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기업소득보다 부과되는 세금이 많다는 수치와 통계 제시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가계의 살림살이는 예전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의 몸집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가계의 몸집은 줄어드는 일종의 경제 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98년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한 비율은 78.8%였지만 2017년에는 61.3%로 11.5%가 줄어들었다. 같은 시기 기업소득은 13.9%에서 24.5%로 10.6%가 증가했다. 20여 년간 가계소득이 연평균 5.6% 증가한 반면 기업소득은 연평균 9.8%가 증가했다. 총국민소득 증가율이 6.6%인 것을 감안한다면 기업소득은 굉장히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조사를 시작한 1998년에 가계소득은 68.8%인 OECD 평균보다 높았고 기업소득은 17.7%인 OECD 평균보다 낮았다. 2000년 이후 가계소득은 OECD 평균보다 낮아졌고 시간이 갈수록 더 낮아졌다. 같은 시기에 기업소득은 OECD 평균보다 높아졌고 시간에 따라 조금씩 더 상승했다. 그리고 그 둘의 방향성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잘살던 나라에서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그 이익을 일자리나 배당을 통해 가계로 환원하지 않고 잉여금으로 곳간에 쌓아놓고만 있다 보니 건강하게 성장한다기보다 기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기업은 오히려 기업소득보다 부과되는 세금이 많다며 각종 경제단체와 언론의 이름을 빌려 여러 수치와 통계로 구성된 기사나 자료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일부 국민도 합세하여 기업의 편에서 그들의 목소리에 동조하고 여러 방식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름값 좀 하는 유수의 대학 경제학부에 학자라는 브랜드와 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경제·금융 부분에 글을 싣는다. 그들은 가계소득의 비중 감소가 오해라고 한다. 기업소득이 증가하고 가계소득이 감소하는 이유는 자영업자가 법인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는 궤변을 쏟아낸다. 기업의 소유권을 의미하는 주식은 가계가 가지기 때문에 가계의 금융자산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상위 0.1~10% 가계에 대한 논리를 펼친다.
그들이 이론에 정통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삶은 이론이 아니다. 90%의 가계는 계속 시들어가고 있다. 기업의 소유권은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고 그로 인한 시세차익과 배당이 주어진다. 일반적인 가계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기업소득 변화가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겠지만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줄어든다. 교수나 학자라는 분들이 말하는 가계의 기준이 기업을 소유한 자나 그들의 ‘종업원’을 지칭한 것이라면 맞는 주장이다. 단, 기업의 이익은 모든 가계의 소득과 자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