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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사로잡은 ‘젠더 뉴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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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사로잡은 ‘젠더 뉴트럴’
  • 이현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6.17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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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다른 세대 비해 성 인지 감수성 높아
속옷부터 향수까지 구별지운 제품 속속 흥행

[소비라이프/이현정 소비자기자] MZ세대 사이에서 ‘성’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젠더 뉴트럴’이 MZ세대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출처: pixabay
사진=픽사베이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은 전통적인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중립적 시각에서 개인의 개성, 취향, 가치관을 존중하는 움직임을 말한다. MZ세대는 ‘여자다움’ ‘남자다움’과 같은 구분을 지양하고, 성 평등을 이루려는 성 인지 감수성을 갖고 있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990년대 중반부터 받게 된 고등교육이 MZ세대의 성 인지 감수성에 영향을 줬다”며 “MZ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성 인지 감수성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MZ세대의 높은 성 인지 감수성이 성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 뉴트럴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곳은 뷰티, 패션계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JAJU’는 지난해 말 여성용 사각팬티를 출시했다. 출시 2개월 만에 속옷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면서 여성 사각팬티 인기를 증명했다. 또다른 브랜드 ‘노라인 보이쇼츠(드로즈)’는 여성용 속옷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엔 여성용 사각팬티 착용감을 설명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직접 입어보니 편안하고 좋다는 유튜버의 영상엔 “저도 입고 있는데 정말 좋아요” “남자만 입는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입어보니 편해서 잘 입고 있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2020년 F/W 패션위크에서도 젠더 뉴트럴 트렌드는 분명하게 드러났다. 남성 모델들은 속이 훤히 드러나는 시스루부터 꽃무늬, 리본, 오프 숄더 등 과거 남성 패션에서 금기시됐던 스타일을 입고 나타났다. 또한 여성복 컬렉션에 남자 모델이 등장하고 남성복 컬렉션에 여성 모델이 등장하면서 런웨이에서의 남녀 구분도 사라지고 있다.

뷰티 업계에서도 젠더 뉴트럴 열풍은 뜨겁다. 국내 최초로 젠더 뉴트럴 컨셉을 드러낸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는 론칭 시기인 2018년에 비해, 2019년 매출이 22배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라카는 ‘컬러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컨셉으로 남녀 모델 모두 같은 색의 립스틱을 바른 화보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럭셔리 브랜드 ‘바이레도’는 지난 10월 국내에 메이크업 라인을 론칭했는데 립스틱부터 립밤, 마스카라 등 모든 제품을 남녀 구별없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 

색조 화장품은 여성만 사용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남성 모델을 앞세운 화보도 주목 받고 있다. 2018년 국내에 정식 론칭된 ‘지방시뷰티’는 강다니엘을 모델로 기용해 강렬한 립스틱 바른 모습을 공개했으며, 색조 화장품으로 유명한 ‘클리오’는 지난 2월 붉은 립스틱을 바른 남자 아이돌을 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향수 업계에서도 남녀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다. 영국 브랜드 ‘올세인츠’는 중성적인 향으로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향수를 출시했다. 남녀 구분의 단서를 없애고 병에 작은 글씨로 향만 적어 놓은 향수도 등장했다. 명품 브랜드 ‘구찌’와 ‘셀린’이 내놓은 향수는 투명한 병에 이름, 성분만 적혀 있다.

뷰티, 패션계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젠더 뉴트럴 열풍에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를 남성, 여성으로 나눠 겨냥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젠더 뉴트럴은 성 인지 감수성이 높은 MZ세대와의 소통 기법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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