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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온도와 습도가 야외운동 하기에 아주 알맞다. 운동을 게을리 했던 사람도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맘이 생긴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전혀 않던 사람이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적당한 운동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피로에 대한 면역력도 키워준다.하지만 오래 운동을 안 해 신체기능이 약해진 사람이 시작할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한 뒤 바뀐 계절환경에 몸이 적응하는 기간을 두고 가장 알맞은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독이 돼선 안 된다. 내게 맞는 약이 되는 운동요령을 알아본다. 운동하기 앞뒤로 스트레칭은 필수걷기, 달리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해도 운동 전 몸을 풀어주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뼈와 관절이 굳어있는 상태에서 바로 운동을 하면 무리가 올 수 있다. 맨손체조나 기지개를 켜는 동작을 되풀이한 뒤 본격적인 걷기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굳은 골격들도 풀린다. 운동을 마치고나서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 관절통, 근육통을 막을 수 있다. 스트레칭 땐 될 수 있는 대로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한 최대로 펴고 구부리는 게 효과적이다. 운동하기 앞뒤에 하는 스트레칭은 10분쯤이 적당하다. 처음엔 가벼운 걷기부터운동을 오랜만에 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온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격한 운동을 오래 할 경우 돌연사 등의 위험이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한 사람 또한 운동을 처음 할 땐 반드시 워밍업단계를 거치는 게 좋다. 가볍게 하루 30분쯤 걷기를 주 3회 하는 게 좋다. 걷기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어 허약체질이나 비만체질,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도 효과적이다. 자전거·인라인 탈땐 보호장비 갖춰야가벼운 조깅으로 몸이 적응단계를 거치면 운동 강도를 좀 더 높여도 괜찮다.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지만 흥미를 못 느끼면 중도포기 하는 경우가 많다.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에겐 배우는 재미,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는 스포츠가 적격이다. 걷기나 달리기보다 강도가 높으면서 놀이가 될 수 있는 야외운동으로 자전거, 인라인 등이 있다. 기구를 이용해서 하는 운동인 만큼 부상당하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방어능력이 부족한 어린이, 어르신들이 이런 운동을 할 땐 꼭 헬멧과 손목·무릎·팔꿈치보호대 등 보호 장비를 갖춰야 한다. 자전거나 인라인은 밤보다는 낮 시간대가 좋다. 봄철 산행 땐 여벌 옷 준비해야 따뜻한 봄이 오면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진다. 건강도 관리하면서 봄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등산을 그저 야유회쯤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다. 자신이 느끼는 기온과 산에서의 체감온도가 많이 다르다는 걸 명심하고 옷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낮은 곳은 포근해서 땀이 많이 나지만 정상에 가까울수록 기온이 내려가 한기가 느껴진다. 따라서 얇은 여벌옷을 준비해 찬 기운이 느껴지면 땀에 젖은 옷을 벗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이밖에 골절 등의 사고에도 주의해야 한다.