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혜택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바로 입원한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입원한 사람들이 보험혜택을 받기까지는 과정이 만만찮다. 보험혜택을 받기위한 서류준비가 까다로운 데다 보험사를 직접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런 사람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신촌세브란스병원 안에 보험안내센터를 연 사람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한국재무설계주식회사의 조경애 이사.그는 “보험혜택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누굴까 고민하다 얻은 결론이 병원이었다”고 말한다. 보험특성이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려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병원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보험금 청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보험안내센터를 열었다”고 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딱 맞아 떨어졌다. 병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보험상담을 받는다. 상담 받는 사람이 하루 평균 30여명에 이를 정도다.“위험설계의 핵심인 보장성보험은 병을 앓거나 사고로 어려움에 놓였을 때 모아둔 돈을 쓰지 않고 그대로 보전할 수 있게 해주는 금융상품입니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에 필요한 서류나 절차를 몰라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입원한 사람들은 직접 서류를 챙기지 못하므로 더 어려움을 당하죠. 그래서 병원에 보험안내센터를 열었습니다.”보험가입 땐 약관 주요내용 살피는 게 중요이곳에선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와 신청방법 등을 설명해 준다. 그밖에도 보험약관 보는 요령도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보험약관을 살펴보지 않아 보상을 제대로 못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약관을 설명할 땐 주요내용을 “밑줄 쫙” 그어서 알려준다”고 강조한다. “세계최고 베스트셀러가 성경이란 사실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보험약관 역시 베스트셀러에요. 그러나 보험약관은 성경과 달리 널리 읽혀지지 않습니다. 약관의 주요내용을 잘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또 보험안내센터는 몸이 불편하거나 보험사를 찾아갈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보험금신청서류준비, 보험금신청접수 등을 대행하기도 한다. 서류를 떼고 접수시키는데 드는 비용을 제외한 상담은 무료다. 서류대행에 드는 돈은 1만원 안팎. 조 이사는 이곳에 직원을 두고 매일 상담해 준다. 보험은 ‘품앗이’ 금융상품이렇게까지 하면서 그가 이곳에 집중하는 건 남다른 보험철학 때문이다. 그는 “보험은 상부상조란 아름다운 휴머니즘을 꽃피울 수 있는 유일한 금융상품”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조 이사가 20여 년 보험 일을 해오면서 가진 생각이다.“보험은 품앗이와 같습니다. 여럿이 모여 돈을 내다 그 중 한사람이 어려움을 당하면 도와주는 게 보험입니다.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할 것이라 생각하고 보험에 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보험가입 뒤 혜택을 받기 전까지는 손해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이 보험안내센터를 찾아 상담하고 나서 ‘보험은 정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 할 때 보험업 종사자로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낍니다.”이 날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에 대해 상담 받은 A씨는 “보험사에 낼 서류를 구체적으로 알려줘 퇴원하면서 필요서류를 받아갈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보험안내센터에 보험금 청구대행을 맡긴 B씨는 “사는 데가 교통이 불편한 시골인데 대신 보험금 지급신청을 해줘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가 이곳에 보험안내센터를 열기까지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의 도움도 컸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생각을 하던 중 조 이사와 만나 센터를 열었다.조 이사는 은행, 보험사를 거쳐 재무설계사를 세워 운영하기까지 20년째인 베테랑 재무설계사다. 