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멘토] 퇴직연금 담보대출 허용, 아랫돌 빼서 윗돌 놓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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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멘토] 퇴직연금 담보대출 허용, 아랫돌 빼서 윗돌 놓는 격
  • 이봉무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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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의 중도인출을 억제하는 방안 준비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선택하고 은행 등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

[소비라이프/이봉무 칼럼니스트] 2020년 9월 기준 국내 5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퇴직연금의 현황을 살펴보면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이 약 40조,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이 약 30조, 개인퇴직연금(IRP)이 약 19조 정도이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하여 DB형 퇴직연금은 9000억 원 정도가 감소하였고, DC형 퇴직연금은 1조5000억 원 정도가 증가하였으며 IRP는 3조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퇴직연금의 운용결과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제도로서 종전의 퇴직금제도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은 근로자 스스로 퇴직연금의 운용결과에 책임을 지는 제도로서, 회사는 근로자가 가입한 금융회사의 퇴직연금계좌에 매달 또는 연 1회 이상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불입하게 되고, 근로자는 해당 금액을 어떻게 운용할지 금융회사에 지시함으로써 그 운용결과에 책임을 지게 된다. 개인퇴직연금(IRP)은 DB형 또는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는 근로자가 추가로 개설할 수도 있고, 자영업자 등이 개인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이다. 

정부와 은행권은 2020년 연내에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하여,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은 담보대출을 허용하되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은 담보대출을 허용하지 않도록 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은 특정법인 소속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나의 계좌에서 적립금이 관리되므로 개인별로 담보액을 특정하기 곤란한 근본적인 문제도 있지만, 대출 실무상 담보권 설정을 위한 절차 자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의 중도인출을 억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통해 퇴직연금의 유동성을 확보하였으니 노후생활보장을 위한 연금수급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중도인출을 허용하는 조건을 강화하고 중도인출을 할 수 있는 액수도 당해 사유에 필요한 범위 내로 제한하게 될 예정이다. 은행권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노후생활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중도인출 등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은 허용하면서 중도인출을 제한하는 것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놓는 것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어쩔 수 없이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선택하고 은행 등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증권회사에서 취급하는 주식담보대출과 같은 구조가 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변화가 금융회사를 위한 것인지 고객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다.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생활경제멘토 복숭아나무 이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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