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제대로 된 등산화를 신는 센스도 필요하다. 발목이 있고 방수와 통풍기능을 갖춘 등산화가 좋고 끈을 너무 조이지 말아야 한다. 운동과 함께 수분·영양 균형을운동 못잖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의 수분이 노폐물과 함께 땀으로 빠져 나간다. 따라서 부족한 수분을 채워줘야 한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는 게 피부노화방지와 피로회복에 좋지만 황사먼지, 꽃가루 등 유해물질이 많이 생기는 봄철엔 특히 그렇다. 운동 땐 갈증을 풀 정도로만 물이나 알칼리음료를 마시되 평상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여 보자. 춘곤증, 만성피로, 바이러스성 감기 등에 자주 걸리는 사람은 면역력을 높이는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이 들어있는 야채와 과일 등으로 영양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봄철 야외운동 체크리스트>① 운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② 황사가 심한 날엔 야외운동을 삼간다.③ 새벽이나 밤엔 체온유지에 신경 쓴다.④ 처음엔 가벼운 조깅부터 시작한다.⑤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한다.⑥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섭취한다.⑦ 몸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삼간다.⑧ 호흡곤란이나 심장에 통증이 느껴지면 곧바로 멈추고 쉰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05-20 00:00

눈부시게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살, 코끝을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 보드랍게 솟아오르는 연록 빛의 새순…. 싱그러운 봄을 느끼게 하는 자연의 모습이지만 단연 봄의 여왕은 화사한 꽃. 그 중에서도 수줍은 얼굴이 발그레한 벚꽃은 티 없이 맑고 상큼하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바람결에 후두둑 떨어지기라도 하면 소년을 뒤로하고 떠나가는 소녀의 아련한 뒷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무미건조하게 지녀왔던 감성이 살아남을 느낄 수 있다.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9일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3월 18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피기 시작해 중부내륙 산간지방은 4월 9일 뒤에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4월이면 전국에서 크고 작은 수 십 개의 벚꽃축제가 열린다. 어디로 가서 어떻게 즐겨야 할지 알아보자.진해군항제(3월 27일~4월 5일)진해군항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벚꽃축제로 1963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국내서 가장 오랜 된 벚꽃축제다. 진해는 30만여 그루의 벚꽃나무에 핀 벚꽃터널이 유명하다. 군항제는 종합문화축제로서 매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진해시가지 전체 벚꽃은 34만4000그루로 시내 중심가 가로수를 중심으로 꽃이 피기 시작, 시 외곽으로 번져간다. 대부분의 꽃이 활짝 피면 도시전체가 환상적인 연분홍빛으로 물든다. 진해벚꽃은 95% 이상이 꽃이 크고 화려하다. 해군기지사령부 등지의 벚나무는 50~60년 된 것들이 많아 웅장함까지 느끼게 한다.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47회 진해군항제는 3월 27일 개막돼 4월 5일까지 10일 동안 이어진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7개 국, 14개 팀, 800여명이 참가하는 ‘2009 진해 세계군악의장 페스티벌’이 열려 축제분위기가 뜰 것으로 보인다.섬진강 벚꽃 축제(4월 3~5일)  섬진강변 벚꽃축제는 4월 3일부터 5일까지 섬진강변 일대에서 ‘오산과 섬진강의 만남, 벚꽃과 함께하는 추억’이란 주제로 열린다. 