국내 처음 생애재무설계를 만들어 주요 대기업 사원들에게 세미나를 열 정도로 생애재무설계사로 인정받고 있다. 재무설계 때 보험 8% 이내 적당2005년엔 증권, 부동산, 채권, 은행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재무설계주식회사를 세웠다. 그는 “재무설계사(FP)로 불리는 사람들 중 정통 재무설계를 하지 않고 소속된 회사의 상품을 팔기위한 수단으로 재무설계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위해 종합 재무설계컨설팅회사를 세우는 일에 동참했다”고 말한다. 그는 “최상의 재무설계는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의 돈을 쓸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라며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고 매년 계획을 점검,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재무설계에서 보험비율이 8%를 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보험은 예기치 않은 일을 당했을 때 큰 돈이 나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는 게 목적이란 견해다. “보험은 예금처럼 이자가 붙는 수익성 상품이 아닙니다. 병에 걸리거나 사고 때 보험금을 받는 보장성이에요. 따라서 미래를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 차원에서, ‘비용은 적게, 보장은 크게’란 위험설계 원칙에 입각해 설계해야합니다.”그런 그가 병원에서 보험안내를 하면서 “보험가입을 권하는 사람은 많지만 보험보상을 받기 위해 안내를 받으려면 불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다른 병원에도 보험안내센터를 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또 일반인들이 보험, 부동산, 증권, 채무 등 재무설계 전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무설계 관련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인생이란 무대에서 보험은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조연’과 같다는 그녀의 일취월장이 기대된다. 조경애 이사의 재무 설계 10계명많은 사람들이 부자를 꿈꾼다. 그래서 재테크관련 책들을 찾아보지만 내게 딱 맞는 재무 설계를 찾기란 쉽지 않다. 조 이사는 “재무설계 땐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일반사람들이 알아야할 원칙 10가지를 알려줬다. 1.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라. 2.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워라. 3. 주기적으로 재무계획을 재평가하라. 4. 시간에 투자하라. 5. 금리 1%도 소중히 여겨라. 6. 세금을 줄여라. 7. 자산을 배분하라. 8. 은퇴준비를 서둘러라. 9. 전문가에게 맡기고 시스템화 하라. 10. 지금 당장 행동에 옮겨라.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0-24 00:00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교수)지난해 10월 일본 동경의 일본소비자교육학회의 학술대회에 참석했다.일본의 소비자교육에 대한 여러 특징 중 그 때 인상이 깊었던 것은 소비자 스스로 교육을 받으려고 한다는 점, 기업이나 기관에서 소비자교육을 충실히 한다는 점, 행정에서 소비자교육의 여권을 만들어준다는 점 등이었다. 기업이 개별적으로나 연대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교육을 하기도 하고, 소비자교육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한다. 기업들이 소비자교육을 맡는 교육자들을 연수시켜 소비자교육의 원활한 시행을 간접적으로 꾀하기도 하고 관련단체 및 소비자, 교육기관에 직·간접으로 지원 및 운영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한 부분으로 행해지고 있었다.한 번은 금융관련기업 협회에서 지원하는 전국 소비자교육 관련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 참석한 적 있다. 그 뜨겁던 여름방학에 동경시내 모처에서 진행된 연수에 참석한 교사는 몇 백 명에 달했다. 더 놀라운 것은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젊은 교사 및 교수, 퇴직을 앞둔 노년에 이르기까지 모여서 그들 스스로 부족한 최근 동향 및 전문가 연구 결과로 이뤄진 내용의 연수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다수의 팀으로 나눠 각 팀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게끔 해서 시나리오를 만들고 좋은 사례발표 및 역할놀이를 하면서 학생이 돼보기도 하고, 선생님이 되기도 해 자료, 사례, 감정을 공유했다. 시원하고 좋은 호텔, 맛있고 값비싼 도시락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뭣보다도 좋은 자료 와 의견공유, 관련전문가들의 만남주선 등이 모두 기업의 주최 및 후원이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 때 선진국에서 예측한 사회적 이슈가 신용관련교육이었다. 