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MZ소비] 맛도 향도 취향따라... 2030 와인사랑 뜨겁다
상태바
[MZ소비] 맛도 향도 취향따라... 2030 와인사랑 뜨겁다
  • 배현영 소비자기자
  • 승인 2022.02.28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와인의 인기는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술 문화를 보여준다. '홈술'과 ‘혼술’ 트렌드에서 알 수 있듯 최근 몇 년간 소비자들의 술 문화는 취하는 것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술을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 이러한 트렌드는 소주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술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와인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 


B 씨는 “동아리 회원이 아닌 친구들도 와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와인을 사서 ‘혼술’할 때도 많고 친구들과 홈파티를 할 때 와인을 즐겨 마신다”고 답했다. /사진=언스플래쉬

국내 와인시장 성장세가 매섭다. 코로나19로 ‘홈술’, ‘홈파티’가 유행하고 편의점 와인의 대중화로 와인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20대와 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와인의 인기가 뜨겁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서 11월까지 누적 와인 수입액은 5억617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했다. 와인 연간 수입액은 2018년 2억4400만 달러에서 2019년 2억5926만 달러로 늘어 2020년 처음으로 3억 달러를 돌파했다. 아직 2021년에는 연간 자료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미 5억 달러를 넘겼다. 

와인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은 2030세대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2030 세대의 와인샵 이용 비중은 전체 세대 중 64%로, 2019년 상반기보다 5% 포인트 증가했다. 와인숍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30대의 경우 2019년에 비해 2021년 상반기 와인숍을 이용하는 횟수가 213% 증가했으며 20대 역시 1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와인숍 결제 건당 금액은 15% 증가해 같은 기간 40대 5%, 30대 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3배 이상 높다. 타 연령층에 비해 20대의 와인 소비가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와인코너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박지연 기자

서울 소재 대학에서 와인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 중인 A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동아리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히려 동아리 가입 희망자가 늘었다”며 “최근까지도 꾸준히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어 찾아오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동아리 회원인 B 씨는 “동아리 회원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와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와인을 사서 혼술 할 때도 많고 친구들과 홈파티를 할 때 와인을 즐겨 마신다”고 답했다. 

직장인 박 씨는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와인은 가끔 마신다”며 그 이유를 “와인은 분위기를 차분하고 품위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와인의 인기는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술 문화를 보여준다. '혼술'의 유행에서도 알 수 있듯 최근 몇 년간 소비자의 술 문화는 취하는 것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술 자체를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

이러한 트렌드는 소주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술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와인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 특히 수십 수백 종에 이르는 와인 중에서 자신과 맞는 와인을 찾는 즐거움 때문에 와인을 찾는 사람도 있다. 

또 과거와 달리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대도 다양해지는 등 와인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한 몫했다. 분위기 있는 술자리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간편하게 와인을 구매해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편의점에서 와인을 구매해 가벼운 안주와 집에서 즐기는 ‘홈술’, ‘홈파티’ 문화가 대중화된 것은 와인 인기에 불을 붙였다. ‘2020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농림축산부)’에 따르면, 응답자의 65.7%는 코로나 이후 술을 마시는 장소를 바꿨고 특히 집에서 술을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은 87.3%였다.  

사진=이마트24
사진=이마트24

4초에 한 병씩 팔렸다 

편의점 와인 판매도 늘었다. 이마트24는 2020년 305만 병의 와인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중 75만 병이 연말 홈파티 수요가 많은 12월에 판매됐다. 12월 한 달 동안 4초에 1병씩 와인이 팔린 셈이다. 이마트24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재작년에도 173만 병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작년 판매량은 이보다도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해 상반기 와인 매출을 보면 CU(120.2%), GS25(130.5%), 세븐일레븐(241.2%), 이마트24(143.1%) 등으로 모두 세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들은 초저가 와인은 물론 프리미엄 와인까지 품목을 다변화했다. 자사 편의점에서만 찾을 수 있는 독점 와인의 수도 늘리는 추세다. 

와인과 같이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의 경우 ‘스마트오더’ 서비스 등을 통해 온라인 구매하더라도 배송이 불가능하고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서 픽업해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영향력이 크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 와인 사업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마트24는 2019년 처음으로 영업을 시작한 주류 특화 매장을 올해 4000개로 확대하고, 이마트24 앱 예약구매 시스템도 강화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조건을 만족하는 점포들에 와인 전문 컨셉 샵인 ‘와인 스튜디오’를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GS25도 주류 특화 점포를 늘리고 있고, 업계 최초로 와인 PB 브랜드를 론칭한 CU도 PB 브랜드 시리즈 다양화 등으로 판매 규모를 키울 계획이어서 편의점업계의 와인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현영 소비자기자 naegrim@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