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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테크', '롤테크'... 중고 명품 재테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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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테크', '롤테크'... 중고 명품 재테크 인기
  • 이현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4.30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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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명품 거래 인기, MZ세대 열광
'가치 소비'에서 비롯됐지만, 과열 양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

[소비라이프/이현정 소비자기자] 국내 리셀(Re-sell)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남녀노소 리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다양한 물품들이 거래되는 리셀 시장에서 최근 중고 명품의 거래 인기가 뜨겁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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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Re-sell)은 말 그대로 ‘(물건 등을) 다시 판다’는 의미로, 개인이 구매한 물품을 원하는 사람에게 중고로 다시 파는 형태를 이른다. 과거 리셀 시장은 개인 간의 거래로 혹은 중소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으나, 2020년 기준 20조 원까지 그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 롯데그룹이나 네이버, 무신사 등 대기업은 물론 IT 유통 업체까지 참전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지각색의 물품 중 최근 두각을 보이는 물품은 단연 중고 명품이다. 중고 명품 거래가 새로운 재테크가 됐기 때문이다. 국내 중고 명품 플랫폼 ‘필웨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판매를 의뢰하는 고객이 300%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중고 명품’을 검색하면 16만 개 이상의 중고 명품 거래 게시글을 볼 수 있다.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의 신조어 등장을 통해서도 중고 명품 거래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샤넬과 롤렉스는 고급 브랜드 중에서도 상위 브랜드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 상품의 희소성도 크다. 따라서 상품을 구매한 뒤 바로 되팔아도(Re-sell)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인기에 비해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고임에도 가격이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웃돈을 얹어서 파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중고 명품 거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고 명품 매입가를 잘 쳐주는 곳을 묻는 게시글이 많다. 조금이라도 웃돈을 더 얹어서 팔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중고 명품 거래가 처음이라는 게시글엔 “백화점 영수증은 필수”, “판매 시 이것저것 요구하는 사람은 거르세요. 정보만 훔쳐 가고 잠수 탑니다”, 첫 거래면 무조건 온라인 거래 추천” 등 중고 명품 거래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중고 명품 거래의 주요 소비층은 바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또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다. MZ세대가 중고 명품 거래에 열광하는 이유는 MZ세대의 특성과 닿아 있다. ‘가치 소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소비의 가치를 자신에게 집중시키며, 소비를 단순히 ‘돈을 지출하는 것’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취향을 고려해 소비한다. 중고 명품 거래의 이유 역시 중고 명품의 클래식한 매력이 자신의 취향과 맞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MZ세대는 중고 명품을 구매한 후에도 미래에 다시 팔 때 충분한 이익이 돌아올 것을 안다. 즉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충분히 고려한 후, 소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고 명품이 일종의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 20일엔 샤넬이 가격을 올릴 거란 소문이 돌면서 새벽부터 백화점 앞에 수백 명이 몰리는 일이 있었다. 일명 ‘오픈런’으로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기 위해, 백화점 앞에서 문이 열리기 전까지 기다린 것이다. 당시 ‘오픈런’으로 힘들게 구했다며 100만 원 넘는 웃돈을 얹어 파는 리셀러(Re-seller)가 온라인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100만 원을 더 주고 사라고?”, “이건 좀 심하다”, “플미(정상가에 구매해 비싼 가격에 파는 행위) 붙여서 파는 게 자랑이냐” 등 비판의 댓글을 쏟아냈다.

또한, 전문가들의 우려도 있다. 반복적인 리셀을 통해 수익을 올릴 경우, 소득 신고를 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감시할 수 없는 점 때문이다. 조직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후 세금을 내면서 공정한 거래를 해야 하지만, 사실상 탈세의 형태로 거래돼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이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중고 명품 재테크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고공행진 중이다. MZ세대가 리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지금까지 활성화되고 있다. 누구나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중고 거래이므로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쓰레기 감축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고 명품 거래가 투자의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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