궁극적으론 다중채무자(우리의 신용불량자)를 줄이기 위한 교육내용이었다.일본의 기업과 소비자는 윈윈(win-win)관계였던 것 같다. 특히 매년 일본의 크고 작은 소비자문제와 해결과정을 보면 일본소비자의 힘이 크고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수입산쇠고기를 국내산이라고 속인 유명 대기업 총수가 거대 소비자인 국민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서 사과하고 자진사퇴하는 것은 바로 소비자의 힘을 보는 것 같았다. 소비자의 좋은 친구는 바로 경쟁이다. 경쟁이야말로 기업과 국가발전 원동력이 되며 이런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국가는 바로 소비자에 의해 이뤄진다. 모름지기 경쟁력 있는 소비자를 양성하는 것은 바로 소비자교육이다. 소비자도 스스로 참여하고 행정도 소비자교육 여건형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그 누구보다도 기업이 소비자교육에 발 벗고 나서 성숙된 ‘똑똑한 소비자’(고객)를 양성함으로써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잘 사용돼 소비자의 효용과 만족을 높여야 한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0-08 00:00
은행 금융대출 부대비용 부담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뜨겁다. 판결이 나기 전까진 금융기관의 근저당설정 비용은 여전히 은행고객들이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표준약관 개정의결 취소소송’ 판결이 날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는 비용부담이 없어질 전망이다.이는 지난 14일 서울고등법원(제7행정부 이성보 재판장)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서울고법은 은행연합회와 16개 시중은행이 낸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였다. 서울고법은 판결에서 진행 중인 표준약관 개정의결 취소소송 판결이 날 때까지 개정표준약관 집행을 멈출 것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표준약관 개정의결 취소소송’ 판결이 나는 올 연말까지는 고객이 금융기관 근저당권설정비용을 계속 내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여신거래표준약관을 고쳐 5월부터 은행이 설정비용을 내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은행권은 곧바로 반발했다. 공정위와 은행권의 견해 차이로 몇 가지 쟁점이 불거져 눈길을 끈다. 첫째, 근저당권 설정비를 수익자가 내야하는 점에 따른 이견이다. 수익자가 소비자인가, 은행인가 하는 점에 따라 비용을 내야 하는 대상이 달라진다. 담보는 은행이 채권을 안정적으로 돌려받기 위한 수단이다. 채무자에게 청구하는 사항으로 담보설정으로 생기는 수익당사자는 채무자(고객)가 아니라 은행이 된다. 또 은행권은 근저당설정비용을 정하면서 받아야할 원금과 고객이 내는 이자까지 합쳐 대출액의 120~130%를 설정액으로 계산해 근저당을 잡는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도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까지 대비해 안정적 보전을 위한 담보를 잡는다는 것이다. 둘째, 대출 부대비용내용이나 액수가 고객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은행들 이해득실따라 대납하기도자연히 소비자는 금융상품선택 때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셋째, 고객이 근저당설정비용을 부담하면 은행은 부대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덜 하게 된다는 점이다. 대출부대비용은 조세적비용, 국민채권할인비용, 근저당설정비용, 담보조사비용 등이다. 근저당설정비는 법무사 등과의 개별계약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사안에 따라 차이가 난다. 근저당설정비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가 직접 등기를 하려해도 이를 못하게 하고, 은행은 지정된 법무사를 통해서만 업무를 맡긴다. 소비자가 비용을 내는 데도 그렇다. 소비자가 인터넷 상에서 등기업무를 직접 할 땐 최고 60%까지 근저당설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 넷째, 은행이 이해득실에 따라 담보대출비용을 내어준다는 점이다. 은행이 모든 담보대출에 일률적으로 부대비용을 고객에게 물리는 게 아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거나 필요할 땐 ‘서비스’차원에서 부대비용을 물어주는 사례가 있다. 이렇게 볼 때 근저당설정비용은 수익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 수익자는 은행으로서 근저당설정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담보대출 부대비용은 은행의 마케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 때 근저당설정비용 등은 은행이 내고 이에 따라 생기는 비용을 금리에 반영하는 게 타당하다. 법원은 최대한 빨리 소송을 진행, 대다수 소비자를 위한 합리적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 도움말 :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본부 조윤미 본부장, 방세화 간사 ☎(02)719-5144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0-01 00:00
