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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남양유업 매각... 40만원대로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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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남양유업 매각... 40만원대로 주가 하락
  • 김채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9.1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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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일방적 해지
남양유업 오너 리스크 장기화되나, 주가 ‘반토막’
’불가리스 사태‘로 논란이 됐던 남양유업이 최근 한앤컴퍼니에게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과 대리점, 낙농가의 피해가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불가리스 사태‘로 논란이 됐던 남양유업이 최근 한앤컴퍼니에게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과 대리점, 낙농가의 피해가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소비라이프/김채원 소비자기자] ‘불가리스 사태’로 논란이 불거졌던 남양유업 매각이 불발로 끝났다. 지난 9월 1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매수인인 한앤컴퍼니 측에 합의 이행사항 거부 등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갑질’,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사건, 경쟁사 비방 사건에 이어 지난 4월에는 자사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과장 광고 논란을 빚었다.

과장 광고로 남양유업은 식약처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부과 받았으며, 소비자들은 남양유업 불매 운동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홍원식 회장 일가는 남양유업 지분 전량을 한앤코에 매각할 것을 결정하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남양유업을 인수하기로 한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제조업 분야에서 공격적인 M&A 및 엑시트를 통해 성공을 거둔 국내 대표 사모펀드 운용사(PEF)이다. 대표적인 인수 사례로는 웅진식품, 한온시스템, SK해운 등이 꼽힌다.  2013년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인수한 이후 2018년 대만의 유통기업인 퉁이그룹에 매각하며 5년여 만에 100%가 넘는 차익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져 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인수 발표 당시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월 27일 장 종료 이후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 전량(53.08%)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오너리스크 해소 및 경영 쇄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전날 대비 13만 1천원가량(29.84%) 상승했다. 70만원에 육박하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7월 1일 장중 81만 3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일 홍 전 회장이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홍 전 회장은 한앤코 측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을 위배했으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다고 조장하며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앤코 측은 홍 전 회장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M&A 계약이 당사자 간 상당 기간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뤄낸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면서 치열한 소송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남양유업 지분 매각이 당분간 요원해지면서 홍 회장의 회장직도 유지된다. 홍원식 회장 일가가 남양유업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발표가 주가 상승의 결정적인 이유였던만큼 매각 결렬로 인한 주가 하락 폭도 매우 가파르다. 남양유업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8일 종가 기준 48만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남양유업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낸 최대 주주 보유주식 매매계약 체결을 담은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 공시를 번복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남양유업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지면서 남양유업 대리점과 낙농가,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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