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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마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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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마음의 정원
  •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 승인 2021.06.16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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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많은 사람의 마음은 황무지였다"
‘마음의 정원’을 만들고 스스로 그 정원의 조경사가 되고 볼 일

[소비라이프/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 소박한 별장을 하나 장만했으니 바람 좀 쐬러 가자고 친구가 애정 어린(?) 협박과 회유를 반복했습니다. 거절할 핑계도 바닥이 났고 해서 동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그곳은 별장이라기보다는 잘 정돈된 수목원에 가까웠기 때문이었습니다. 형제들과 10여 년에 걸쳐서 오로지 땀과 열정만으로 일구었다는데 너무도 멋져 보였습니다.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맵시 있는 집 주변에는 이불처럼 포근해 보이는 푸른 잔디가 살며시 누워 있었습니다. 과일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등 조경수들이 곳곳에 중심을 잡고 서 있었고요. 수많은 종류의 꽃과 들풀들도 반갑게 웃고 있었지요. 상추, 고추, 대파, 토마토는 정겹기 그지없었습니다. 개와 닭과 토끼도 소리를 지르며 뛰놀더군요. 계곡 물소리는 마음을 적셨고 6월의 햇빛은 그 찬란함을 반짝반짝 더해주었습니다. 

초대 손님들의 경탄에 한껏 고무되었는지 별장의 실제 주인인 친구 형님은 위대한 창조물에 대한 이야기를 멈출 줄 몰랐습니다. 사실 할 이야기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돌, 나무, 꽃 등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으니까요. 형님의 스토리텔링 브리핑은 자연 속의 '인문학 강좌'에 다름 아닌 것이었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말들이 넘쳐났지만 그중에서도 자꾸 되새김질하게 되는 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런 정원도 좋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진짜 제일 먼저 신경을 써서 가꾸어야 할 것은 자신의 ‘마음의 정원’이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의 마음은 황무지였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폭풍 공감이 몰려오더군요. 저 역시 그런 측면이 많았고 주위 사람들의 마음속 정원도 역시 그렇게 보기 좋은 것만 있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잡초만 무성하고 찬바람만 부는 것 같았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황폐한 마음의 정원을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K는 오직 요양병원에 계시는 부모님 걱정뿐이고. C는 이미 세상 떠나신 부모님 그리워서 울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취업과 결혼 그리고 내 집 마련에 힘들어하는 자식들 모습에 안쓰러워하고. B는 세대교체의 태풍에 밀려 직장을 떠나 외로운 나그네가 되고. 그 와중에 철없는 사람들은 자식 자랑, 돈 자랑, 집안 자랑에 침을 튀기고 있으니 말입니다.   

정원(庭園)이라는 키워드 때문일까요? 볼테르의 소설 <캉디드>에 나오는 문장 하나가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이 문장을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교훈이라고 극찬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정원은 우리가 가꾸어야 해요.”

또한 ‘베일에 가려진 문인’으로 불리는 제임스 알렌은 “사람의 마음을 정원에 비유할 수 있다. 제대로 경작할 수도 있고 멋대로 버려둘 수 있다. 그러나 경작하든 버려두든 반드시 뭔가가 자라게 되어 있고 실제로 그렇게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당장 ‘마음의 정원’을 만들고 스스로 그 정원의 조경사가 되고 볼 일입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니 효율성도 좋을 것 같습니다. 꽃과 나무를 심고 물도 흐르게 하고 작은 연못도 만듭시다. 잔디밭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구름다리도 놓지요. 물론 즐거운 나의 집도 하나 세우고요. 등나무 그늘에 벤치 하나 만들어 책도 읽고 노래도 부르고 그 사람도 기다려 봅시다. 

지금, 당신의 정원에는 꽃이 피고 있는지요?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이젠 휘둘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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