7% 경제성장, 300만개 일터 만들기, 생활비 30% 절감 목표“기업활성화되고 나라경제 살찌지만 소비자 입지는 약화” 지적한나라당 이명박 후보(MB)가 17대 대통령에 뽑혔다.새 대통령은 2008년 2월 25일부터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글로벌경쟁이란 격랑을 헤쳐가야 한다. 특히 ‘통일 한국호’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국가최고통수권자로서 그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국민들이 기대를 거는 것도 그런 흐름에서다. 재임 중 그가 가장 비중을 둘 분야는 경제 살리기다. 바로 먹고사는 문제다. 당장 풀어야할 과제로 부동산시장 안정 등 서민경제 활성화가 꼽힌다. ‘소비자 주권시대’를 여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소비가 제대로 이뤄져야 돈이 돌고 기업과 나라경제가 산다. 소비자는 곧 국민이요, 경제주체다.그러나 지난 10년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사회양극화란 부산물을 낳았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절실한 것은 질 높은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하는 등 새 경제패러다임을 찾아내는 일이다. 일반국민들의 소비주권 찾기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당선자가 지난 대선 때 내놓은 공약들은 모두 이와 관련된 것들이라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7% 경제성장과 300만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만들고 고용취약계층에 대한 취업정책을 적극 펼치겠습니다. 또 중산층 복원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금융소외자 신용회복, 영세자영업자 지원, 서민 세 부담 경감, 주요 생활비 30% 절감시책도 펼치겠습니다.”경제 살리기에 나선 이 당선자의 첫 일성이다. MB노믹스를 중심으로 한 경제청사진이기도 하다. 기업인 출신 대통령으로서 펼쳐나갈 경제정책에 눈길이 쏠린다. ‘소비자 주권 찾기’를 중심으로 한 이 당선자의 핵심 경제청사진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시장 및 경쟁중심 경제운용 지향MB노믹스가 잘 압축돼 있는 게 선대위가 2007년 6월 내 놓은 ‘7대 경제원칙’이다.이념과 규제보다는 시장을 중시하고, 정치적 고려보다는 경제논리를 먼저 적용한다는 것이다.또 고성장과 일자리창출을 통해 분배를 개선하며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밖으론 개방과 글로벌스탠더드를 꾀한다.이는 시장의 역기능을 경계하고 분배와 정부역할을 강조해온 노무현 정부의 경제철학과 뚜렷이 구별된다.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는 뚜렷하다. 보육서비스 질 개선과 지원, 여성경제활동 촉진, 고령자 임금체계를 고쳐 정년연장, 맞춤형 일자리 개발 등을 추진한다. 장애우는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을 개선하고 고졸이하 청년실업자고용에 따른 고용보증금 지급, 지역 맞춤형 정보제공에도 힘쓴다.학계 관계자는 “세금을 내서 국가에 기여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 생각이다”면서 “반기업 정서를 친기업 흐름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계가 이 당선자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또 “이 당선자가 뽑힌 것은 시장과 경쟁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정책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경제전반에 대한 규제완화로 기업투자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져 경제활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없잖다. 기업 활성화는 나라경제 전체로 볼 때 바람직하나 소비자들에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요소가 많다.생산자들 입김이 세어지는 만큼 소비자들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해진다는 것. 기업과 수출드라이브정책에서 일반국민들이 희생을 감수했던 1960~1980년대 경제개발시대처럼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물론 정부차원에서 소비자들을 돕는 ‘한국소비자원’ 기능을 더 강화시킨다는 방안도 주목거리다.