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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패스트 패션의 대응책, 슬로우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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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패스트 패션의 대응책, 슬로우 패션
  • 김강현 인턴기자
  • 승인 2022.07.28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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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강현 인턴기자] 우리는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패션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패션 산업의 성장에 따른 의류 생산량 증가가 그 까닭이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패션 분야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성장으로 현재 의류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패스트 패션 / 사진=픽사베이
급격한 성장으로 현재 의류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패스트 패션 /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패션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로 인한 환경문제 또한 심화되고 있다. 환경평가 수행기관인 ‘콴티즈 인터네셔널’은 패션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과거부터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약 49억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라 예상했다. 또한, 유럽경제위원회는 패션 산업이 전 세계 산업용 물 배출량의 20%,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는 통계를 밝혔다.

이와 같은 패션 산업 환경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패스트 패션’이다. 패스트 패션은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따라 값싸고 대량으로 제작되는 의류를 뜻한다. 일반 패션업체들은 계절별로 신상품을 생산하지만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보통 1~2주일 단위로 신상품을 선보인다. 패스트패션 업체 매장에 방문하면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디자인의 신제품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최신 스타일의 의류를 구매할 수 있다.

패스트 패션은 2000년대 초반에 성장하기 시작해 현재는 글로벌 의류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리서치 전문 기관인 ResearchAndMarket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패스트패션시장은 2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갭’, 일본 ‘유니클로’, 스페인 ‘자라’, 스웨덴 ‘H&M’ 등이 패스트 패션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얼마나 대중적일까. 20대 소비자 102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16일부터 7월 23일까지 패스트 패션 브랜드 구매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 결과 99명의 소비자가 패스트 패션 브랜드 구매 경험이 있으며 패스트 패션 브랜드 구매 경험이 없는 소비자는 3명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소비자가 패스트 패션을 구매할 경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 구매 경험이 있습니까?'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 결과
'패스트 패션 브랜드 구매 경험이 있습니까?'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 결과

패스트 패션은 가장 큰 문제는 환경오염이다. 제작, 사용, 처분 과정에서 환경문제를 발생시킨다. 우선 의류 제작 과정에서 많은 물이 사용된다. 목화밭에 물을 주고, 농약을 뿌린 뒤 희석하고, 염색을 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의 양은 2700L, 청바지 한 벌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은 7000L에 달한다.

또 패스트패션은 플라스틱 환경오염의 원인이다. 패스트패션 의류는 대부분 폴리에스터 원단으로 제작되는데, 이러한 의류를 세탁할 시에는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 이렇게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고 결국 수생물들이 이를 섭취한다. 결과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환경 뿐 아니라 우리의 신체에도 위협을 가한다.

마지막으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의류 산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40억톤 가량이며 이는 전 세계 8~10%를 차지한다. 또한 대량으로 생산되는 의류의 70%는 처분되는데, 이들이 자연분해 되기 위해서는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바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된다.

이러한 이슈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슬로우 패션이다. 슬로우 패션이란 빠른 자원 소모와 폐기를 반복하고 있는 현대적인 소비를 반대하며 제작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는 의류를 가리키는 용어다. 슬로우 패션은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고려하고 공정한 거래를 지향하며 높은 품질 덕에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최근 대안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많은 기업들이 슬로우 패션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는 공정무역, 제로 웨이스트와 같은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패션 상품들을 판매한다. 가게 내부에는 환경을 고려하는 환경 친화 카테고리와 공익 단체를 위한 수익 기부 활동이 진행되는 공생 카테고리를 운영 중이다.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 / 사진=지속간으 윤리적 패션허브 홈페이지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 / 사진=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 홈페이지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친환경 마케팅과 더불어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의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옷을 사지 말라’라는 파격적인 광고 문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고의 등장한 자켓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물이 소비되며 제품의 60%를 재활용 소재로 제작하더라도 20파운드의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옷을 사지 말라'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를 진행한 파타고니아 / 사진=파타고니아
‘옷을 사지 말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를 진행한 파타고니아 / 사진=파타고니아

스위스의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프라이탁’은 방수천, 자동차의 안전벨트 등 버려지는 폐품을 재활용해 하나뿐인 가방을 만든다. 방수천을 떼어내는 것부터 세척하고 재단하는 것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며 이러한 방식으로 재활용되는 방숲천의 양은 무려 수천 톤에 달한다. 버려지는 폐품을 재활용하여 세상에 하나뿐인 가방을 제작한다. 제작 과정에서 세척하고 재단하는 것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친다.

폐품을 재활용해 하나뿐인 가방을 제작하는 프라이탁 / 사진=프라이탁 홈페이지
폐품을 재활용해 하나뿐인 가방을 제작하는 프라이탁 / 사진=프라이탁 홈페이지

하지만 아직 슬로우 패션에 대한 인지도는 패스트패션에 미치지 못한다. 슬로우 패션 브랜드 인지도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 102명 중 47명이 슬로우 패션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고 55명은 슬로우 패션에 대해 알지 못했다. 또한 슬로우 패션을 알고있는 소비자 47명 중 슬로우 패션 의류를 실제로 구매한 소비자는 23명에 달했다.

'슬로우 패션을 알고 있습니까?'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슬로우 패션을 알고 있습니까?'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 결과
'슬로우 패션 브랜드 구매 경험이 있습니까?'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 결과
'슬로우 패션 브랜드 구매 경험이 있습니까?'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 결과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하였고 세계 경제 포럼이 선정한 2020년 세계 위협 요인 TOP 5가 모두 환경오염으로 선정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는 큰 이슈다. 패스트패션의 환경문제로 인해 유렵연합(EU)는 2030년까지 패스트패션을 규제하는 새로운 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슬로우 패션, 에코 패션 등 친환경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전히 친환경 소비의 실천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국가와 기업이 나서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 장려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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