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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투자로 탄생한 ‘오징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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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투자로 탄생한 ‘오징어게임’
  • 이은동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9.27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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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가 국내 제작사에 거액의 투자금 선지급
콘텐츠 제작 끝나면 지적재산권(IP) 넘어가
추가수익은 오직 투자사 몫, 국내 OTT 육성 필요

[소비라이프/이은동 소비자기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에서 TV프로그램 부문 전세계 1위를 기록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줄다리기, 오징어게임,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등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전통 놀이를 흥미진진한 서바이벌게임으로 재구성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글로벌 OTT기업 넷플릭스에서 제작비 전액(200억)을 투자 받아 제작됐다.

넷플릭스 TV드라마 부문에서 오징어게임은  전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게임은 200억 제작비 전액을 넷플릭스로부터 투자 받아 제작되었다.
넷플릭스 TV드라마 부문에서 오징어게임은 전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게임은 200억 제작비 전액을 넷플릭스로부터 투자 받아 제작됐다.
/사진=넷플릭스

OTT란 Over The Top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말한다. OTT산업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큰 수혜를 본 대표적인 콘텐츠 산업이다. IPTV가 특정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것과 다르게, OTT는 통신망 상관없이 인터넷만 있으면 이용 가능해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 2021년 기준 전세계 OTT시장 규모는 약 1260억 달러로 추정된다. 

글로벌 OTT기업은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디즈니플러스 등 여러 업체가 있다. 현재 이들 기업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콘텐츠 시장 장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OTT산업은 수익구조가 독특하다. 글로벌OTT기업인 넷플릭스의 경우 통상 제작사에게 제작 비용을 전액 선지급한다. 이 선지급 비용과 부가 서비스(PPL, 광고수입)수입을 합쳐 국내 제작사는 비용을 먼저 확보 할 수 있고, 제작비용 마련도 수월하다.

제작사가 콘텐츠 제작을 끝내면, 이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은 넷플릭스로 넘어간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어플을 통해 소비자에게 유통한다. 이런 수익 창출 및 콘텐츠 유통 과정은 제작사가 국내 방송사로부터 방송료를 받아 콘텐츠를 제작했던 것과는 다르다.

몇 년 전부터 넷플릭스는 한류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가 있음을 일찍히 인지하고, 국내 제작사에게 매해 거액의 투자금을 지급하고 있다.(2021년 기준 5500억 돌파 예정)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 컨텐츠가 전 세계에 유통되는 일은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과 비슷한 교과를 내므로 국가 경제 득이 다. 지식재산권 수출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K-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통해 흥행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개선 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도 혜택을 본다. 국내 드라마는 제작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방송사, 국내 영화투자사)들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의도적인 PPL, 제작 과정에서 나타나는 투자사 영향 등은 국내 콘텐츠 제작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글로벌OTT기업을 통해 국내 제작사가 큰 자본을 한번에 유치 받아 자율성을 갖고 콘텐츠를 제작하자, 오징어게임과 같은 글로벌 흥행물이 나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런 방식의 콘텐츠 제작이 국내 제작사에게 항상 득인 것은 아니다. 우선 국내 제작사는 단기 수익만 거둘 수 있다. 흥행 정도에 따라 인센티브와 추가 수익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용을 선지급 받을 때 큰 금액을 받더라도 추가 수익은 오로지 지식재산권을 가진 넷플릭스 몫이다. 이로 인해 제작사는 리스크는 줄인 대신 장기 적인 수익 확보는 어렵다. 또한 글로벌 OTT기업이 콘텐츠 지식재산권을 넘겨 받기 때문에, 임의적인 시리즈 중단 등 독점 횡포가 나타날 수 있다.

국내제작사가 글로벌 OTT기업에 종속화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의류로 따지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홍콩영화가 1980년대 전세계에 흥행을 이끌었던 것은 서양 영화 투자자 덕분이었다. 그러나 투자가 줄어들자 명작 홍콩영화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국내 제작사에 의해 K-콘텐츠가 인기를 끌어도 글로벌 OTT기업 투자가 중단 될 경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제2의 오징어게임이 국내 OTT기업으로부터 나올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OTT기업은 티빙, 웨이브 등 여러 업체가 있다. 그러나 글로벌OTT기업에 비해 국내 OTT기업들은 자본력과 시장 진출 전략이 열위인 후발 주자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윤지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국내 OTT들도 글로벌 OTT와의 경쟁 속에서 국내 제작사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해외 수익 발생시, 이익 공유와 같은 인센티브를 제시하면 글로벌 OTT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산업 생태계 동반 성장 모색 가능하다”며 국내 OTT산업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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