벚꽃 가요제, 댄스패스티벌, 마술공연, 인라인스케이팅 경주, 섬진강 벚꽃길 걷기, 벚꽃연주회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행사가 예정돼 있다.우리나라 제일의 청정하천인 섬진강 도로변을 따라 피는 벚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더구나 섬진강을 휘감고 있는 오산에 오르면 섬진강 분지로 이뤄진 구례읍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오산 정상엔 원효, 도선, 진각,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사성암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이와 함께 잘 알려진 지리산 화엄사와 천은사, 산동면 산수유마을과 온천 등도 자동차로 20분 거리 안에 있다. 구례에선 싱그러운 봄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도 여러 가지 있다. 그중 참게 매운탕, 다슬기탕, 산채정식, 비빔밥 등이 봄철 입맛을 돋운다. 특히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십리 벚꽃길은 연인과 같이 걸으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고 알려져 ‘혼례길’로도 불린다. 완연해진 봄 햇살 아래서 순백의 꽃비를 맞으며 걷는 연인들은 저절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제주도 왕벚꽃 축제(4월2~8일)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벚꽃소식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제주도다. 따뜻한 그곳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들 중에서도 꽃잎이 크고 아름다운 제주자생종 왕벚꽃을 보며 겨울의 추위와 매서운 바람을 잊고 봄의 정취에 젖어 드는 것도 제주관광의 묘미다. 제주 왕벚꽃은 서귀포 시내와 중산간도로, 종합경기장 등 도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왕벚꽃은 화사하고 탐스럽다. 더디 피지 않고 2∼3일 사이에 확 피어난다. 제주시 전농로거리를 비롯해 광령리 무수천에서 항몽유적지 사이의 거리, 제주대학교 진입로가 벚꽃길로 인기다. 보통 3월말에서 4월초까지 벚꽃구경이 가능하지만 제주 한라산 중턱의 산간도로는 4월 둘째 주까지도 벚꽃을 볼 수 있다. 제주왕벚꽃축제는 1991년 ‘제주벚꽃잔치’로 시작됐다. 처음엔 제주의 대표적 벚꽃거리인 제주시 전농로에서 시작됐으나 행사장이 좁아 몇 년 전부터 제주시종합경기장에서 치러져왔다. 지금도 전농로에선 벚꽃이 만발할 무렵 사생대회 등 문화행사들이 열린다. 한 때 4월초에 왕벚꽃축제가 열릴 땐 벚꽃이 예상보다 빨리 피어나면서 공무원들이 벚나무 밑둥에 얼음찜질을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온도를 낮게 해 꽃이 행사기가에 맞춰 피도록 하기 위한 처방이다.전문가가 안내하는 가운데 왕벚꽃 자생지를 둘러보는 ‘문화유적탐방’프로그램도 진행되며 밤엔 불꽃놀이로 시내 전역에서 밤하늘을 수놓는 찬란한 폭죽을 즐길 수 있다. 청풍호반 벚꽃 축제(4월 10~12일)제천시 금성면 청풍호반 입구에서부터 청풍면 소재지까지 13㎞ 구간은 수천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해마다 4월 중순이면 화사한 벚꽃이 활짝 피어 터널을 이룬다. 산과 도로변에 핀 개나리와 진달래 등과 어우러져 절정을 이루면서 전국에서 많은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천시와 제천문화원은 1997년 처음 청풍명월 벚꽃축제를 열었다. 이후 해마다 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축제는 청풍문화재단지 주변 가로수와 면 소재지에 축등이 내걸려 분위기를 뜨게 하고 본 행사 이틀 동안 청풍부사 행렬도 재연된다. ‘청풍부사의 봄나들이’로 이름 지어진 청풍부사 행렬은 청풍이 사열현(고구려)-내제(신라)-청풍현(고려 현종)을 거쳐 조선 현종 때 청풍도호부로 승격하면서 부사(府使)가 취임하게 된 것을 경축하는 뜻에서 열린다. 청풍면 소재지에서 청풍문화재 단지까지 2㎞구간을 오가면서 시연되는 행사다. 