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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를 위한 ‘비대면 교육’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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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를 위한 ‘비대면 교육’ 필요하다
  • 류예지 인턴기자
  • 승인 2020.09.1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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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소비자 중 81.6% 키오스크 이용 경험 有, 어려움 느낀다
귀성 열차표 전면 비대면 예매, IT 취약 계층 대상 우선 배정했지만, 예매율 15.7%에 그쳐
출처: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출처: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소비라이프/류예지 인턴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사회 전반에 자리잡음에 따라 온라인 거래와 키오스크 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는 회원 가입부터 기기 조작 등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1년 전자상거래∙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 소비자 300명 대상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와 키오스크를 모두 이용한 경험은 124명(41.4%)이었다. 키오스크만 이용은 121명(40.3%), 전자상거래만 이용은 55명(18.3%)이다.

전자상거래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고령 소비자(중복응답) 중 44.7%는 컴퓨터를, 79.9%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난이도를 매우 어려움 0점, 매우 쉬움 100점으로 평가했을 때 전자상거래 난이도 평가 평균은 65.3점이다. 응답 항목 중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회원 가입 및 로그인’이 58.5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포인트 적립 및 쿠폰 사용 63.5점, 결제 65.0점, 쇼핑 사이트∙앱 찾기 및 설치 66.3점으로 나타났다.

키오스크 이용에 대한 전체적인 점수 환산 난이도는 평균 75.5점으로 전자상거래보다 비교적 수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키오스크의 업종별 난이도를 보면 유통점포가 71.9점으로 1위에 올랐고, 병원 73.9점, 외식업 74.6점, 대중교통 74.7점, 문화시설 78.8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 소비자가 어려움을 느끼는 점 중 ‘복잡한 단계’가 51.4%의 득표율(중복응답)을 얻었다.

키오스크의 경우 경험이 있는 고령 소비자에게도 어려움이 많지만, 경험이 없는 고령 소비자는 어려움이 더욱 크게 느낀다.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고령 소비자의 버스터미널, 패스트푸드점, 은행 키오스크 사용 모습을 조사한 결과 조작 방식의 이해, 시간 지연이나 주문 실패 등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종 중에서 버스터미널은 ‘정확한 용어의 이해, 기호를 통한 인원수 조정’ 등이, 은행은 ‘영문명,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 입력을 위한 키보드 조작’이, 패스트푸드점은 ‘영문으로 표기된 메뉴명, ‘버거∙세트∙디저트’ 등 익숙하지 않은 메뉴 분류’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버스터미널은 용어 이해에 대한 어려움으로 첫 화면에서 ‘현장 발권’을 선택하지 않고 ‘모바일 인터넷 예매’나 ‘사전 예매 발권’을 선택하기도 하는 등 키오스크 이용 과정을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 심지어 70세 이상 고령 소비자 조사 참가자 5명 중 3명은 키오스크 이용 중간에 더 이상 발권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고령 소비자를 위한 ‘직원 호출 벨’이나 ‘키오스크 사용법’의 게시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타 업종보다 키오스크 사용이 많은 교통시설, 대형마트, 극장, 외식 점포 등 4개 업종에서 총 30개 매장에 대해 키오스크 운영 현장 조사 결과 대형마트는 6개 매장 모두 전담 직원이 상주하고, 키오스크에 직원 호출 버튼이 있었다. 하지만 전담 직원이 상주하는 패스트푸드점과 직원 호출 버튼이 있는 교통시설은 단 1곳에 불과했다. 이 경우 키오스크 사용 중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적절한 도움을 받기 힘들다.

이번 문제는 이번 추석 귀성 열차표 예매에서도 드러났다. 코레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면 비대면으로 예매를 진행하는 대신 IT 취약 계층인 장애인, 고령자 등을 위해 좌석을 우선 배정했지만, 지난 1일 사전 예매율은 15.7%에 머물렀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귀성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첫 비대면 예매에 IT 취약 계층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전 배정 좌석은 총 20만여 석이었지만 이날 예매된 좌석은 3만 1천여 석이었다. 코레일은 온라인 예약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해 선착순 1,000명까지는 전화 예매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사전 예약 시작 2시간만인 11시에 전화 예매가 모두 마감돼 더 예매가 불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홈페이지에 ‘언택트시대’라는 이름으로 된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팝업창을 띄워 고령 소비자를 위한 각종 정보를 알리고 있다. 비대면이 사회 전반적으로 기본이 되어가는 중, 외면받는 IT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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