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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안 좋고 단가도 비싸 모두 외면하는 ‘편의점 종이 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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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안 좋고 단가도 비싸 모두 외면하는 ‘편의점 종이 빨대’
  • 류예지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6.2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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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종이 맛과 냄새, 점주는 4배 비싼 단가에 사용 꺼려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스타벅스만 종이 빨대 사용한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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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류예지 소비자기자] 편의점 업계는 지난 2018년부터 종이 빨대를 도입해 가맹점주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낮은 내구성과 특유의 맛과 향, 그리고 비싼 단가에 소비자와 점주 모두 꺼린다는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A(25·남)씨는 집 앞 편의점에서 음료를 구매할 때 빨대를 받지 않는다. 해당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종이 빨대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과 닿으면 금방 물러지고, 종이 빨대가 가진 특유의 종이 맛과 향이 사용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A씨는 “종이 빨대가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종이 빨대 특유의 냄새와 입에 닿는 부분이 쉽게 물러져 사용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는 2018년에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GS25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직영점 위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고, 원하는 가맹점주에 한해 순차적으로 발주할 수 있도록 했다. CU와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 2018년 10월과 11월에 종이 빨대를 도입했고, 가맹점주가 빨대를 발주할 때 선택해 발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종이 빨대를 운영하는 편의점은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편의점 업계는 일반 플라스틱 빨대와 병행 운영하는 점포는 있지만, 종이 빨대 사용을 강제하기에는 상황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최근 유통 업계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것이 친환경이라 종이 빨대를 도입하는 가맹점주도 있지만, 전체에서 봤을 때 그 비중은 크지 않다”라며 “가격적으로 봤을 때 종이 빨대의 가격이 일반 플라스틱 빨대보다 4배 정도 비싸 모든 가맹점에 강제적으로 도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파우치 음료에 동봉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를 변경하거나 종이 빨대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소재의 빨대를 찾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6월부터 가맹점이 발주한 파우치 음료에 동봉하는 빨대를 전부 종이 빨대로 변경했다. 이로써 제품을 생산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더 커졌으나 가맹점 발주 단가는 따로 올리지 않았다. 이를 통해 CU는 “약 9개월 동안 플라스틱 8,100만 개를 대체했다”고 전했다.

종이 빨대로 변경하는 대신 아예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업체도 있다. GS25는 소비자의 종이 빨대 꺼림 현상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이번 달 말부터 파우치 음료의 빨대를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생분해 친환경 PLA’ 빨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GS25 관계자는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종이 빨대를 선택적으로 적용했으나 고객에 따라 호불호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PLA 빨대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빨대와 유사한 사용감으로 환경과 입맛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빨대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 중 하나인 커피전문점에서도 프랜차이즈 중 스타벅스만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친환경을 중시하는 스타벅스는 지난 2018년 종이 빨대를 도입해 사용하다 올해부터는 국산 갈색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처음 종이 빨대로 변경했을 때는 물렁거려서 안 좋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지금은 소비자도 익숙해지고 종이 빨대도 지속해서 보완 중이라 괜찮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다른 커피전문점들은 아직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B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 사이의 비용 차이가 있어 가맹점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다”하고 전했다. C 커피전문점은 기존에 두 가지의 색을 쓰던 기존 빨대를 투명 플라스틱 1종으로 통일했다. 재활용이 더 용이하다는 이유였다.

계속된 1회용품 문제로 환경부는 특단의 조치를 했다. 1년여 뒤인 2021년부터는 카페나 식당에서 종이컵 사용이 불가하고, 2022년부터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도 어렵게 했다. 2030년에는 모든 업종에서 비닐봉지가 사라진다. 물론 이런 정책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경 보호를 위한 시민 인식의 변화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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