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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은 되고 삼각김밥은 안된다? 희망급식 바우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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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은 되고 삼각김밥은 안된다? 희망급식 바우처 논란
  • 이예지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6.02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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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코로나19로 원격수업하는 학생을 위해 급식 바우처 제공
편의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품목도 극히 한정돼 있어 논란
출처 : 서울시교육청
출처 : 서울시교육청

[소비라이프/이예지 소비자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에게 제공한 '희망급식 바우처'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이 극히 한정돼 있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 아니냐며 논란이 붉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원격수업 학생도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탄력적 희망급식' 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감염 위험이 큰 급식 시간에 학생이 몰리고, 급식을 먹으러 학교에 오는 학생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일, 초·중·고 학생 56만 명에게 각 10만 원씩 바우처를 지급했다. 이 바우처 사업엔 교육청 예산과 지자체 무상급식 예산 560억 원이 투입됐다. 바우처 사용 기간은 7월 16일까지며 사용하지 않고 기한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 회수된다. 

희망 급식 바우처는 제로페이 모바일 포인트로 지급됐으며, 6개 브랜드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모든 품목이 전부 가능하진 않고, 도시락·과일·두유·흰 우유·샐러드·채소 샌드위치·과채 주스·떠먹는 요구르트·훈제 계란·김밥류 이하 10가지이다.

이 중에서도 도시락은 나트륨이 1,067mg 이하, 열량은 990kcal 이하, 단백질은 11.7g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 메추리알과 삼각김밥도 구매 가능 품목에 해당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큰 혼란을 빚고 있다. 아이들이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빵도 바우처 구매 품목에서 제외됐다. 우유도 흰 우유만 가능하고, 딸기우유나 초코우유와 같은 가공유는 사용이 불가능해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의점 역시 아직 초기라 어떤 품목이 되는지 일일이 바코드를 찍어봐야 하는 경우도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편의점들은 최대한 구매 가능한 제품을 명확하게 안내해 점포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매 가능 품목 기준은 식약처·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구성됐다. 고칼로리·고염도 음식은 제외하며, 학생들이 급식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건강한 편의점 음식으로만 구매 가능토록 제한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영양을 고려해 편의점 대표 식품인 삼각김밥도 못 사고 인스턴트 음식, 나트륨 및 칼로리가 높은 도시락도 구매 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막상 아이들 식사용으로 살 것은 현저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매 가능 품목이 제한적이다 보니 구매 가능한 품목은 일찍 품절돼 늦게 편의점을 방문한 일부 학생들은 바우처 사용을 위해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희망급식 바우처를 사용하는 한 학부모는 "도시락 하나 먹겠다고 동네 편의점 여덟 군데 돌아다니다 결국 더 배고파 돌아왔다. 누굴 위한 바우처인가? 도시락 시간에 맞춰 줄 서서 기다려야 될 듯"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또한 "과일은 되면서 오이는 왜 또 안되고, 구운 계란은 되는데 날계란은 왜 안 되나? 하나하나 찍어달라기도 민망하다"라고 정책에 대한 혼란을 드러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1일 희망급식 바우처와 관련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구매 가능 물품을 일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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