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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동전교환과 계좌유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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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동전교환과 계좌유지비
  • 이봉무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2.19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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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입금하거나 동전으로 교환하는 것에 관하여 시중은행은 각각 다른 기준 적용
은행의 업무 현실과 좋은 서비스를 바라는 고객의 눈높이 사이에 합의점 필요

[소비라이프/이봉무 칼럼니스트] 어린 시절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으고 가득 차면 은행에 가져가서 통장에 입금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저축하는 재미를 알려주는 좋은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 그런 고객은 달갑지 않은 듯하다.

은행에서 지폐를 동전으로 교환하거나 동전을 통장에 입금하는 것이 불편해지고 있다. 동전을 입금하거나 동전으로 교환하는 것에 관하여 시중은행은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은행이 같더라도 지점마다 적용되는 기준도 다르게 나타났다. 특정한 요일이나 시간에만 가능하게 하거나 동전 입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업무는 은행의 고유 업무가 아니고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며, 동전을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으로 인해 다른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낮아진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동전도 법정화폐이고 은행은 법정화폐의 거래를 거절하면 안 된다. 

일본의 은행에서는 업무 현실을 반영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큰 은행들은 고객이 개설하고 사용하지 않는 계좌에 대해 계좌유지비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계좌에 대해 1만4000원 정도를 부과할 예정이며, 해당 고객에게 미리 우편이나 메일로 수수료 부과에 관하여 통보하고 3개월 이내에 다시 계좌를 이용하거나 해지하지 않으면 수수료를 계좌에서 공제한다. 

일본에서 개인이 개설한 예금계좌는 7억6000만 개 정도이고 절반 정도가 2년 이상 입출금이 없는 상태이다. 이러한 계좌를 유지하는데도 인건비나 전산비용 등이 소요되므로 실비 수준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비은행 상품의 판매도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예대마진 축소가 상당히 일어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 살펴보면 동전을 바꾸기 어려운 것도 불편한 것이고, 계좌유지비를 내야 한다는 것도 불편한 것이다. 은행들이 돈 되는 일에만 집중하고 돈 안 되는 고객 서비스는 외면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은행의 업무 현실과 좋은 서비스를 바라는 고객의 눈높이 사이에 합의점이 필요한 때이다.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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