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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에서 아동 성착취물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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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에서 아동 성착취물 감시한다
  • 최유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8.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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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프트웨어 도입해 아동 성착취물 감시
사생활 검열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아이폰 메세지 앱(아이메세지)에서 미성년자가 성적인 사진을 받거나 보내는 경우 나타나는 경고창이다. / 사진=애플
아이폰 메세지 앱(아이메세지)에서 미성년자가 성적인 사진을 받거나 보내는 경우 나타나는 경고창이다./사진=애플

[소비라이프/최유진 소비자기자] 지난 5일 애플은 아이폰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아동 성착취 예방 및 성착취물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출시될 iOS 15, 아이패드OS 15 및 맥OS 몬터레이 내부에는 관련 기능 세 가지가 추가될 예정이다.

주요 기능은 자체 검색 앱이나 시리(Siri)에서 이용자가 아동 성착취 관련 주제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검색을 막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해당 주제를 검색하면 해당 검색 주제가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알리고, 검색 결과를 노출하는 대신 이를 신고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연락처 등을 제공한다. 

또 아이 메시지를 스캔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애플 시스템은 온디바이스 머신러닝을 이용해 미성년자가 성적인 노출이 있는 사진을 메시지로 받으면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 이미지를 숨긴다. 사진을 확인하려면 사진을 볼지 말지 재차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미성년자가 성적인 노출이 있는 사진을 보게 되면 부모에게 경고를 보낸다. 이미지를 전송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애플 시스템을 활성화 혹은 비활성화 할 수 있다. 

아동 성착취물 감지 기능도 작동한다. 시스템은 아이클라우드 포토에 저장된 모든 이미지를 스캔한 다음 美국립실종 및 착취아동센터(NCMEC)의 CSAM 데이터베이스와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이를 위해 뉴럴매치(NeuralMatch)라는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 뉴럴매치는 아이클라우드에 업로드되는 사진 중 아동 성착취물로 의심되는 사진을 CSAM과 비교해 이미지가 같은지를 판단한다. 일정 수 이상 같은 이미지가 있으면 애플로 경고를 전송한다. 이 경우 애플은 해당 이미지를 직접 검토 후 계정을 정지시키고 관련 기관에 신고한다. 다만 뉴럴매치는 미국 내에서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작동하며, 동영상은 감지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번 애플의 조치는 아동 성착취 근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한다. 이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업체가 아동 성착취물을 감지한 후 이를 기관에 신고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들과 달리 애플은 서버가 아닌 기기에서 음란물을 감지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아이 메시지의 경우 메시지를 입력하는 단계부터 모두 암호화하는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돼 있는데 메시지 검열 기능이 작동하려면 암호화 과정이 이뤄지기 전 메시지를 들여다보는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방식은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에 의해 컴퓨터 기능이 무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몰래 설치된 ‘백도어’로 작용해 종단간 암호화를 무력화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애플 측은 누구도 메시지 내용에 접근할 수 없으며 종단간 암호화 보안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용자 기기에서 이미지 감지를 하는 방법도 이미지 그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해시 값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사용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애플의 새로운 정책이 결국 금지된 콘텐츠나 정치적 발언을 걸러내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매튜 그린 존스홉킨스대 암호학 교수는 “애플이 이런 도구들이 잘못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해도 여전히 걱정해야할 것들이 많다”는 내용의 트윗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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