과거 정권 때 만들어진 ‘한국소비자보호원’이 노무현 정부 들어 ‘한국소비자원’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그런 맥락이다.새 정부가 출범하고 이 부문에 대한 관련정책들이 어떤 식으로 나오고, 행정력이 뒷받침될 지는 두고볼 일이다.“6대 생활비 월 44만원 절감”이 당선자는 “새 정부의 최우선과제는 무너진 중산층 복원과 파탄에 이른 서민경제 살리기”라고 밝히고 있다.이를 위해 내놓은 ‘민생경제 살리기 종합계획’은 전체가구의 절반 수준인 중산층 비율을 70%로 높이고 7.9%의 청년실업률을 4% 밑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구체적으론 서민들의 기름 값, 통신비, 고속도로통행료, 약값, 사교육비, 보육비 등 6대 생활비(4인 가구 기준 148만원)의 거품을 30% 걷어내 월 44만원, 연간 530만원 이상 줄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서민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공약이다.유류세를 10% 내리고 택시와 장애인용 차에 쓰이는 LPG(액화석유가스) 특별소비세, 가정취사용·난방용 LPG와 도시가스 특별소비세 등도 없앤다.일반국민들에게 대중적 관심사인 통신비(휴대전화 요금)도 요금조정 등을 통해 20%이상 내린다. 고속도로통행료도 그렇다. 투자원금을 회수했거나 금액이 너무 많은 곳을 재조정, 출·퇴근 고속도로이용요금을 절반대로 확 줄일 방침이다.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 500만원 이하 고리사채를 쓴 사람들)에 대해 정부가 보증을 서 은행대출로 돌리도록 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소비자 주권시대를 맞는 것 못잖게 중요한 게 기업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일이다. 이 당선자는 이 대목에 대해서도 무게중심을 크게 뒀다. 서민 중심·맞춤형 주택공급 확대 새 정부가 새해 2월 25일 출범하면 가장 활성화가 기대되는 서민경제 분야 중 하나가 부동산이다.종합부동산세 등 세금폭탄으로 시장이 얼어붙어 있어 정책완화를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따라서 이 당선자는 연간 50만호, 신혼부부주택 12만호 공급에 힘쓴다. 80㎡이하 국민주택의 정부주도 공급, 저소득층 및 여성, 한 부모 가정 등에 대해 국민·공공임대주택 우선 분양제 적용도 이뤄진다. 기존 임대주택단지에 교육·의료·문화시설 유치 및 확충으로 서민주거환경의 획기적 개선, 주택청약예금 정보에 기초해 집을 맞춤형으로 공급토록 제도를 고친다. 또 지방의 과세제도, 투기지역지정제도 등을 지역사정에 맞게 탄력운용하고 도심 및 역세권 재창조 프로젝트도 추진한다.이렇게 되면 부동산 값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를 위해 이 당선자는 도시의 재건축 및 용적률 규제완화, 도농복합도시의 그린벨트 기능조정 등, 공영택지개발 때 자유경쟁입찰제 도입으로 토지조성비 인하를 통해 아파트 분양원가를 내릴 방침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강남 중심의 부동산시장이 강북중심으로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농지·산지·그린벨트 및 군사제한구역 규제 완화도 이뤄진다. 환경 및 여건과 조화를 이루면서 이용·개발이 가능토록 조정, 실버타운공급에 활용한다. 신성장을 이끌 값싼 산업용땅 정책도 더불어 이뤄진다. “투자은행 적극 육성”이 당선자의 한 정책담당 관계자는 “새 정부에선 ‘금융기관’이란 말이 없어지고 ‘금융기업’이란 단어가 쓰이게 될 것”이라며 “투자은행(IB) 확대 등으로 금융산업을 선진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이를 위한 선도사업으로 추진하게 될 산업은행 투자부문을 IB로 민영화한다는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쳐 매각대금이 72조원 선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민영화 작업이다.특히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 국민연금·연기금·펀드 등 국내자본이 민영화되는 IB의 지배주주가 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이어 “금산분리를 완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은행 민영화를 꾀하는 건 론스타에 그냥 가져가라고 하는 것이나 같다. 따라서 금산분리정책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제주도를 역외금융센터로 조성한다는 정책도 들어있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두바이는 증시개장시간이 영국 런던증시에 맞춰져 있다”면서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금융허브를 제대로 만들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정부조직의 대대적 재편도 점쳐진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비대해진 공조직의 비효율성을 과감히 털어낼 방침이다. 1순위로 현 정부 들어 크게 늘어난 정부의 각종 위원회들에 대한 대대적인 통·폐합 회오리가 예고된다. 18부 4처 17청인 중앙부처조직도 기능별 ‘해체 모여’ 식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옷을 벗는 공무원이 많이 생기고 정부 부처의 군살빼기가 가속화 될 게 뻔하다.