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가치를 사고 파는 시대, 변화하는 마케팅
상태바
가치를 사고 파는 시대, 변화하는 마케팅
  • 홍한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8.06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Z세대 중심으로 가치 소비 양상 뚜렷
러쉬, 네스프레소 등 가치를 파는 기업들

 

소비를 통해 윤리적 가치관을 실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했다. 브랜드들은 추구하는 가치를 설정하고, 일관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적용하며,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선택받는다. 사진=pixabay
소비를 통해 윤리적 가치관을 실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의 마케팅도 변화한다. 기업들은 고유의 가치를 설정하고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한다. /사진=픽사베이

[소비라이프/홍한비 소비자기자] 요즘 소비자들은 제품 그 이상의 가치를 좇는다. 특히 MZ세대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개인의 신념을 자신의 소비생활과 직결하는 특성을 갖는다. MZ세대가 경제 주체로 자리 잡는 미래에는 가치 소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자연히 광고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이제 광고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장점만을 부각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발맞춰 환경, 젠더, 건강 등의 사회적 이슈에 주목한다. 기업의 신념을 제품과 서비스 나아가 마케팅에 일관적으로 적용해 윤리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든다. 

러쉬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재생 플라스틱과 관련된 콘텐츠이다. 사진=러쉬 공식 인스타그램
러쉬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재생 플라스틱 관련 콘텐츠./사진=러쉬 공식 인스타그램


화장품 제조사 ‘러쉬’는 자연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무광고, 무포장, 천연재료라는 3대 원칙을 내세운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플라스틱 자원순환, 아이스팩 재사용, 친환경 완충재 등 환경 관련 캠페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의 제품 상세 설명에는 포장 용기 리필 이벤트, 식물성 성분 등 환경 및 건강 보호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

네스프레소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
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네스프레소 공식 홈페이지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마케팅에 공정무역을 접목했다. 기존 공정무역으로 생산한 커피는 가격은 높은 데 비해 품질은 낮아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네스프레소는 기존 공정무역의 한계를 인식하고 순서를 뒤집었다. 커피 농부들의 소득을 먼저 올린 후 커피의 질을 향상하는 법을 연구함으로써 양질의 커피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농부의 향상된 삶에 대한 광고인 ‘The Choices we make’는 8월 5일 기준으로 유튜브 조회수가 약 1100만 회에 이르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러쉬와 네스프레소처럼 이제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에서 나아가 무형의 가치를 광고한다. 제품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선택받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아무리 제품이 좋다고 해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비도덕적 경영을 일삼는 회사는 거부한다. 동시에 윤리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를 감행한다. ‘도브’의 사례는 가치를 내세운 마케팅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예다. 

도브는 2004년 ‘Real Beauty Campaign’을 시작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본연의 모습에서 시작된다’라는 브랜드 구호를 내세우며 사회적으로 정형화된 아름다움이 아닌, 개인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했다. 도브는 자존감과 다양성을 내세웠다. 2013년에 제작한 ‘Real Beauty Sketches’ 광고는 그해 각종 광고제를 휩쓸었으며 현재까지 43억 회 이상 노출됐다. Dove US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의 조회 수는 7000만회 이상이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다양성이란 가치에 주목했던 도브는 고객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17년 이래 Prophet 의 BRI 순위 'Household & Personal' 카테고리에서 쭉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Customer Obsession (고객이 얼마나 애정을 가지는가)' 점수는 모든 브랜드를 통틀어 상위 10%에 위치한다. 2014년 이후 도브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도브가 현재의 명성을 얻는 데 까지는 가치 마케팅 외에도 다양한 노력이 수반되었을 테지만, 도브 광고에 대한 뜨거운 반응들을 보면 가치 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2020년 제작된 도브 광고인 Courage is Beautiful 캡처본이다. 총 14명의 의료진이 등장한다. 사진=도브 광고
도브는 가치에 집중한다. 최근 Courage is Beautiful 캠페인에는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14명의 의료진의 얼굴이 등장한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빨갛게 부어오른 얼굴들을 보여줌으로써 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사진=도브 광고

러쉬, 네스프레소, 도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제품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선택받는 시대는 지났다. 개인의 가치관이 다양화되고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 애플은 휴대폰을, 나이키는 스포츠 용품을,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기업이 아니다. 현재의 애플은 혁신의 철학을, 나이키는 도전의 영감을, 스타벅스는 도심 속의 휴식을 판다. 브랜드들은 일관된 가치를 전하고 마케팅을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든다. 이제 그 가치에 지갑이 열리는 시대가 왔다. 가치 소비의 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브랜드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