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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급등… 생산자 물가 지수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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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급등… 생산자 물가 지수 어쩌나
  • 양현희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0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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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
한국은행, “당분간 상승세 이어질 것"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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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양현희 소비자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각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면서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물가에 직격탄이 되어 일각에서는 소비자 부담 증가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원자재는 원유, 금속, 농산물로 분류되는데, 3가지 섹터가 동시에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먼저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마이너스 가격까지 내려갔으나 13개월 만에 장중 배럴당 62.29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받는 석탄 및 석유 제품(+8.1%), 화학 제품(+1.0%) 등도 가격이 올랐다.

금속의 경우, 제조업에서 원유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구리의 선물 3월물 가격은 톤당 8,6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1년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수치이다. 철광석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톤당 81.07달러까지 하락하였으나, 지난달 173.55달러를 기록했다. 주석, 니켈 등 비철금속도 비슷한 기울기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농작물의 경우, 옥수수는 1부셸당 5.5달러에 육박하여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고 쌀, 밀 같은 주요 작물도 모두 가격이 급등했다. 농작물 가격 폭등의 원인에는 기후변화와 코로나19의 영향이 있다. 아시아에 폭우가 지속됐고, 라니냐 현상으로 미국과 남미에서도 작황이 악화된 것이다. 

앞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을 상향한 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축산물, 국제유가 등 원자재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원자재 가격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 있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 인상은 여러 업종에 타격을 주며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660개 제품 중 95개 품목의 소비자 가격을 평균 5.6% 인상했다. 뚜레쥬르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90여 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약 9% 올렸다. 즉석밥 점유율 1위 업체 CJ제일제당은 이달 말 '햇반' 가격을 6~7% 올릴 계획이다. 샘표식품은 반찬 통조림 제품 12종 가격을 평균 35%가량 인상했고 동원F&B 역시 지난달 중순 꽁치, 고등어 통조림 가격을 각각 13%, 16% 올렸다. 

외식 업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맥도날드는 25일부터 30종 품목의 가격을 2.8% 올린다고 밝혔고, 롯데리아도 버거, 디저트 등 제품 25종의 가격을 약 1.5% 인상했다. 치킨 업계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닭고기 공급에 차질이 있어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중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곡물가격 상승이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점을 볼때, 국내 소재식품, 사료 업체들의 원재료 투입단가는 올해 1분기 본격적으로 2분기에 굉장히 심화된다"고 전한 바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국내 물가 상승은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할 수밖에 없다. 이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미리 농산물을 구매하자", "당분간 외식을 줄이고 소비를 줄여야겠다" 등 물가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물 경기 회복에 의한 것인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전망인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공급이 탄력적으로 늘어 원자재 가격이 하루빨리 안정화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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