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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0년째 방치된 창동역 민자역사, 원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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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0년째 방치된 창동역 민자역사, 원인은 무엇인가
  • 류예지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7.20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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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으로 인한 분양 계약자의 물질적·정신적 피해 상당해
이해관계인 간 의견 상이와 사업시행자 간 소송으로 사업 정상화 어려워
창동역 민자역사 공사현장
창동역 민자역사 공사현장

[소비라이프/류예지 소비자기자] 2010년 공사가 중단된 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는 수도권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민자역사의 사업 정상화를 위한 초석이 지난 2월 세워졌다. 하지만 진행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봉구 창동에 거주하는 K 씨(남, 27세)는 창동에서 벗어난 적도 없고 매일 창동역을 이용할 만큼 방문이 잦다. K 씨는 창동역 민자역사 착공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경기 북부와 서울을 잇는 길목인 도봉구에 10층짜리 쇼핑문화공간이 있는 역사가 생긴다는 소식은 주민 모두를 기쁘게 하고, 당시 부모님도 투자를 고려할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한다. 하지만 착공 후 시공사가 3번이나 바뀌며 결국 2010년 공사가 잠정 중단되었고, 호화스러우리라 생각했던 모습과는 달리 “녹이 잔뜩 슨 철근만 10년째 남았다”고 전했다.

1986년 국내 최초로 민자역사 개발사업을 시작한 롯데역사는 롯데쇼핑과 위탁경영계약을 통해 영등포점과 대구점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서울역과 청량리민자역사를 운영하는 한화역사가 있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민자역사는 전체적으로 성적이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몇몇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돈줄이 막혀 회사 자산이나 상가분양금을 담보로 삼아 무리하게 대출을 했고, 줄도산의 위기를 겪었다.

이중 상황이 제일 심각한 것이 창동역사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건축허가를 받을 때부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공사도 대우건설, 대덕건설, 효성 등 3번이나 변경되었다. 2007년 효성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상가 분양을 시작했고, 약 2000여 개 점포가 지하 2층과 지상 11층 등 건물 중 80% 정도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문제는 2010년 시행사가 공사비 200억 원을 미납하며 시공사인 효성이 유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결국 공사가 중단되었다.

창동역사는 특히 잦은 시행사 교체 과정에서 대출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그동안 거쳐 간 대주주들이 자기 자본이 아닌 시행사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운영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전 대주주 중 A 씨는 대출을 받아 분양대금으로 갚아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었고, B 씨는 시행사를 담보로 다른 사업 지급 보증의 실패로 채무가 발생해 창동민자역사에 압류가 걸렸다. 결과적으로 민자역사 개발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며 분양을 받은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했고, 그 후 2020년 2월 아시아디벨로퍼와 부국증권을 통해 다시 한번 시도했으나 이번 6월 말 기업회생에 실패해 창동역 민자역사 개발은 오리무중이 되었다.

창동역 민자역사 개발에 관하여 관할부서 담당자는 "지난 2월 기업회생도 결국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다른 협상 대상자를 하루빨리 찾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15년째 창동역에 자리 잡고 흉물스러움의 대명사가 된 민자역사 공사장에 지역 주민과 투자자들의 불만과 걱정이 상당하다. 이들은 목소리를 모아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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