국책사업으로 밀고 갈 ‘한반도 대운하사업’은 이 당선자의 ‘트레이드마크’다. 하지만 재검토를 거치게 될 확률이 높다. 국내외 전문기관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계획이고, 사업비(17조원)는 국내외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충당한다는 구상이다.이 사업은 2008년 말이나 2009년 초 착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둘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사업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착공 첫해 40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일자리창출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이 당선자는 ‘경제대통령’을 표방해 왔다. 정작 그의 경제철학은 ‘BBK주가조작 사건’ 등 네거티브공방 속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명박의 경제학, 즉 ‘MB노믹스’(MB와 econ omics의 합성어)의 요체는 무엇일까.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점이다.MB노믹스의 주축은 ‘경쟁 촉진형’ 경제운용이다. 정부규제를 최소화하고 세금을 줄여 경제주체들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창의를 발휘하게 만든다는 것. 이렇게 시장에 맡겨두면 저성장과 양극화 등 우리 경제문제가 자연히 풀리게 돼있다는 논리다.여기에다 이 당선자는 경쟁에서 밀리는 약자보호용 사회안전망정책을 보완 축으로 보강했다. 경쟁촉진과 약자보호란 두 축이 MB노믹스 뼈대다. 약자보호 축이 있어 정글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 MB노믹스는 10년간 7%성장을 꾀하고, 한해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선 기업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래서 기업지원정책들이 새로 짜여졌다. 대기업은 규제완화를 통해, 중소기업은 적극적인 지원으로 투자와 개발에 나서도록 이끈다는 것.대기업의 경우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크게 완화해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현행 2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0%로 낮춘다는 공약은 재검토키로 해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 나라 재정수입을 생각하면서 기업들의 세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중소기업에 대해선 법인세 세율을 현재 ‘1억원 이하 13%’에서 ‘2억원 이하 10%’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가업승계 가족형 기업(종업원 30명 이하 검토)은 상속세는 물론 법인세까지 깎아줄 예정이다.금융산업 쪽에 대한 이 당선자의 의지표명도 관심을 모은다. 일반소비자들의 경우 일상 금융거래를 통해 은행, 보험사, 증권사, 대부업체 등과 늘 가까이 하는 까닭이다. 생활 곳의 금융시대가 열리는 추세여서 소비자주권 찾기와 직결돼 있다.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도 절반대로 줄인다. 부가가치세 대폭 경감, 카드 수수료 인하, 면세대상자 기준 대폭 인상, 영세자영업자 공제제도 조기정착을 위한 재정지원, 무담보 소액대출시스템 활성화, 유사점포 간 합병, 공동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재래시장 지원책을 펼친다. “신자유주의 + 포퓰리즘 복지” 지적도그러나 MB노믹스가 추구하는 두 가지 국가철학은 상충되는 문제도 안고 있다.따라서 구체적 정책개발과정에서 보다 정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균관대 김성태 국정관리대학원장(행정대학원장 겸임)은 “중장기 국정, 미래전략기구 설립이 필요하며 국가사이버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글로벌정책 등에 역량을 모아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MB노믹스(MBnomics)란?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영문이니셜인 MB와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다.이 당선자가 지향하는 경제철학과 경제운용방향을 일컫는다.과거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편 경제정책에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란 이름이 붙은 것처럼 특정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가리킬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08-2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