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20 11: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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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플러스소비자들, 막걸리 다양한 맛에 취한다대기업들 앞다투어 새로운 막걸리 내놔막걸리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막걸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같은 대형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의 성장 추세에 대기업의 투자에 따른 승수효과가 더해질 경우 주류시장의 판도 자체가 크게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막걸리’ 제2의 전성기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국내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14일 전주생막걸리 등 지역 막걸리 업체와 유통대행 계약을 맺고 다음 달부터 국내 막걸리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이 회사는 유통기한이 10일밖에 안 돼는 지역 막걸리를 자사의 냉장유통시스템으로 전국에 유통시키겠다는 전략이다.또 최근 참살이탁주 지분 60%를 인수한 오리온도 막걸리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농심과 샘표식품 등도 3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주류판매업’을 추가했다.국순당과 서울탁주만으로 작년 4천2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한 막걸리 시장에 완벽한 유통시스템을 갖춘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들이 뛰어들면 시장규모는 순식간에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이는 현재 2조9천억원과 3조6천억원의 시장규모를 지닌 ‘국민술’ 소주와 맥주에 막걸리가 도전장을 던지며 주류시장의 대변혁을 예고하는 것이다.이렇듯 대기업에서 막걸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60~70년대를 풍미했던 막걸리의 시장규모가 최근 꾸준히 성장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막걸리 매출은 작년 2분기 7억원에서 3분기 24억원, 4분기 55억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주류 비수기임에도 1천470만병이 넘는 막걸리가 불티나게 팔리며 1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막걸리 1위 업체인 국순당의 경우 작년 4분기 매출이 3분기 누적 매출인 33억원보다 60.6% 증가한 53억원에 달하기도 했다.게다가 지방막걸리 업체는 영세한 곳이 많아 제조기술은 있지만 마케팅이나 전국 판매는 불가능한 현실이다. 이는 지방의 영세 업체들의 제품을 전국 유통만 시켜도 돈이 된다는 소리다. 전국적인 유통망을 가진 대형 식품업체들이 뛰어들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이에 따라 그간 막걸리 시장을 이끌어온 국순당과 서울탁주도 전국 판매에 나섰다. 국순당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전국 유통망을 구성했다. 서울탁주는 전국 시·군단위로 20여개의 대리점을 개설해 6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소주·맥주 업계 바짝 긴장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출고량이 늘었던 맥주가 작년 막걸리 시장의 성장세에 부딪쳐 주춤했다. 작년 출고량은 전년인 2008년 수준에 그쳤다. 하이트맥주의 경우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6.3% 감소한 가운데 21억원의 순손실까지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소주 또한 마찬가지. 작년 출고량이 전년 대비 4.8% 줄었다. 더욱이 소주는 1976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2.7%씩 꾸준히 성장한 터라 주류시장에서의 막걸리 열풍이 얼마나 거센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참이슬’ 브랜드로 소주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진로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막걸리 열풍은 소주 맥주 등 다른 주류의 성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 평했다.막걸리의 성장을 가장 경계해야 할 소주 업계는 아직까지는 막걸리 시장규모가 소주·맥주에 비할 바 못 된다며 표정관리 중이다.진로 관계자는 “막걸리 시장이 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작년의 소주 매출 감소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주류시장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탓이 크다”며 “막걸리 시장의 성장 상황은 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시장에 뛰어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체 주류시장에서 봤을 때 막걸리의 규모는 아직 미비한 단계라는 뜻이다.해외로 가는 막걸리 그러나 당장 국내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서도 정작 진로와 롯데주류는 해외에서 막걸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진로는 지난 3월부터 포천상신주가로부터 ‘진로막걸리’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아 일본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처음처럼’ 소주 브랜드를 지닌 롯데주류도 서울탁주의 살균막걸리인 ‘월매막걸리’의 일본 수출대행을 추진하고 있다.이는 막걸리 시장의 미래가 장밋빛 전망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해외 막걸리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가 언제든지 국내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속내다.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막걸리가 성장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막걸리의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품질향상 및 다양한 제품개발이 시급하며, 투박한 용기와 세련되지 못한 디자인 등도 다듬어야 한다. 특히 지방의 영세 업체들을 아우르는 유통망 손질작업도 필요하다. 막걸리가 소주를 넘어 국민 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유성용 기자 csnews@csnews.co.kr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11-01-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