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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도는 부(富)] 부(富)를 부르는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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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도는 부(富)] 부(富)를 부르는 먹거리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6.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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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만든 쟁기가 만들어지면서 남부유럽에 치중되었던 농경지가 북유럽지역으로까지 확대
농경 발달이 사람을 모았고 이로 인한 도시의 발달은 교역을 통한 부(富)의 창출로 이어져...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인구증가로 인한 먹거리의 감소는 기아를 낳았고 기아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여러 모습을 낳았다. 항해와 교역, 침략과 약탈, 대규모의 이동은 삶의 터전과 먹거리에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쟁기는 오래전부터 농업에 사용되던 도구였다. 다만 나무로 만든 쟁기를 사용하다 보니 건조한 흙이 많은 남유럽에서 주로 농사가 이루어졌다. 자연스레 주변에 인구가 증가했고 남유럽은 도시가 발전할 수 있었다. 
 
쟁기는 무게와 재질이 중요했다. 무거울수록 깊은 곳의 흙을 뒤집을 수 있었고 강한 재질일수록 습기를 머금은 질척한 땅마저 뒤집을 수 있어 경작지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렇다 보니 나무로 쟁기를 만들던 시절에는 규모가 점점 커졌다. 로마 시대에는 8마리의 소가 끄는 대형 쟁기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로마의 정복지에 장군이나 귀족들이 라티푼티움이라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능했다. 이러한 농기구가 개량되면서 경작할 수 있는 토지가 증가했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인구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다. 
 
로마가 멸망하면서 시작된 중세시대에는 라티푼티움이 장원으로 이어지면서 봉건제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요소로 작동되었다. 지속적인 농사를 지으면 지력(地力)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 농경지를 반으로 나누는 이포식(반포식)으로 농경과 휴경을 번갈아 하며 땅의 지력을 유지했다. 샤를마뉴 시대부터는 토지를 삼등분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삼포제에서 농사로 인한 생산량의 증대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먹을 곡식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말발굽과 철로 만든 쟁기가 만들어지면서 남부유럽에 치중되었던 농경지가 북유럽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현상을 가져왔다. 소보다 오래 일하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던 말이 농업에 투입되면서 농사의 효율성이 증가했다. 또 비옥했지만 입자가 작은 점토성 토질이 많던 북유럽 일대에 철로 만든 쟁기가 도입되면서 농경지가 증가하게 되었다. 
 
작은 변화가 가져다준 것치곤 굉장한 파급효과가 있었다. 농경지의 증가는 증가된 곳의 인구 증가를 불러왔고 남유럽에 집중되었던 부유함도 북유럽의 여러 곳에 퍼져나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람이 모이자 새로운 도시가 생겨났고 부가 모이기 시작했다.

새롭게 발전하는 곳이다 보니 기존의 남유럽과는 다른 형태로 발전했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왕과 귀족의 권한이 강했던 남부와 달리 발트해와 북해를 중심으로 발전한 북유럽에서는 독립된 도시의 권한이 강했다. 도시를 구성하는 상인들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자유로운 교역이 가능해 뤼베크나 함부르크와 같은 도시들이 중심이 된 무역공동체인 한자동맹이 결성되기도 했다.
 
한자동맹에 더 많은 도시가 동참하는데 한때 90여 개 도시가 참여하면서 북유럽의 교역은 왕과 귀족보다는 한자동맹이 좌우할 정도였다. 교역량이 많다 보니 안전을 위해 독자적인 해군을 갖추기도 했다. 이를 활용해 해적을 소탕하거나 통행세를 받으려 했던 덴마크에 선전포고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플랑드르지역 모직물을 비롯해 노르웨이 어류와 목재, 러시아 모피, 스웨덴 철광석, 잉글랜드 양모를 비롯한 인접 국가의 여러 특산품의 교역이 이루어졌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쟁기의 발달로 이뤄낸 농업혁명의 산물인 곡식이었다. 결국, 농경 발달이 사람을 모았고 이로 인한 도시의 발달은 교역을 통한 부(富)의 창출로 이어졌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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