축제 기간 면 소재지에선 전통품바공연을 비롯해 각설이 공연, 사물놀이 등의 공연과 전국에서 몰려든 200여 장사꾼들이 한바탕 난장을 벌여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청풍호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벚꽃 길을 홍보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기간엔 지역 농·특산물 전시판매장과 향토음식장터 등이 마련되며 10일엔 청풍문화마을 특설무대에서 남사당놀이공연 등의 개막식행사가 열린다.11일엔 청풍 벚꽃문화예술동아리 경연대회, 마술공연 및 퍼포먼스, 노인 장기대회, 12일엔 벚꽃사생대회, 세계의 댄스퍼레이드 등 행사가 열린다. 제천 한방차 시음회, 천연염색, 약초음식체험, 떡메치기, 수석전시회 등도 사흘간 펼쳐진다.전철 타고 가는 벚꽃 구경마음은 벚꽃길을 달리지만 짬이 안 나면 전철을 타고 가는 벚꽃구경이 제격이다. 전철로 가는 벚꽃구경은 밤 벚꽃놀이를 즐기다 마지막 전철을 타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만점이다. 대표적 벚꽃나들이코스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여의서로 1.7㎞ 구간에 1500그루의 벚꽃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4월 10일께 벌어지는 벚꽃축제 땐 밤 벚꽃놀이도 가볼 만하다. 남산 남·북쪽 순환로 역시 아름다운 벚꽃길로 이름나 있다. 순환로를 따라 약 7.8㎞ 늘어선 2100그루의 벚꽃나무가 이즈음 온천지에 벚꽃을 휘날린다. 부천 도당산 일대 벚꽃동산의 벚꽃축제도 유명하다. 1.8㎞의 벚꽃터널 아래서 산책해도 좋고 밤 벚꽃 구경도 좋다. 경인선 부천역과 소사역에서 버스로 15분거리다. 인천대공원은 후문에서부터 호수에 이르는 1.5㎞ 구간의 660여 그루 벚나무가 함박눈처럼 벚꽃잎을 떨궈내는 4월 초면 환상적인 벚꽃길이 된다. 경인선 송내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04-13 00:00

장윤정의〈어머나>는 2006년 말 한 방송사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조사한 결과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인기곡으로 떴다. 지금도 그 여세를 몰아 꾸준히 불린다.노래를 만든 사람은 ‘음악인 겸 매니저’ 윤명선 씨(42). 트로트풍의 대중가요 <어머나> 작사·작곡가로 이름 나 있다. <어머나>하면 신세대 여가수 장윤정(29)을 떠올리지만 가요계에선 다르다. 가수의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뛰어난 작곡과 시의성에 맞는 노랫말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질 때 히트의 길에 들어선다는 게 가요계 통설이다. 이런 맥을 기차게 잡은 사람이 바로 윤 씨다. <어머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에피소드는 꽤 재미있다. 말 그대로 ‘어머나!’ 할 정도로 졸지에 태어난 곡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어느 날 윤 씨가 길을 가는데 바로 앞에서 어떤 아기엄마가 ‘어머나!’ 하면서 대(大)자로 넘어졌다. 그 때 거의 동시에 바로 옆에서도 ‘어머나!’ 소리가 들렸다. 아이를 안고 가던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아기가 손으로 얼굴을 치자 놀랐던 것. 그날 ‘어머나’를 10번 이상 들었던 윤 씨는 ‘어머나!’ 하며 무릎을 쳤다. 여자들은 놀라도 ‘어머나!’ 슬퍼도 ‘어머나!’ 기뻐도 ‘어머나!’ 반가워도 ‘어머나!’…. 30분 만에 작사·작곡 완성 이렇게 중독성이 강하면서도 여성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말도 없겠다 싶었다. 갑자기 재미난 악상이 떠올랐다. ‘이걸 갖고 노래를 만들면 히트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머나’란 말이 여성에게 주는 느낌을 살리는 밝고 경쾌한 노랫말 짓기에 나섰다. 대중가요 <어머나>는 그렇게 해서 태어났다. 작곡·작사하는데 다 합쳐서 30분도 채 안 되게 걸렸다. 진통 없이 벼락치기로 탄생한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가 전 국민의 애창곡이 돼버린 공전의 히트곡 <어머나>다.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장윤정 특유의 콧소리가 어우러져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쉽게 한 것이다. 윤 씨의 동물적 감각은 신세대 가수 장윤정을 처음 봤을 때도 빛을 발했다. 원래 그가 생각했던 노래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엔가 가수 계은숙이었다. 