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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도는 부(富)] 조공의 집산지에서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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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도는 부(富)] 조공의 집산지에서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러시아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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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공국으로 이루어져 있던 러시아는 전투에서 패하며 몽골이 지배
모스크바는 조공을 비롯한 물자가 많이 모이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도시가 성장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나폴레옹과 히틀러는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지만 둘 다 실패하고 몰락한다. 두 전쟁 모두 영국이라는 적을 놔둔 상태에서 러시아라는 새로운 적을 만든 것이 패전의 원인이었다. 전력이 분산되면서 효율적인 군수물자 배분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후로 전쟁을 치르면서 같은 기간에 전선을 두 곳에 두는 것을 금기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에는 강한 무기가 있었다. 바로 혹한이다. 매서운 겨울 추위가 있던 러시아는 강한 적을 상대로 싸우지 않았다. 땅이 넓어 도망갈 곳이 많았던 러시아는 상대가 지치도록 피해 다니며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전술을 사용했다.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던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술이었다. 그래서 러시아와 전쟁을 치를 때는 혹한의 겨울이 찾아오기 전에 끝내야 했다. 그런 러시아도 무릎 꿇린 나라가 있었다. 바로 몽골이다.
 
러시아라는 나라가 있기 전 키예프와 모스크바를 비롯해 여러 공국으로 이루어져 있던 이들은 몽골과의 전투에서 패배하며 지배를 받았다. 전쟁에서 승리한 몽골은 자신들에게 조공을 바치는 조건으로 항복을 받아주었다. 몽골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공국들의 조공을 모아서 받았는데 이때 여러 곳에서 보낸 조공들이 모였던 집산지가 바로 모스크바 공국이다. 
 
너무나도 추웠던 탓에 모스크바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조공을 비롯한 물자가 많이 모이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도시가 성장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던 모스크바는 킵차크 칸국의 세력이 약해지자 그동안 키운 힘으로 독립을 하게 된다. 
 
하찮은 시골이던 모스크바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물자가 모이고 사람이 모여들어야 성장할 수 있다. 물자가 지나쳐가는 곳이 아닌 물자가 모였다가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거래가 발생하고 부(富)가 움직이며 사람이 모여 성장한다. 일본과 해저터널 문제에 망설이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답을 주는 역사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터널이 뚫리는 순간 부산은 물자가 머무는 곳이 아닌 스쳐 지나는 곳이 된다. 모스크바는 역사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받아 오늘날의 러시아로 발전했다. 해저터널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자칫 성급한 사고로 나중에라도 해저터널이 진행된다면 키예프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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