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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부는 스팩株 열풍, 가격 급등락 좇는 투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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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부는 스팩株 열풍, 가격 급등락 좇는 투자금 몰려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6.16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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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株... 합병과 무관한 가격 변동성 보여
암호화폐 가격 폭락에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지난 5월 말부터 스팩株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위해 미리 증시에 상장된 서류 회사로 통상 합병 대상 기업의 가치에 따라 주가가 결정된다. 하지만 최근 스팩株의 거래량과 주가 급등은 합병 소식과는 무관하게 나타나고 있어 추후 주가 급락에 따른 투자자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란 비상장 기업을 2~3년 내에 인수, 합병(M&A) 할 목적으로 설립한 서류회사 즉 페이퍼컴퍼니를 말한다. 증권사는 스팩株를 발행해 투자자금을 모집하고,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스팩을 증시에 상장한다.

일반적으로 스팩의 인수합병은 상장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며, 기한 내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된다. 보통 주식이 상장 폐지가 되는 경우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지만 스팩株에 투자한 투자자는 원리금은 물론 은행 예금 수준의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기도 한다. 

스팩株 수명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인수합병 전에는 스팩株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한 소재가 없기 때문에 큰 폭의 주가 변동이나 대규모 거래가 없다. 이후 특정 비상장 기업과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 해당 기업의 가치 평가에 따라 스팩株 주가도 크게 오르내린다. 인수합병이 완료된 후에는 합병 시너지에 따른 실적 호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 변동성을 보인다.

하지만 최근 스팩株 주가 변동폭을 보면 인수합병 전인데도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8일 이틀간 진행된 삼성머스트스팩5호의 청약 경쟁률은 908.5대 1을 기록했다. 아직 합병 계획이 명확치 않은 스팩株에 수많은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지난 11년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스팩의 합병 성공률은 49.2%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절반이 넘는 스팩은 3년 이내에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해 청산됐다. 스팩株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비상장 기업과의 합병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같은 스팩株 주가 변동의 원인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투자처를 찾는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거래량이 늘고,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스피가 횡보하고 대다수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팩株가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스팩은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되는 주식 물량도 적어 자금 이동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크고 시세 조종도 쉬운 편이다.

스팩株 가격 급등락에 시세 조종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일부 스팩 종목에 대한 기획감시 방침을 발표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와 거래량이 급등한 스팩 20개 종목에 대한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와 시세 조종 및 부정 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혐의가 포착되면 수사기관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합병 대상 비상장 기업의 펀더멘탈과는 무관하게 불규칙적으로 주가가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는 스팩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판에 뛰어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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