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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꺼지지 않는 M&A시장 ··· 인수합병이 만들 독과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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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꺼지지 않는 M&A시장 ··· 인수합병이 만들 독과점 문제
  • 김수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0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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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지배적 기업 발생
시장 독과점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 우려

[소비라이프/김수정 소비자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전 산업에 걸쳐 경기가 악화되고 있지만, 각 기업은 이 난관을 극복하거나 오히려 상황 반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시장지배적 위치의 기업이 경쟁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독과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출처 : pixabay

최근 그룹 차원에서 재무적 어려움을 겪던 두산그룹이 코로나19와 그룹의 여러 내부 사정이 겹치며 지난 7일, 그룹의 주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4.97%를 약 8,500억 원에 현대중공업에 매각했다. 이 인수합병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현대건설기계는 기존 굴착기 시장에서 국내 1위, 세계 7위의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그러나 이 인수 절차로 인해서 중대형 굴착기 시장이 독점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두 기업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현대건설기계의 시장점유율이 20%에서 60%까지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중대형 굴착기 시장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게 되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간주한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 후,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된 현대건설기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나 자재 단가 인하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시장 전반에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재정난으로 인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항공산업의 두 대표 기업이 하나로 합병되는 것이다. 이 절차 또한 독과점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수합병 이전부터 항공산업 전체에서 50%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였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시장점유율까지 합치면 75%를 넘어가게 되어 사실상 항공산업 내 '독주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 인수합병 절차가 결정된다면 항공권 가격의 상승, 서비스 축소와 같은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원칙적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인수합병은 제한돼 있다. 그러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7조 2항에 따르면, 기업합병 절차를 통한 효율성 증가 효과가 경쟁 제한의 부정적 효과보다 큰 경우이거나 피인수 기업이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 있어 인수가 불가피할 경우에는 시장지배적 기업의 인수합병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위의 인수합병 사례 모두 인수기업이 인수합병 절차를 통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위치에 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두 가지 예외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합병 절차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의 고용 승계, 각 법인의 독립적 경영 체제 유지, 상품 다양화·비용 절감 등을 통해서 효율성 증대 효과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인위적 구조조정 제한 등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보유 항공기의 증가와 두 항공사 간 운행 노선의 효율적 개선 등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두 기업의 인수합병은 이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로 접어들게 됐다. 현재 이 두 인수합병 사례와 유사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수합병 후, 차량 가격 상승, 부품 납품 단가의 지속적 하락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이런 사례를 지켜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두 인수합병 사례에 긍정적인 결정을 내려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지 그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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