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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홈코노미 시대’ 무엇이든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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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홈코노미 시대’ 무엇이든 집에서
  • 전지원 기자
  • 승인 2021.03.15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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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려워진 외부 생활... '집'에서 영화 취미생활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 시장도 동반 성장

[소비라이프/전지원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비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집에서 모든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홈코노미가 자리 잡은 것이다.

나 홀로 소비족 증가
코로나19가 우리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까지 바꿔놓고 있다. 퇴근을 하고 식당, 카페, 술집에 들러 시간을 보내고 하루를 마무리했던 사람들은 바깥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이제 ‘집콕 생활’에 눈을 돌리게 됐다.

가정주부 한 모 씨는 집에만 있는 것이 익숙해져간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일주일간 집 밖으로 한발짝도 나서지 않기도 했다. 그는 “집 안에서만 지내면서 답답했지만 불편함은 생각보다 없었다”라며 “장은 온라인에서 이용하고 태블릿으로 운동도 하고 박물관도 구경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화상회의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출을 꺼리는 집콕족들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 각종 경제 활동을 즐기는 것을 뜻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 시장이 부상한 지 오래다. 감염 우려로 인해 생활 반경이 집으로 국한되면서 외부 소비 활동을 대체해 줄 수 있는 서비스들이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1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2% 증가한 15조 63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식품이나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아졌는데, 음식서비스가 60.6%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가전·전자·통신기기도 42.4% 늘었다.

취미생활을 집에서 배송받는다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커피머신이나 인테리어 용품과 같은 ‘홈테인먼트’ 상품이 인기를 끌었고 ‘선물하기’와 ‘라이브방송’이란 비대면 소통 방식이 새로운 소비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실내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각종 공예나 공작 취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집 내부 장식이나 배치를 고민하다 보니 허전함과 불편함을 대체할 생활용품을 직접 만드는 쪽으로 관심이 옮아간 셈이다. 이런 수요에 호응해 혼자 사는 가구 구성원들도 전문적인 장비와 기술 없이 만들 수 있는 각종 묶음형(키트)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진입장벽 또한 낮아지고 있다.

자수나 도예, 가죽공예 등 이전까지는 공방에 가야만 배울 수 있던 취미를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배울 수 있는 ‘취미 플랫폼’은 혼자서 취미에 빠져드는 비혼 가구를 공예 전문가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분야의 공예 외에도 재테크부터 홈트레이닝까지 코로나19 시대에 걸맞은 실내용 취미 콘텐츠는 수백 가지에 달한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밀키트’제품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집밥 문화가 확산되며 미리 손질된 재료와 표준화된 레시피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소다. 최근엔 가정간편식에서 진화한 레스토랑간편식(RMR)이 주목을 받고 있다. 조리가 편한 음식 위주로 구성된 일반 가정간편식에서 나아가 레스토랑간편식의 경우 고급 식당의 맛과 독특한 분위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맛이 검증되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업체들이 RMR 개발에 적극 뛰어들면서 볼륨 자체가 커지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진단이다. 또한 호텔 등도 RMR에 나선 상황이라 앞으로도 간편식이 다양한 메뉴로 진화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외모보다 집… 가구 업계 매출 늘어
코로나19로 집에 대한 인식과 역할이 변화하면서 홈퍼니싱(home furnishing·집 꾸미기)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2010년 10조 원에서 2023년 18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 환경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구와 인테리어 업계는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국내 가구 업계 1위인 A사는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이 25.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0% 이상 증가했다. 다른 가구 기업 B사는 2019년 9월~2020년 8월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6%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온라인 판매율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가구 거래액은 약 2조 3,058억 원으로, 재작년 동기 대비 3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이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공간만이 아닌 여가와 자기계발을 즐기는 공간으로 변하면서 업체들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에 나섰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다. 창을 열지 않고도 환기가 가능한 창호 결합형 실내 공기질 관리 솔루션 제품은 내부 감지 센서로 실내 공기를 자동으로 측정해 오염된 실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고, 3중 필터를 거친 외부 공기를 실내로 들여와 쾌적한 공기를 유지해준다. 실생활소음 저감 및 충격 흡수에 효과가 있는 주거공간용 바닥매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층간소음 피해 사례가 급증하면서 실생활소음을 줄여주는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주방과 붙박이장 등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주방과 침실을 꾸밀 수 있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문 하루 만에 도착하는 파격적인 가구 배송 서비스나 실제 리모델링을 계획 중인 고객의 사연을 받아 프로그램으로 시연하는 등 볼거리를 제공한 라이브커머스도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집콕족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 출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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