계씨 쪽에서 노래를 부탁해 <어머나>를 작사·작곡해 건넸다. 결과는 퇴짜였다. 게다가 인연이 안 되려고 그랬는지 곡을 갖고 일본으로 갈 즈음 일이 터졌다. 계은숙이 도박사건에 얽혀 활동이 힘들어졌다. 그 뒤 주현미, 송대관, 김혜연 등 8명의 가수가 <어머나>를 녹음했지만 ‘노래가 가볍고 깊이가 없다’는 이유로 줄줄이 거절당했다. 주현미는 “제목을 바꾸면 부르겠다”고 했지만 윤 씨가 거부했다. 주현미가 부르면 노래는 뜨겠지만 위트와 경박함을 접목한 노래의 특성이 죽을까봐 걱정해서였다. 그런 가운데 가수를 찾던 중 장윤정이 속한 연예기획사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윤정과 윤 씨는 그렇게 해서 첫 대면을 했다. “<어머나>로 취입하고 싶다고 하기에 일단 가수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했죠. 그렇게 해서 윤정이를 소개 받았어요. 얼굴 한 번 딱 보고 OK 했습니다. 오디션도 볼 필요 없다고 했죠. 매니저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얼굴만 봐도 답이 나오거든요. 나중에 들어보니 노래도 제법 잘 하더군요.” 윤 씨의 회고담이다. 노래 뜨자 ‘미운 오리새끼’ 취급  노래는 결국 ‘생짜 신인’ 장윤정에게 돌아갔다. 녹음 때 윤 씨는 노래가 확실히 뜬다는 감이 왔지만 장윤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노래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작곡 1년 만에 음반으로 나온 <어머나>는 8전9기 끝에 초대형 대박을 터뜨렸다.노래가 갑자기 빅히트하면서 주변의 견제가 심했다. 장윤정이 공연 때 대기실에 못 들어가 차에 있다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젊은 가수들 사이에선 트로트를 하는 이상한 또래 가수고, 트로트가수에 끼기엔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당한 것이다. 1집 음반 <어머나>의 엄청난 성공 뒤 ‘장윤정이 2집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너도 나도 곡을 주기 시작했다. 얼추 100곡이 넘었다. 장윤정은 경기도 오산에서 태어나 오산·수원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수원 영신여고, 서울예술대를 졸업했다. 2005년엔 ‘경기 방문의 해 홍보대사’로도 뛰었다.장윤정은 1999년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으며 촉망 받는 신인가수로 주가를 올렸다. 하지만 계속된 불운이 발목을 붙들었다. 앨범준비를 했지만 돈이 없어 꿈을 못 피웠다. 옮긴 음반회사마저 무너졌다. 가세가 기울자 식구들은 흩어져 끼니걱정을 해야만 했다. 달동네에서 살 때 밤에 도심을 내려다보며 ‘저렇게 집들이 많은데 식구가 한데 모여 살 곳 하나 없나’ 생각하며 거의 매일 울었단다. 2000년~2003년까지는 ‘정말 먹고 살기 힘들구나!’ 하는 말을 실감했다며 요즘에도 그 때를 떠올리면 절로 힘이 난다고 했다. 2004년 연말 가요대상 휩쓸어작곡·작사가 윤명선 씨는 가요계 최고 ‘히트곡제조기’로 통한다. 매니저들 사이에서 ‘경옥고’로 불리는 그는 홍보뿐 아니라 작사·작곡에 음반프로듀서 실력까지 갖춘 가요계 멀티플레이어다. 장동건, 박진영, 김사랑을 스타로 키워냈다. <어머나>로 여러 가요대상 시상식장을 휘젓고 다녔을 만큼 상복이 터졌다. 2004년 연말엔 KBS·서울가요대상(작곡가상)도 휩쓸었다. 가수 옆에 붙어 말이 떨어질 때마다 물건을 대령하던 ‘가방 모찌’ 윤명선은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사장이 돼있다. 그는 트로트만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가 노래를 작곡해 준 가수는 김현정, 장나라, 보보, 박상민, 김혜연, 심수봉, 조용필 등에 이르기까지 나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음악작품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가요계 마법의 손’ 윤 씨의 음악창작활동은 여전히 대단하다. 국내 가요차트 1위는 물론 나라 밖으로 건너가 타이 인기 차트 1위에 오른 슈퍼 주니어티의 <로꾸거>, 인기 발라드로 노래방 애창곡 1순위였던 이루의〈까만 안경>도 그가 작곡한 노래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9-03-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