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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억눌러왔던 소비력, ‘더현대 서울’에서 폭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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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억눌러왔던 소비력, ‘더현대 서울’에서 폭발했나
  • 이혜주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09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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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후 6일 간 매출 370억 원, 방문자 100만 명 기록
쉬러 가는 백화점이라는 마케팅 통했지만 거리두기 미준수에 대한 우려 있어

[소비라이프/이혜주 소비자기자] 더현대 서울은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으로 오픈 이후로 방문 후기 유튜브 영상까지 올라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창문과 시계가 없는 전통적 백화점과 달리 천장에서부터 햇빛이 들어오고, 공원과 정원, 그리고 폭포까지 있는 파격적인 백화점의 변화에 소비자들이 반응하고 있다.

제공 : 이혜주 소비자기자
제공 : 이혜주 소비자기자

2일 업계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은 프리 오픈 날인 24일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1일까지 3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삼성이나 LG와 같은 가전·리빙 매장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이 나오고, 의류 매장 또한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전제품의 경우 몇 년에 한 번씩 사는 소비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고정 고객이라고 할 수 없고, 고정 고객이 많은 의류 매장의 경우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80% 정도의 매출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370억 원이라는 매출이 오픈 특수 현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지만 3대 명품이라고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매장과 롤렉스 매장은 들어서지 않은 채 오픈하여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외의 명품 매장들이 그 공백을 채웠다. 특히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있는 프라다와 버버리 매장은 보통 매장이라면 대기가 길지 않지만 오픈 첫 주말을 맞아 굉장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전통적 백화점과 차이를 만든 것은 창문과 시계의 존재뿐만 아니라 백화점 매장의 구조였다. 보통 백화점은 양쪽으로 매장이 들어서고 가운데에 의자나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구조지만, 더현대 서울은 한쪽은 쇼핑몰의 형식, 다른 한쪽은 백화점의 형식, 가운데는 편집숍처럼 매장이 들어선 것이 특징이다. 전통을 깬 구조에 소비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쉬었다 가는 백화점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통했지만 인근 교통부터 코로나19 방역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송파구에 사는 50대 A 씨는 “평일이라서 연휴보다 많이 한가할 줄 알았지만 여의도로 들어와 주차하는 데까지 30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또한, 더현대 서울은 첫 30분은 무료 주차이지만 이후부터 10분에 2,000원을 내야 해 인근 IFC몰이나 여의도 한강공원에 주차하는 사람들이 많아 여의도 전체가 주차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더현대 서울은 28일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관련 매장에 대해서만 방역 조치를 취하고 영업을 강행해 비판을 받았다. 또한, 매장 대기 줄에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식음료 매장에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하는 손님들이 많은 상황에 대한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방문자들의 후기가 계속되면서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식음료 매장과 더불어 5층의 ‘사운드 포레스트’ 운영 자체에 대한 비판 또한 제기됐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으로 백화점들이 이용객 휴식공간의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휴게실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나 매장 앞에 있는 의자도 이용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러한 방역 조치 속에서 ‘사운드 포레스트’의 벤치 이용은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더현대 서울은 5일 주말 자율 차량 2부제 실시와 동시 이용객수를 30% 축소해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혔다. 자율 차량 2부제는 강제성을 띄지 않는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더현대 서울로 인한 여의도 전체의 주차난을 해소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동시 이용객수를 축소하고, 사전예약시스템을 만들어 대기 중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빠르게 대처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오프라인 쇼핑몰이나 백화점 매출 침체가 계속됐지만 더현대 서울은 예외였다. 이에 대해 쇼핑몰, 슈퍼마켓, 그리고 백화점이 함께 어우러졌다는 특징과 비경제적 이슈가 발생한 후 소비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보복 심리가 더해져 소비자들을 더현대 서울로 이끌었다는 견해가 있다. 더현대 서울이 경제 활성화의 시발점이 될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 전에 코로나19 상황 해소를 위해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수칙 준수가 더욱 시급한 상황이므로 소비자들의 우려를 잠식시킬 확실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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