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임강우 소비자기자]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이 마지막 중복청약 대열에 올라탈 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중복청약을 통한 인기몰이로 약 5조 원에 달하는 공모금액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거품’이 낀 공모가를 중복청약을 통해 개인들에게 부담을 지게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신고서를 정정하지 않는다면 오는 7월 중 ‘중복청약’ 방식으로 코스피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0,060,230주, 공모 희망가는 45만 8,000원~55만 7,000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공모가는 수요예측 기간을 거쳐 오는 7월 12일에 발표된다.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 혹은 그 이상에서 결정된다면 공모자금은 약 5조 6,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IPO 역대 최대 규모로, 지금까지 최대 공모액을 기록한 삼성생명(4조 8,881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이 이름을 올렸다.

크래프톤은 2007년 설립된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다. 2017년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배틀그라운드는 2021년 현재까지 약 7,500만 패키지 이상이 판매됐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의 경우 전 세계 150개 이상 국가에서 누적 10억 회 이상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한 바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크래프톤은 작년 한 해에만 매출액 1조 6,704억 원, 영업이익 7,739억 원을 기록해 국내 게임사 중 1위를 차지했다.

크래프톤은 애초부터 중복청약 막차 가능성을 고려해 상장 예비심사부터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카카오뱅크보다 일주일 앞선 올해 4월 8일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상장 예비심사는 약 2~4개월이 소요되는데, 크래프톤은 지난 6월 11일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받아들고 약 5일만인 6월 16일에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18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까지만 중복청약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최대한 증권신고서 작업을 서두른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높은 공모가에 대한 ‘거품’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크래프톤은 현재 수요예측과정을 진행 중이라 정확한 공모가가 산정되지는 않았으나,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공모 희망가 밴드는 45만 8,000원에서 55만 7,000원 사이다. 크래프톤은 기업가치평가를 위한 방법으로 P/E Valuation 기법을 사용했는데, 해당 기법은 동종 기업(Peer group)들의 주가수익 비율(PER) 평균값을 크래프톤의 2021년 연 환산 지배주주 순이익에 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동종 기업으로 크래프톤과는 사업의 성격이 다른 ‘월트 디즈니’가 포함되고, 국내 게임사 ‘넥슨’은 제외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크래프톤이 환산한 동종기업의 주가수익 비율(PER) 평균값은 45.2x인데, 월트 디즈니의 PER은 88.8x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넥슨은 12.0x에 머물러 낮은 편에 속하기에 의도적으로 넥슨을 지워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크래프톤의 최종 동종 기업으로는 ‘Activision Blizzard’, ‘Warner Music Group’,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일은 오는 7월 14일부터 15일까지로 예정돼 있으며, 배정 공고일은 7월 19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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