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패션이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
[소비라이프/조영욱 소비자기자] 2020년 10월 기준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Z세대를 대상으로 쇼핑 웹사이트 선호도를 조사했다. 1위는 아마존, 그렇다면 2위는? 나이키를 제치고 급부상한 쉬인이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SPA 매출이 20%~30%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쉬인의 매출은 100억 달러(약 12조원)을 기록했다.
쉬인의 시작은 2008년 중국 크리스 쉬(Chris Xu)가 ‘ZZKKO’라는 이름으로 런칭했다. 웨딩드레스 판매를 시작으로 일반 여성복으로 확장하며 2015년 온라인 검색이 용이한 ‘쉬인사이드(Sheinside)’란 이름으로 변경했다.
쉬인은 혼잡하고 치열한 중국 시장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렸고 이러한 결과 현재 220개국에 진출, 8년 연속 매출이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쉬인은 오프라인 점포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온라인 시장을 적극 이용했다. 기본 가격이 저렴한데다 추가 할인행사를 진행해 초저가로 Z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소셜 앱 틱톡으로 전 세계 10대 팬을 끌어 모았으며,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하며 소셜미디어에 노출을 늘렸다. 인플루언서마케팅 업체인 하이프오디터는 지난해 4000명 이상의 인플루언서가 쉬인을 언급했고, 쉬인은 틱톡에서 가장 많이 노출된 브랜드라고 밝혔다.
쉬인이 패스트패션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통상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2~3주가 걸린다. 하지만 쉬인은 중국 의류 제조업체들이 밀접해 있는 광저우 공장을 활용해 제품 생산을 5~7일로 단축했다. 의류공장이 몰려있다 보니 옷감부터 마감처리까지 의류 제작의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인 셈이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은 “물류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곳이 광저우다, 쉬인은 빅데이터를 통해 디자인만 뽑아내면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쉬인의 불투명한 경영방식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패스트 패션의 역사를 쓰면서 초저가 의류를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 내기 위해선 노동 착취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위구르족 강제 노동 문제가 터졌을 때 많은 기업들이 시장 지역의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혔지만, 쉬인은 비상장 회사라는 이유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빠른 생산력만큼 디자인도 빨리 뽑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동시에 디자인 카피 논란이 크다. 최근 닥터마틴 제조 업체인 에어웨어인터내셔널은 쉬인이 닥터마틴의 디자인을 표절하고 제품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청바지로 유명한 리바이스도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를 표절했다며 쉬인을 고소한 바 있다.
나아가 쉬인의 패스트패션은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패스트패션이 최근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의류들은 쉽게 사고 쉽게 버려진다. 또한 패션산업은 항공과 선박산업을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에너지 소비가 일어난다. 쉬인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의류를 생산하고 즉각적으로 유통하는 만큼 엄청난 의류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 의류폐기물은 대부분 재활용이나 소각, 매립을 하게 된다. 폐섬유는 재활용 대상 품목이지만 처리 물량이 많아 대부분 소각 처리한다. 폐섬유가 매립지에 묻힐 경우 자동차 730만대가 다니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가스를 배출한다.
쉬인이 앞으로 불투명한 경영방식을 감수하며 소비자들의 의심과 불만이 이어질지 아니면 투명 경영을 하며 소비자들의 의심과 불만을 해소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