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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무엇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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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무엇이 달라질까?
  • 이은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4.14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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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개인정보 정책 강화에 소비자들 '방긋', 기업들 울상
이용자가 개인정보 추적에 동의하지 않으면 해당 앱은 소비자 데이터 활용 어려워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애플이 이달 iOS 업데이트를 통해 개인정보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각 앱은 사용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8일 애플이 공개한 ‘프라이버시 백서’에 따르면, 이달 업데이트될 iOS 14.5부터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기능이 추가된다.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이란 웹 및 앱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사용 가능한 제도이다.

애플의 iOS는 모바일 기기 내 광고 식별자(IDFA)를 통해 앱 이용자의 행동을 추적한다. 기존의 iOS에서는 IDFA가 활성화돼 있어 이용자가 개인정보 수집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따로 하지 않는 한,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해 앱 이용 이력을 추적했다.

그러나 iOS 14.5부터는 IDFA가 모두 0으로 리셋된다. 업데이트 후 이용자들은 '설정-개인정보보호-추적' 탭을 통해 어느 앱이 추적 권한을 요청했는지 확인하고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앱의 정보 추적을 차단하거나, 앱별로 선택할 수 있다.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해당 앱은 IDFA에 접근할 수 없어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

애플은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데이터만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어떤 개인정보가 공유되고 있는지 이해하며, 자신의 개인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애플에 따르면 광고주들은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앱을 실행하는 데 걸리는 1,000분의 1초 동안 실시간 경매를 거친다. 이 시간 동안 해당 광고 공간을 두고 입찰을 진행하며 광고 대상 기기 사용자의 추적 데이터가 활용되기도 한다.

수백 개의 데이터 브로커가 온라인 및 오프라인 경로를 통해 전 세계 7억 명의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최대 5천 가지의 성향이 담긴 다양한 소비자 프로필을 완성한다. 데이터 브로커를 비롯해 광고 네트워크, 광고 퍼블리셔, 측정 제공업체, 기타 사기업, 정부 기관까지 정보 거래에 참여하며, 사용자에게 고지한 개인정보 수집 목적과 실제 데이터 사용 정황이 달라 벌금형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기업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 광고를 제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조금 전 옷 쇼핑을 위해 웹 검색을 했다면, 관련 쇼핑몰 광고 배너 광고를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업데이트 이후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가 늘어난다면, 이러한 디지털 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앱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애플의 정책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애플의 조치가 수백만 소상공인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측은 "애플이 마치 맞춤형 광고가 개인 정보 보호와 상충하는 것처럼 표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원하는 개인 정보만 선택해서 제공하는 등 타깃 광고를 받으면서도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2020년 4분기 매출 280억 달러 중 광고 매출은 272억 달러로, 매출의 96% 이상이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한다. 한편,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부적절하게 남용시킨 문제를 여러 차례 일으킨 바 있어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관리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낮은 상태다. 많은 이용자가 정보 추적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개인정보를 활용한 표적 광고를 규제하게 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소비자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저마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록터앤드갬블(P&G)과 회계법인 딜로이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등의 기업이 중국 기술기업들이 개발 중인 아이폰 이용자 정보추적 기술(CAID)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로소 자신의 개인정보를 통제할 권리를 갖게 된 소비자들은 애플의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방금 검색했던 내용이 바로 광고로 떠서 찜찜했었다. 이제는 내 정보가 불필요한 광고에 쓰이지 않기를 원한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덜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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