 디폴트 우려를 잠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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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수 2021-09-26 07:52:19
언제 파산하는거야
오늘
내일
빨리좀 파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