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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곰탕집 '하동관' 옛명성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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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곰탕집 '하동관' 옛명성 그대로
  • 정민정기자
  • 승인 2013.05.02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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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에도 줄서서 기다려...

5월1일 근로자의 날, 직장인의 반이상은 휴무로 출근하지 않는 날이다. 평일에 가면 직장인들로 만원이라 먹기 힘들다는 명동의 유명한 곰탕집 '하동관'을 찾았다. 1939년 서울 삼각동에서 시작하여 몇차례 옮겨 지금의 명동에 자리잡기까지 70여년, 지금은 대물림 끝에 '김희영'사장이 손맛을 살리며  가업을 잇고 있다. 12시 반쯤  한산하길 기대하고 들어선 식당에는 벌써 손님으로 만원. 줄지어 서있는 것을 보고 오산이었음을 깨달았다. 줄서서 값을 지불하고 날계란을 받아들고 안내한 자리에 앉자 2분도 채 안되어 음식이 나왔다.

▲ 명동 '하동관' 입구 전경
'하동관'의 곰탕은 국내산 최상등급 한우만 사용하는데 머리,사골,도가니,양지머리, 내장 등 여러부위를 만 하룻동안 푹 고아서 국물이 진하고 구수하다. 유명하다는 다른 몇 곳을 다녀봐도 역시 비교할수 없는 맛을 낸다. 뜨거운 곰탕은 전통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최고의 고기를 담아낸다는 자부심과 먹는동안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귀찮고 무거워도 놋그릇을 고집한다.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도 별미인데 조미료 대신 새우젓갈로 맛을 내어 사흘간 항아리에서 삭인 후 손님상에 올린다. 주전자에 깍두기 국물을 담아 취향대로 곰탕국물에 부어 먹는 감칠 맛도 즐길 수 있다.

 

▲ 밥을 말은 곰탕과 깍두기,날계란
음식값은 약간 비싸지만 한우와 전통의 손맛에 비길만 하다. 보통은 만원이고, 고기양이 추가되는 특은 만이천원이다. 메뉴에 '20공'이라고 쓰여있어 종업원에게 물었더니 별뜻은 없고 옛날부터 2만원짜리 특별주문 하면 내주던 거라 그렇게 표시한 것이라 한다. 식사를 마치면 기다리는 사람의 눈치가 보여 바로 일어서야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제대로된 곰탕 한그릇을 먹었다는 뿌듯함으로 기억에 남는 식당이다. 영업시간은 아침7시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 3개의 큰 가마솥에서 끓여낸 국물이 다 떨어지면 그 날 영업은 끝이다. 금싸라기 명동땅에서 저녁 장사를 하지 않는 식당이 또 있을까 의문이 든다. 주로 옛 향취를 못잊어 하는 노년층이 많이 찾았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국인 특유의 맛과 영양을 즐길수 있고, 한번 먹어본 사람이면 또 찾아오는 그런 몇안되는 서울의 명소가 되었다는 느낌이다. 구한말 "하동관' 을 명동에서 한번 느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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