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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환갑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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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환갑선언
  •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 승인 2021.06.30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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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이냐?” 하는 질문은 환갑 이전보다 답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요?

[소비라이프/김정응 퍼스널브랜딩연구소 대표] “회갑 축하합니다.” “아니 그냥 생일 축하라고 할래요.”  

가족, 친척, 선후배 지인 그리고 SNS 친구까지 많은 사람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생일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 축하에는 돈 봉투도 몇 개 끼어있었습니다. 좀 특별한 생일 즉 환갑(還甲)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전과 같이 떠들썩한 잔치는 아니더라도 환갑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남다른 것 같습니다.

회갑 축하 인사에는 기쁨보다는 오히려 어색함이 더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우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또한 노래 ‘가는 세월’을 읊조리면서 저의 ‘인생 다큐’를 보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환갑이 육십갑자의 ‘갑’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이니 자연스럽게 지난날을 되새겨보고 앞날을 헤아려 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의 제 인생은 ‘Not Bad’ 즉 ‘나쁘지 않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로또 맞은 정도의 대박은 없었지만 나름 열심히 잘 지내온 것 같았습니다. 옳음에 열심, 사랑에 열심, 우정에 열심, 일에 열심, 술에 열심 등. 덕분에 분수 이상의 많은 것을 받기도 했고요.

뭐 그렇다고 우여곡절이 없을 수는 없지요. 위험한 방황, 어리석은 객기, 순진한 믿음 등 바보 같은 그림자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운도 많이 따라 주었습니다. 덕분에 고비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더 큰 고민은 ‘앞으로’에 있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이냐?” 하는 질문은 환갑 이전보다 답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울 터이니 말입니다.

“사랑하는 아빠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생신 축하드려요.” 

딸과 아들 그리고 아내가 특별하게 준비한 생일 케이크와 촛불로 환갑의 하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환갑이라는 단어를 배제한 ‘제2의 인생’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이 지향적인 느낌이 덜하고 새로운 출발과 도전이라는 기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요?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저는 다음과 같은 인생 2막 즉 ‘환갑선언’을 하고 구름에 달 가듯이 가고자 결심했습니다. 주제는 ‘4F’이고 부제는 ‘마음이 가는 대로’입니다.

Freedom - 자기다움의 확대를 목표로 삼는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나의 내면의 시선을 중시한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가 잘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한다.      
 
Family - 가족에게 봉사하는 삶을 산다. 지난날이 회사 먼저, 일 먼저의 삶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가족의 일을 잘 챙긴다. 아내의 출산일에 함께 하지 못했던 그 미안함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한다.      

Friend - 좋은 사람들만 만나기에도 시간이 너무 짧다. 정말 그렇다. 사람 냄새가 나고 유머를 함께 나눌 줄 아는 그런 분들과 손잡고 살아간다.   

Fun - 인생은 고해(苦海)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즐겁게 지낸다.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화를 덜 내고 좀 더 느긋해지는 그것이 재미있게 사는 지혜일 것이다.   

이 또한 실천이 문제일 것입니다. 점점 눈물이 많아지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수밖에요. 직선보다는 곡선같이, 벌보다는 나비처럼,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으로 그렇게 살아간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 방법이 환갑 이후의 제 리듬에 잘 맞을 테니까요.

제게 많은 것을 주신 모든 당신들에게 깊은 감사드립니다.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이젠 휘둘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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